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과학에 말을 걸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96
김호경 지음 / 책세상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얼마나 오랜만의 책읽기 포스팅인가?

사실 떳떳하게 책읽었노라고 생색내기에는 몇 페이지 되지도 않는 분량으로 겸언쩍지만, 그래도 읽었다는 성취감을 오랜만에 가져본다.

김호경 교수의 글은 일전에 "인간의 옷을 입은 성서"로 만난 적이 있던 터라 낯설지는 않다. 다만 지난 번 책읽기에서 느꼈던 문학적 표현이나 참신함은 발견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쉽다. 내심 그 쫀득함을 기대했는데...

사실, 주제가 쫀득한 언어로 그려내기에는 거창하고 학술적인 면이 없잖아서 그럴 것이라고 위안을 해 보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제목은 과학에 말을 거는 종교이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종교적 세계관과 과학적 세계관의 충돌 및 갈등사를 그려내고 있다.

흔히 종교와 과학이라는 범주가 절대 만날 수 없는 영역으로 근세에 까지 이해되어 왔고 고대나 중세에는 종교적 세계관이 과학적 세계관보다 우위를 점한 것이 사실이다. 종교가 과학과 극명한 대치를 이룬 것은 근세에 와서 혁명적인 과학적 발견과 발명들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과학적 발명 배경에는 이성 중심의 사상적 발전이 있다. 모두다 이성을 신봉하니 초월의 세계를 운운하는 종교적 세계관이 "미신"으로 치부될 수 밖에 없었으며 심지어 니체와 같은 철학자는 "신의 죽음"을 공공연히 거론할 수 가 있었다.

과학적 세계관이 대세인 마당에 종교는 과학적 방법론을 경시할 수 만은 없었고 이를 가지고 종교적 진리를 실증하려는 '무모한 노력'들을 경주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창조과학회의 피눈물나는 노력이 그 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시대는 이미 이성이 최고의 자리에 놓이는 로고스 사회가 아니라 다원주의를 표방하는 포스트 모던 사회다.
이미 그 방법론 자체가 과학적 세계관 내에서도 회의적인데 극구 일부 종교 그룹들은 근세적 방법론을 가지고 진리를 규명하려 한다.

"그러나 종교와 과학의 통합과 소통 가능성을 점치는 노력들은 과학적 이론을 통해 종교적 진리를 확증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종교적 진리의 독자성에 의문을 표한다. 과학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종교의 속셈이 종교의 타당성을 보증받는 것이라면 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학을 통한 또 다른 형태의 기독교 제국주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과학의 인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진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숙고를 통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종교의 역할을 탐구하는 것이다."(130p)

진리에 대한 탐구...이 세계 속에서의 역할에 대한 천착이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라는데 절대 공감이다.
과학적 진리로 규명한들, 아무리 과학적 근거를 가져다 들이댄들 무슨 차이를 만들 수 있겠는가?
더욱 진리에 천착하고 이 진리 안에서 자유한 사람들이 이 세계 속에서 무엇을 해야할지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를 위한 걸음이 아닐까 한다.

한가지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근세과학사까지는 대충 풍월대로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근대 이후의 과학이론에 대한 무지때문에 심장떨리는 경험을 했다.
양자역학이나 불확정성의 이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뉴턴의 이론과 비교하는 부분은 참 난감했다.
기초 과학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고등학교 때 물리 성적을 생각해보면 일면 이해도 간다만...^^;;

결국 해석학의 문제가 21세기를 지배하려나부다.

짧지만 유의미한 글!!

Ps. 책 2000권을 읽으면 도통한단다. 그 때부터는 무슨 책을 읽어도 어디선가 본듯한 인상으로 책을 접하기 때문에 어디가서나 "말"을 할 수 있다고...2000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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