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옛 시절 당연하게 읽었던 우화 중 하나로 여기고 읽어나간 것을, 책을 덮을 때까지 내내 돌아보았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간에 생명을 가진 한 존재의 인생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고, 그런 존재들이 만들어나가는 관계의 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어른이 읽어도 무방한, 아니 어른을 위한 책.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ww21 2021-02-1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긴긴밤』 첫 번째 독자 모집을 통해 수령한 책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타이베이의 연인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8월 첫 주, 휴가철 떠난 나의 여행지는 대만이었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나라는 아니었다. 아주 단순하게도, 내가 쉴 수 있는 그 날짜에, 갈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항공편이 대만 가오슝으로 가는 거였고, 그렇게 내 휴가지는 자연스럽게 정해졌었다. 하지만 여행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후부터 차근차근 대만에 대한, 가오슝에 대한 기대는 부풀어 올랐고, 그렇게 나홀로 첫 배낭여행이자, 여름휴가는 가오슝에서 3박 4일이라는 시간동안 알차게 채워졌다.

 

여행을 마친 후, <타이베이의 연인들>이라는 요시다 슈이치 작가의 신간이 출판되었다. 난 가오슝으로 다녀왔지만,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로맨스소설은 마치 대만과 나의 사이가 특별해지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매개체로 느껴졌다. 비록 난 가오슝에서 머물렀지만, 가보고 싶었던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를 책으로 만날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로 이야기를 마주했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 방대한 페이지의 로맨스 소설은 독특한 골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건 바로 대만의 북부이자 수도인 타이베이와 남부에 위치한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을 잇는 고속철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았단 것. 남북을 잇는 고속철도 위에서 달리게 될 열차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본 신칸센이 결정되고, 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대만으로 파견근무를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설의 문을 열었다. 일본 사람과 대만 사람이 일본에서, 혹은 대만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매 해마다 세월의 더께처럼 쌓여갔다. 페이지를 넘기는 건 나였지만 마치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아주 가까이에서 시간의 순서대로 지켜보고 있는 느낌, 훔쳐보는 느낌 같은 기분. 끊임없이 각각의 인물들의 내일이 궁금해졌고, 계속해서 그들의 일상이 기대되었다.

 

타이베이로 떠난 여행에서 일본 여자 다다 하루카가 만난 에릭이라는 영어이름의 대만 남자.

파견 나온 대만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난 일본 남자 안자이 마코토와 대만 여자 유키.

식민지 타이베이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종전 후 일본으로 돌아갔던 가쓰이치로와 그의 아내 요코, 그리고 가쓰이치로가 사무치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오랜 벗 랴오총.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사이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부부의 연을 맺게 되는 첸웨이즈와 창메이친, 그리고 그들의 배경이 되어 준 가오슝.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걸었던 가오슝의 길 끝에서부터 철도로, 풍경으로, 사람들로 이어져 결국은 타이베이에 다다르는 그림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하루카가 단 하루, 단 한 번의 만남으로 10년 가까이 마음 속에 품고 살 수 있었던 에릭, 즉 로렌하오와 같은 사랑을 나 또한 상상해봤고, 어쩌면 그렇게 마주할 순 없었던 내 인생의 누군가가 또 다른 여행지에서 불쑥, 나를 찾아와주진 않을까하는 지극히 소설스러운 바람도 잠시 꿈꿔보게 된다. 고속철도가 개통된다는 이야기의 틀이 마치 진짜 단단한 철도의 선로처럼 든든하게 소설을 이끌어줄 때, 얽히고 설킨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그 열차 안에서 마지막에 함께 가오슝을 향해 나아갈 때, 이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탄하면서도 섬세했고,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지만 간결했고, 국적도, 등장하는 도시도 꽤나 다양했지만 깔끔했던 이야기. 정말이지 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이런 소설의 틀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던 시간이었다.

 


처음 기대보다 훨씬 더 내 기대를 만족시켜줬던 소설. 요시다 슈이치의 <타이베이의 연인들>은 그 누가 읽더라도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 접어둔 페이지

 

 

-36쪽


냉방이 너무 강한 사무실에서 ㅏ온 다다 하루카는 7월 타이베이의 강렬한 햇살을 온몸에 들쓰며 "아, 기분 좋다"라고 소리 내어 말했다. 좋은 기분은 오 분도 채 안 가서 그다음은 고양이처럼 그늘을 찾아 걷게 되리라는 걸 알지만, 그런데도 냉장고 같은 사무실에서 나온 이 한순간만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기분이 좋다.


