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모두 토요일에 죽는다
정지윤 지음 / 고블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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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 악당은 모두 토요일에 죽는다

정지윤 작가의 소설집 <악당은 모두 토요일에 죽는다> 어딘지 섬뜩하지만 또 악당이 죽는다니, 통쾌한 이야기겠다 싶어서 읽어본 책이다. 소설집이라고 해서 뚝뚝 끊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이어지는 이야기, 어쨌든 악당은 살아남을 수 없다. 이 소설집 안에서 우리는 모두 이어져 있고 또 악당들에겐 자신의 꾀에 넘어갈 반전이 숨어 있으니깐.

서울대는 S대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몸살을 앓는다. 이제는 민족의 미래를 관악에서 찾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서울대는 서울대. 자유를 찾으려는 사람들과 서울대 안에서 자유롭게만 살고 싶은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드러나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각 이야기마다 작가의 후기가 담겨 있어서 좋았다. 왜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됐는지 들어보는 순간엔 그 이야기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포인트가 있었다.

각 소설마다 늘 등장하는 <좋은 친구> 는 나는 말 그대로 정말 어딘지 좋은 친구, 하지만 뭔가 악랄한 사람을 떠올렸는데 마지막 결말에서야 이 좋은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알려준다. 우리에겐 늘상 좋은 친구처럼 느껴졌던 것은 어떻게 늘상 좋기만 할 수 있겠는가. 최근 과학 기술 발전에 따른 문제점까지 지적해내며 무엇보다 재밌고 흡인력 있게 풀어냈다. 

악당은 꼭 토요일이 아니라더라도 언젠가는 죽는다. 마약을 파는 일도 생명을 헤치는 일도 누군가를 협박하거나 음주운전을 하는 일도 하지 마세요! 그리고 친구는 늘 좋기만 하지 않으니 경계하며 사귀기. 

악당은 모두 토요일에 죽는다. 혼란스러운 현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지적해둔 리얼리즘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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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참 이상한 마음 황인찬 시에세이 2
황인찬 지음 / 안온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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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는 참 다정한 마음, 시에 대한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 무작정 시가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이 책부터 읽어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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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참 이상한 마음 황인찬 시에세이 2
황인찬 지음 / 안온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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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 시는 참 이상한 마음

<시는 참 이상한 마음> 에세이에서 만난 황인찬의 이야기는 참 다정한 마음.

이 시에세이를 읽고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졌는지, 한 해의 시작부터 참 좋은 책을 읽게 되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아졌는지 모른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도 이제 막 시를 사랑하기 시작한 사람도 아직 시가 막연히 어려운 사람 모두에게 다정할 이 시에세이는 황인찬 시인이 직접 엄선한 한국의 현대시를 싣고 자신의 해석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함께 담아냈다.

나는 그 사람의 작품을 읽을 때, 그 사람의 가치관이라든지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 같은 것을 알아보는 것도 작품을 이해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들의 에세이를 꼭 읽어보는 편이다. 마침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를 막 읽은 참이라 이 시에세이의 출간이 더욱 반가웠다.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특별하고 다정한 지 문장이 참 아름답다. 그만큼 사랑이 깃들었기 때문이리라.

🔖때로 어떤 시는 우리가 얼마나 이해받을 수 없는지, 우리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 지 말하는 데 전력을 다합니다.

🔖시를 읽는 일도, 시를 쓰는 일도 타인의 우는 얼굴에 도달하기 위해,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끝이 없는 외로움 속으로 걸어 내려가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고 믿는 것, 그 내일을 향해 가자고 도닥이는 것, 그러니 잠시 이곳에서 함께 쉬었다 가자고 다정하게 말 거는 것... 그 모든 일들이 시의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감히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겠다는 목적을 두고 시를 쓰는 시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품지 않은 시들이 어떻게 독자들의 마음까지 들어와 우리의 삶과 아픔을 위로한다. 시의 그런 참 이상한 마음, 여전히 시를 쓰는 사람과 그 시를 찾아 읽는 사람들의 이상한 마음이 이 에세이에 담겨 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에세이가 품은 그 따뜻한 마음을 알아채지 못할 수가 없을 것이다. 시를 읽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시를 읽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변하리란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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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아로새겨진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7
다와다 요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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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와다 요코 - 지구에 아로새겨진

늘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다와다 요코에 대한 책이 궁금했다. 은행나무 에세 시리즈에서 다와다 요코의 삼부작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그 시작인 <지구에 아로새겨진>부터 읽어보았다.

