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의 심리학과 기독교 영성
에르나 반 드 빙겔 지음, 김성민 옮김 / 다산글방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미국에 있을 때 잠깐 융의 이론에 나오는 기초 개념들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이 사람 참 난 사람이다'라는 유쾌한 존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스캇 펙의 책을 읽으면서 자주 융의 인용을 하는 것을 보고 후속작을 읽기 전에 전이해도 얻을 겸해서 읽었다.


스캇 펙의 400여 페이지, 하드커버의 양장본도 아닌데 200여 페이지 남짓 한 이책을 읽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분명 스캇 펙이 이야기한 정신분석의 영성적 측면은
이미 융의 머리 속에서 윤곽이 드러났다는 인상이 깊게 든다.물론 1차 자료가 아니라 2차 자료이기 때문에 융의 육성을 가감없이 듣고 느낀 바는 아니지만...OTL


이 책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융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무의식"의 발견이 프로이트의 공헌이었다면
개인적 차원의 무의식을 인간이라는 종(種)이 가지는 집단무의식으로 확대한 것은 융(Jung)의 공헌이다.
집단 무의식을 통해 인류가 공통으로 지향하는 바를 모든 인간은 공유하고 있으나
다만 각성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거다.


그는 각자 의식의 세계 안에 있는 자아(self)가 집단무의식의 핵이라할 자기(Self)와 통합되는 것, 즉 개성화(individuation)가 인간에게는 공통적으로 주어진 심리적 과제라 한다.


융의 이러한 주장이 영성적 차원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독교 영성에 있어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대로 지어진 인격적 존재이다.
모든 인류가 공유한 하나님의 형상...
융에게 있어서 그것은 바로 집단무의식 속에 숨겨진 "자기"였다.


이 "자기"와 통합하는 과정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융이 자신의 개성화를 그리스도교의 영성과 연관시킨 것은 아니다.
그는 철저하게 그의 연구를 심리학의 울타리 안에서 발전시키고 진행했다 한다.


그는 정신분석에서 "개성화"의 요청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언급하기 이전에 모든 인간에게 요청되는 심리적 작업이다.


물론 융도 그리스도교적 영성과 자신의 정신분석 작업이 그 꼴에 있어 유사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겸손하게도 종교는 정신분석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다만, 정신분석이 종교의 초월적인 관심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말은 조심스럽게 한다.




융의 심리학이 그리스도교 신앙공동체에서 보면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그들이 알고는 있으나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융은 심리학의 언어로 담아낸 것이다.
신앙공동체의 유산과 언어없이 누구나 알기 쉽게 말이다...
즉, 폐쇄적인 신앙으로의 초대의 문을 개방적으로 열어 재쳤다고나 할까...




결국 문제는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다.
Know myself...
나는 앎으로 너를 안다.
심오하다...그에게로 가는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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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bi00 2009-11-08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님의 형상 회복,
의식/집단무의식의 자아 통합
깨달음
성리학의 天心과 도심 자각
인간 신성의 회복.
참자아(팔머)
-탐색의 과정이나 길은 다르지만 인간이 결국 육신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빵만으로 만족하지 않으며 대뇌피질의 이성작용만으로 살거나 감정뇌의 작용만으로 사는게 아니라 보다 훨씬 고귀한 존재임을 드러내는 것 같다.

글 감사합니다. 읽어봐야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