-72쪽


"가고 싶어?"

그가 영어로 물었다. 하루카는 그 말과 거의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발에 남아 있던 국수를 서둘러 먹어치운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바로 옆에 세워둔 스쿠터를 가리켰다.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는 아디다스 운동복 바지에 목둘레가 살짝 늘어진 파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오랫동안 빨아 입어 낡은 티셔츠였고, 아직도 세제 냄새가 풍길 것 같았다.

우연히 재회한 사람이긴 하지만, 타국 땅에서 낯선 남자의 권유에 응해 스쿠터에 올라탄 이유를 한 가지만 들라고 한다면, 하루카는 아마도 그 티셔츠 때문이었다고 대답할 것 같았다.

 

 

-367쪽


하루카는 조용히 호흡하는 안자이를 바라본 후 사무실을 천천히 둘러봤다. 생각해보면 타이완에 온 지 어느새 사 년이 넘었다. 하루하루의 업무에 쫓겨서 알아채지 못했는데 이 사무실의 분위기도 확연하게 달라져 있었다. 뭐가 어떻게 변했다고 꼭 짚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일본에서 가져온 시간의 흐름이 어느덧 이곳 타이완 시간의 흐름에 천천히 동화됐다고 말하면 좋을까. 아무튼 밖에서 소나기를 만나도 한동안 처마 밑에서 비를 그으면 그만이다 싶은 여유가 모두에게 자연스레 배어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소설] 하루 100엔 보관가게 - 오야마 준코, 잔잔한 감동이 오랫동안

 

 

<하루 100엔 보관가게>는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일본에서도 가장 일본스러운 어느 상점가 골목 끝에 자리 잡은 ‘보관가게 사토’라 불리는 곳.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누구보다 탁월한 기억력과 다정스러운 모습으로 보관가게를 운영하며 누군가의 아픔, 혹은 그리움, 과거를 ‘보관’해주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처분’까지 도맡는 직업을 가진 가리시마. 그가 운영하는 가게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등장인물이 사람만이 아니다. 가게 입구에 걸린 ‘포렴’이나 ‘유리진열장’ 또는 어느 날 불쑥, 가게에서 삶을 시작해버린 아주 작은 하얀 고양이 ‘사장님’이기도 했다.

 

사람이 아닌 사물과 동물의 시선에서 바라본 인간의 삶은, 독자인 내게 나의 삶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사물에게 생명이 있다면 저런 생각을 하며 사람을 바라볼 수도 있었겠구나’하는 생각들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그런 낯선 생각이 계속해서 재밌어졌다. 사람이기에 사람 그 이상의 존재로 무언가를 생각해보지 못했던 시간. 그 시간을 뛰어넘게 만드는 상상의 세계가 웃음과 감동을 선물했다. 역시나 소설의 힘은 위대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비단 소설 속 신선한 화자들뿐만은 아니었다. 옮긴이라는 이름으로 이 책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 올린 번역가 덕분이기도 했다. 작가가 살리고 싶었던 부분을 톡톡 튀는 한국식 표현으로 상큼하게 표현해줘서 책 읽는 중간중간마다 웃음이 빵 터지기도, 눈물이 핑 돌기도 했었으니깐. 최근 우리나라 독자들이 이해할 만한 그런 문장, 혹은 문단들로 번역한 센스가 책에서 십분 발휘된 느낌. 사물의 시선으로 사람의 삶을 그리고, 그러다가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또는 결국엔 이해하고 수긍하게 되는 모든 감정의 변화를 표현했던 텍스트들. 이것 또한 마음에 들었다. 가끔, 이렇게 작가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번역가를 만날 때면, 작가가 전달하려는 이야기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재밌는 표현을 쓴 번역가를 만날 때면, ‘소설 한 번 잘 읽었군’ 싶은 마음이 일렁인다. 이것 또한 소설이 안겨주는 위대한 힘일 테다.

