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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께이, 한만구 ㅣ 한림아동문학선
임혜령 지음, 이수영 그림 / 한림출판사 / 2025년 1월
평점 :
표지만 봐도 뭔가 익살스럽고 재밌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고구마를 드시면서 엄청난 냄새와 소리를 가진 방귀를 뀌는 할머니. 이런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오께이, 한만구>를 소개합니다.
손녀의 비밀을 여기저기 동네방네 다 소문내며 말하시는 할머니. 이런 할머니의 모습에 손녀는 화가 부글부글 치솟습니다, 그토록 지켜달라고 부탁했는데도 할머니께서는 왜 소문을 내시는 걸까요?
내 마음속 대나무 숲에서는 평소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속엣말을 크게 외칠 수 있어요. 나의 비밀을 아무렇치도 않게 말하시는 할머니. 속상하고 짜증나는 마음에 대나무 숲으로 달려가 "할망구!"하며 크게 외쳐 봅니다. 분이 풀릴 때까지.... 그렇다고 해서 내 마음이 완전 '오케이'되는 것은 아니지만.
할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후 우리 집에 오셔서 함께 살게 되었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보통의 할머니들처럼 손녀를 엄청 예뻐하거나 하시진 않으셨어요. 오히려 속상할만한 말씀만 하시고...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별로인 사람이 되어 버렸답니다.
어느 날, 치욕스러운 실수를 저질렀을 때 하필이면 할머니와 마주치고 만 민진이.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고 비밀로 꼭 해 달라는 부탁에도 할머니는 다음 날 아침 바로 큰 소리로 이 비밀을 알리고야 마셨지요. 두고두고 할머니의 놀림거리가 되어 버렸어요.
예쁘고 착하고 친절한 연주. 그런 연주와 더 친해지고 싶지만, 언제나 인기가 많은 연주 주변에는 친구들이 많이 모여 있고... 그러던 어느 날 연주와 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그러다 연주가 우리 집에 놀러 가고 싶다는 말에.. 기쁜 마음이지만 할머니가 마음에 쓰이고... 그래도 별 일 없을거란 생각에 연주를 집으로 데려 가는데...
연주와 함께 있는 곳에서 할머니는 요란하게 큰 소리와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방귀를 뀌시는 할머니. 허둥지둥 방으로 연주를 데려 가고....
연주와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할머니가 모든 것을 망친 것만 같아 속상한 민진이..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가르쳐달라신다. 하지만 할머니의 이름도 모르는 민진이... 할머니가 얘기한 이름은 "할망구." 귀를 의심하는 순간... 자세히 들어보니 조금은 다른듯... '한만구'. 그동안 할머니께 쌓인 게 많았는지 제대로 복수를 하고만 민진이.
손녀와 티격태격 투닥투닥하는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무뚝뚝하고 살갑지만은 않은 할머니. 이런 할머니가 마냥 좋지않은 않은 민진이. 함께 살게 되면서 여러 일들을 겪어 가고. 민진이도 할머니를 귀찮아하기도 하고 때로는 싫은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여러 일들을 통해 서서히 받아들이게 되고 그렇게 점점 스며들어간다. 장난꾸러기 같지만 민진이를 누구보다 생각하고 걱정하고 믿어주시는 할머니.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각기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세대간의 차이가 때로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키도 하고 때로는 갈등을 낳기도 하지만, 서로 마주하고 함께 생활하고 그렇게 익숙해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게 됩니다. 앞부분의 내용을 읽으면서 할머니는 왜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씀하시고 행동하실까 생각도 들었지만 뒷부분으로 가면서 이 또한 손녀를 향한 사랑과 애정의 또다른 표현 방식임을, 저마다 다른 표현이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또한, 마음 속 대나무 숲을 찾아 '할망구'를 외치던 민진이도 할머니를 향한 마음이 진심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께이, 한만구>를 통해 세대간의 사랑, 서로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느껴보시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