서른살 경제학 -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
유병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를 읽고 있는데 도서관에 이 책을 가져간다는 것이 깜빡해서 집에다 두고 와서 도서관 책상 위에 놓인 서른살 경제학을 들춰보았다.
제목만 봤을 때는 흔히 나이를 연관시킨 제목들이 상술에 쩔어 있는 책들이 많아서 기피하려고 하는데 차례를 살펴보고 부담이 없겠다 싶어서 빌려놨었다. 그런데 들춰보는데서 끝내려는 다짐이 한장 한장 읽어가면서 결국은 끝장까지 읽어버리는 독서로 이어졌고 경제를 아는 30대가 된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이 책은 저자도 밝히듯이 서점가에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의 잔재주를 부리는 책과는 거리를 유지하며 경제의 일반을 논하는 큰 그림을 제공하려 애썼다. 330여장 되는 분량으로 경제 일반을 아우른다는 것도 욕심이지만 그 이상은 일반적 상식 수준의 경제 지식이 필요한 내게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적정량의 분량과 부크홀츠의 책이 줄 수 없는 국내 경제의 실례를 통해 경제의 각종 개념과 친숙하게 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배어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실례를 보여준 것은 흥미롭기 이를 데 없었다.
순환출자구조의 부조리를 삼성그룹의 실례를 통해 분석해 주어서 비자금 조성 여부로 특검 중에 있는 삼성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금융과 관련한 각종 지표와 개념 설명을 차근차근 실례를 들어 해 준 것도 인상적이다. 이해는 가지만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내일부터 신문보며 경제관련 기사의 이해도를 점검하는 데서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고 한가지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저자의 연구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30대가 짊어져야 할 사회구조다. 지금의 30대는 한국의 베이붐 1세대의 출산정책에 따라 전체인구대비 최대인구분포를 가지며 30대가 중년이 되어서 '사오정' '오륙도'를 회자할 때는 지금의 구조조정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양극화의 심화는 중년이 얼마남지 않은 30대의 실존을 불안한 바람 앞에 촛불로 몰아가고 있다는 거다.
이러한 위기가 30대부터 경제에 눈을 뜨고 노년을 준비해야 할 당위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고령화 사회 진입과 30대의 인구수가 가지는 치열한 경쟁구조를 감안하면 노년의 이야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해야 하나?

고성장 시대가 저물고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는 향후 경제 구조 속에서 저자의 재테크 제언은 부동산과 제1금융상품은 아니라는 거다. 부동산이야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몇년만 지나도 은퇴한 베이붐 세대들의 매각이 본격화 되면서 거품이 가실 것이고 저금리가 본격화 된 이 시점에서 은행권 금융상품으로 재테크하는 것은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의 관계를 비춰보면 오히려 금리를 웃도는 물가성장률로 마이너스 수익을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고로 선진구조의 재테크는 주식시장이며 리스크가 적은 펀드가 노년을 준비하는 30대의 경제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거다. 맞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더 마음에 들었던 저자의 제안은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재테크"라는 점이다.
금리 몇 퍼센트에 연연하기보다는 나의 경쟁력을 높히는 것이 몇 퍼센트 금리에 관심 갖는 것보다 낫다는 거다.

매뉴얼 대로 재테크를 할 수 없는 형편의 나로서는 얼마나 위로가 되는 제언인지..^^

경제란 기사에 나오는 개념들의 주요 의미를 파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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