 

[선물 받은 물빛 자전거를 접수합니다]와 [서류에 적힌 슬픔을 접수합니다], 특히 이 두 가지의 에피소드가 따뜻함을 넘어 뜨거운 감동을 안겼다.
[선물 받은 물빛 자전거를 접수합니다]의 경우, 자전거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었는데, 여기서 자전거가 자신의 주인으로 만나게 된 남학생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과, 보관가게 주인 가리시마의 차분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진심어린 한 마디는 제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마주하는 나에게도 동일한 ‘뜨끔’을 느끼게 했다. 자존감, 배려, 가족애 등 모든 부분에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남학생의 변화, 그 감동적인 성장이 즐거웠다.
[서류에 적힌 슬픔을 접수합니다] 이야기에서는 앞부분의 다른 에피소드에서 기리시마의 보관가게를 이용했던 소녀가 다시 등장, 훌쩍 커 버린 이십대 후반의 여성이 겪는 슬픔에 대처하는 방법을 그려냈다.

 

보관가게의 주인이자 소설 속 화자들의 영원한 미스터리.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전혀 불편함 없이, 구김도 없이, 자신의 삶을 보관가게를 운영하며 묵묵히 살아내는 사람. 오히려 가게를 찾는 손님들, 그런 보통의 사람들을 더 큰 사랑과 배려로 감싸 안는 사람, 기리시마. 덕분에 감동 곱빼기를 누린 시간이었다.
겉에서만 이 책을 봤을 땐 그냥 ‘일본 소설’이었다면, 모든 페이지를 다 넘긴 후에 다시 정의내려보는 이 책은, ‘힘 있는 소설’이다. 오야마 준코, 이 작가의 이름도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 무라카미 하루키, 오쿠다 히데오만 기억했던 내 편협한 작가관의 지경을 조금 더 넓혀준 소설. <하루 100엔 보관가게>였다. 

 

 

소설 속 한 문장

"3년 전에는 전통과자가게였습니다. 가게 이름은 '과자점 기리시마'였고, 간판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어요. 전쟁이 막 끝나서 아직 설탕이 귀했을 시기, 샘에 밝았던 당시 주인은 냉큼 '사토'라는 단어를 물들인 포렴을 만들었습니다. 기술자에게 부탁할 돈이 없어서 직접 염색했어요. 납결 염색(천 위에 수지와 밀랍을 섞어 녹인 용해물로 모양을 그리고 누른 뒤에 떼어내는 염색법)입니다. 주위에선 반대했어요. 너무 노골적이잖아요. 그런데 효과는 대단했어요. 새하얀 '사토'에 이끌려 손님이 밀물처럼 몰려들었어요. 살벌한 시대에 단맛은 희망의 빛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 자꾸만 무뎌지는 나를 위해
강레오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쉽고 또 아쉬웠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관리’가 그 잘 쓴 글을 빛내주는 중요한 요건이 된다는 점에서 강레오 씨의 책은 그의 태도 때문에 묻혔고, 아쉬운 책이 되었다. 10대 시절부터 요리업계로 뛰어들어 갖은 고생을 하며 최고의 자리, 최고의 셰프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그이지만, 높은 자리일수록 겸손해야 한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입증한 셈밖엔 되지 않았다.

사실, 책을 받고 기대가 몹시 컸는데 초반부까지 재밌게 읽다가 그맘때 터진 강레오 씨 관련 언론보도를 접하고, 더 이상 읽기 싫어졌다. 언론보도 또한 믿을 게 못 된다는 점은 알지만, 그냥 그만큼 무서운 매스컴 앞에서 겸손하지 못했던 그의 발언이, 그의 인격을 대변한 것 같아서.

맹기용, 최현석, 강레오, 그리고 백종원. 요리에 ‘요’자도 모르는 나지만, 이런 셰프들의 이름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그만큼 지금 시점이 ‘요리’라는 아이콘에 ‘핫’한 시대가 되었단 뜻일 테다. 각종 방송은 요리라는 소재를 가지고 와서 진행을 하고, 셰프들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이 생기기까지 하는 마당. 그리고 그 뜨거운 열기는 어느 셰프에게는 과열로 이어져 다시 급추락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연일 이어지는 셰프들의 과도한 활동이 누군가를 넘어뜨리고, 깎아내리고, 비판하는 모습으로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강레오 씨의 자서전 성격이 짙은 에세이를 진심으로 재밌게 읽을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요리든, 옷이든, 그리고 집이든. 사람이 먹고, 입고 사는 곳. 즉 사람과 연관된 모든 것에는 만든이의 ‘인격’이 함께 스며든다. 아무리 빛깔 곱고 좋은 재료로 만든 요리라고해도, 강레오 씨가 후배들, 혹은 비교경쟁순위에 있는 타인을 겨냥한 발언을 하며 자기가 성취한 자리만이 정석이라는 어조를 풍긴 이상, 그의 요리에 대한 편견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어쨌든, 기대가 커서 실망도 컸던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 be동사에서 주저앉은 당신에게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마스다 미리 공감단 7기​-

 

 

 

 

마스다 미리. 친구를 통해 이 이름을 알았다. “일본에서 꽤 유명한 만화 작가래~ 그림이 진짜 귀여운데 글은 꽤 심오해.” 친구의 소개 문구는 이랬다.

