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언어로 지은 집 - 감정이 선명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표현력의 세계
허서진(진아) 지음 / 그래도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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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곁에 두고 읽어보고 싶은 책 소개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시집도 많이 찾아서 읽곤 했던 것 같은데 점점 시집을 멀리하게 된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저자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국어 교사로 살아오면서 시의 숨은 의미를 분석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해요.


시를 분석하거나 추측하지 않아도 진한 위로와 벅찬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해요.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그런 감정이 저에게도 오롯이 전달된 것 같아요.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시들도 있고, 처음 접하는 시들도 있지만 저자의 경험담과 의견이 함께 하니 더 깊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책에서는 시의 표현력에 주목하고 있어요.


표현력이라고 해서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 표현력, 감정 표현력, 말과 행동 표현력, 공감 표현력까지 이렇게 다양하게도 생각하고 이야기를 해 나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마지막에서는 '엄마의 마음을 돌보는 시'를 통해 쉽지 않은 육아의 길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접했던 정지용 시인의 <유리창>


그땐 부모의 마음이란 게 와닿지도 않고 잘 몰랐던 터라 그냥 자식을 잃은 심정을 그린 시라는 정도만 않았는데 시인의 자식을 잃은 그 깊고도 슬픈 감정이 굳이 슬픔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이렇게 절절하고 먹먹하게 다가올 수 있구나하고 깨닫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자와 아이의 일화도 시 못지 않은 감동을 전해 줬어요. 마음에 먼지가 쌓였다는 아이의 말, 그리고 해결책까지. 아이는 정말 예상치 못한 가운데 특별하고도 멋진 말을 건네기도 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해 주는 것 같아요.



있어도 없어도 되는 말 부사. 문법적으로는 그렇지만 문장과 말을 더 깊이 있고 맛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더 이야기 나누고 싶게 하고, 알고 싶게 하는 그런 큰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하구요.



김영랑 시인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이 시도 참 오래 전에 접했던 시인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 읽어도 왠지 아름답고 따스한 느낌이 드는 시입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 표현한 시이지요. 햇발이란 뜻을 정확히는 몰랐었는데 기세 좋게 강하게 뻗치는 햇살이라니 더 멋져 보입니다.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


이 시도 예전에 읽은 적이 있었는데 간장 게장이 되어 가는 어미게와 알들의 모습이 이토록 먹먹하게 표현 될 수가 있을까요? 늘 맛있게만 먹는 간장 게장이라 생각했는데 이 시를 접하곤 정말 대단하단 생각을 했었어요. 죽음 앞에서도 자식을 위해 할 수 있는 희생, 헌신을 잘 나타낸 시입니다.


이렇듯 시를 통해 다양한 언어의 표현과 저자가 경험한 일들을 함께 접하니 또 다른 느낌과 감동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힘들고 위로 받고 싶을 때 꼭 다시 꺼내어 읽고 위로와 감동을 받고 싶은 책입니다.


강력 추천 드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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