다와다 요코 3부작의 첫 소설이며, 나의 다와다 요코 입문작인 <지구에 아로새겨진>은 나의 마음에 아로새겨졌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에 깊게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라니.
어서 남은 두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우아한 문장과 압도적인 분위기,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세계임에도 지금까지 등장하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어딘가 정적이지만 그 안에서 생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짜여진 기대 이상의 소설이었다.

나는 일본어를 전공했고 현재 중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다양한 나라의 언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다른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지만 이렇게 언어로 함께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낀다. 우리는 언어가 다르면 어쩔 수 없이 조금은 다르다고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깐.

🔖멀다고 여겼던 곳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리 멀지 않구나. 게다가 나는 고향이라고 하면 곧장 작은 어촌을 상상하지만, 그린란드와 스칸디나비아 전체를 고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구나.

🔖'많은 사람들이 쓰는 표현에 충실하자'는 것일 뿐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다. 또 네이티브는 어휘가 풍부하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정해진 말만 쓰게 된 네이티브와, 다른 언어를 번역하는 수고로움을 반복하는 가운데 언제나 새로운 언어를 찾는 비네이티브 중, 누가 더 풍부한 언어를 가지고 있을까.

언어를 연구하는 크누트, 역시 언어를 연구하며 자신과 모어를 공유하는 사람을 찾아보려는 히루코, 자신이 정한 성별로 살아가는 인도인 아카슈와 평범한 독일인 노라, 텐조이기도 하고 나누크이도 한 남성까지 합세하여 함께 꾸려나간 이 이상한 모임이 어쩐지 브레맨 음악대처럼 정겹다.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이 책만큼 용기와 의지를 불러 일으키는 것도 없을 것이다. 읽으면서도 몇 번이나 지금 배우는 언어들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깐. 그러니깐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배운다는 것, 함께 말해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일인가.

다와다 요코의 세계에 첫 입문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알았다면 좀 더 빨리 들어가 볼 것을 그랬다.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서로를 다정하게 감싸안는 사람들의 따뜻함과 서로 다른 언어로 이어진 사람들 사이에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배려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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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 - 논쟁은 줄이고 소통은 더하는 대화의 원칙
제퍼슨 피셔 지음, 정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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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 피셔 - 잠시 멈춤


대화는 끊이지 않고, 끊을 수도 없다. 현명하게 대화하지 못해서 늘 밤마다 후회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추천해보고 싶은 책.

처음엔 직장생활에서 슬기롭게 대화할 방법을 배울 요량으로 읽었는데, 읽을 수록 내가 자주 대하는 가족 친구들에게 현명하게 말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감정을 못 이기고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을 것이다. 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상대방을 이기려고 들기 때문인데, 우리가 가장 원하는 건 이기는 것이 아니지 않나.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길 바란다면.

🔖논쟁에서 이긴다고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첫 도입부터 지난 언쟁들을 돌아보게 하는 말이었다.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실상 이긴 것 같지도 않았던 결말들. 결국엔 서로 마음만 불편해지고 말았던 순간들. 대화에서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지 드러나는 순간이다.

🔖자신감은 항상 옳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이 틀렸을 때 솔직히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자신감을 느끼려면 자신이 한 말을 실제로 지킬 것임을 스스로에게 증명 해야 한다.

수많은 사람이 대화 코치인 제퍼슨 피셔에게 어떻게 해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지를 묻는다고 한다. 자신감이란 그저 모든 것을에 대해 옳고 맞다고 여기는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실수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그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선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지킨 말들은 자기 효능감으로 서서히 그 위력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법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단계별로 상세한 설명이 추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설픈 말보다 침묵이 낫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그 침묵을 어떻게 유지하고 또 어떨 때 침묵해야 하는 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황마다 애매하기도 하고.

상세한 설명을 통해 내가 침묵할 때, 서로 조금 긴장되는 상황이더라도 용기를 내서 거절해야 할 때를 정확하게 구분해 볼 수 있었다.

대화가 어려운 우리 모두에게 진심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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