인스타그램에 마스다 미리의 만화 페이지를 찍어 올리기도 하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마스다 미리의 책을 주변에 선물하는 등, 내 친구는 아주아주 요긴하게, 이 만화를 주변에 선물하고 있었다. 그렇게 전해 듣던, 이 책을 드디어 나도 만났다.

 

마스다 미리가 펴낸 가장 따끈따끈한 책은 단순한 일상의 이야기를 뛰어넘는, ‘영어 울렁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였다.

제목은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만화형식을 빌렸기에 장면 장면의 전환이 빠른 느낌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한 칸 한 칸 말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텍스트들은 영어공부 중에서도 기초, 그리고 그 기초 중에서도 기초를 되짚어볼 수 있는 ‘be 동사’에 대해 상당히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만화라는 형식이 생각보다 ‘친절할 수 있구나’를 깨달았다는 것이 공감단 독자로 느낀 첫 번째 특징!

 




 

선생님과 함께 영어 입문을 위한 입문의 시간을 가지는 미치코 씨.
‘be 동사라는 기본적인 개념을 일말의 난해함도, 의아함도 없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 이게 이 책의 전체적인 맥락인데, 사실 이렇게 기초적인 부분에서 많이 좌절하고 영어공부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지 be 동사에 대한 안내를 책의 주제로 잡았다는 사실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무심코 외우기만 했던 내 머릿속에도 ‘정리’라는 아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는.(이제서야.....!)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를 읽고 ‘알게 된 내용’을 요약해봤다. (공부하듯 만화책 읽기는 또 처음이야)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지만 핵심정리한 "요약노트"

 

1)‘좋은 질문입니다’라고 칭찬해주는 좋은 선생님을 둔 것
-이게 미치코 씨가 영어공부를 잘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될 것 같다.

 

2)영어(외국어)를 배우면서 모국어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아졌다.
-외국어와 모국어의 다른 부분을 찾고 그 간극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공부는 시작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중간중간 선생님의 당연했던 사고에 ‘신선한 질문’으로 ‘둥’하고 환기시켜주는 미치코 씨의 질문은 촌철살인 느낌 폴폴~

 

3)그냥 무턱대고 당연했던 'am', 'are', 'is' 제대로 이해하기
-본격적인 be 동사에 대해 배울 때, 선생님은 나(I)와 뒤에 나오는 문장이 ‘대등할 경우’ am을 붙인다고 설명했다. 그 설명을 바탕으로 미치코 씨는 ‘나는 ~ (~를 하고 있습니다.) ~입니다’ 혹은 ‘나는 ~ (가수) ~입니다’ 등 차근차근 그 문장을 모국어로 한 번씩 생각해보고 be 동사의 자리를 짚어나갔다.
주입식 암기법에 피해를 제대로 본 나같은 세대는 그냥저냥 외우기만 했지, 영어의 원리는 제대로 간파할 수 없었는데 미치코 씨의 베이직을 중시하는 자세 덕분에 재밌는 기초를 배운 듯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4)단위의 소중함
-영어의 a와 an, 그리고 they와 같은 개념을 정리할 때 우리말의 단위를 나타내는 표현들이 새삼 대단해보였고, 좋았다. 쉽고 간단하게 그저 모든 단위를 ‘개’ 정도로 표현하지 않고, 연필이면 ‘자루’, 동물이면 ‘마리’, 쌀이면 ‘되’가 되는 이런 소소한 단위의 변화들이 ‘배려’같았고, 언어의 ‘재미’ 같았다.

 

 

 

 

 





 

 

 

 

 

미치코 씨처럼, 나 역시 기본 중의 기본인 be 동사에 대해 짚어보면서 오히려 우리나라 말의 위대함과 애정을 더욱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듣는 이가 모르는 상태라는 걸 가정하고 최대한 처음 말에서부터 상냥하고 친절하게 ‘결론’부터 말을 해주는 영어식 표현 역시 매력적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를 통해 마스다 미리의 만화와 ‘영어공부’가 만났다. 학습효과 꽤 높여주는 좋은 방식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