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사랑 안 해
김유강 지음 / 오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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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사랑 안 해.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책을 읽기 전 책의 주인공이 아이인줄 알았어요. 뭔가 화가나는 표정. 무슨 일이 있는건지 궁금해지네요.


실은 책의 주인공이 엄마였어요. 엄마의 힘들고 지친 모습. 어느 날, 엄마는 아빠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요.
오늘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거야. 하고 말이죠.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엄마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니.
사실 엄마는 요즘 힘이 들었대요. 떼쓰는 아이를 달래고, 출근하면서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고, 상사의 꾸지람에 너무나 지쳐 버린거죠.
그래서 엄마의 마음 속에 사랑이 하나 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그 남은 마지막 하나의 사랑은 엄마 스스로에게 쓸 거래요. 꼭 그래야만 할 것 같대요.




집안 일도 살짝 미뤄 놓고, 혼자서 영화도 보고, 그동안 먹고 싶었던 매콤한 떡볶이도 맘껏 먹고, 신나게 노래도 불러요.


아빠와 아이는 그런 엄마를 묵묵히 바라봅니다. 누구하나 간섭하지 않고 그저 곁에서 바라만 보네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지쳐 잠든 엄마의 곁에서 아이와 아빠는 말없이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봅니다.
남은 사랑을 엄마 본인에게 맘껏 쓰고 난 다음 날, 엄마는 예전처럼 활기찬 모습으로 즐겁게 인사합니다.


그러면서, 엄마의 마음 속에 가득찬 사랑을 아빠와 아이에게 마구 선사하네요.


엄마의 가족을 향한 사랑은 무한한듯 하지만 사실은 고갈될 수 있어요. 가족을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내고 때로는 너무나 힘에 부쳐 쉬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 엄마를 위해 가족들은 말없이 엄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배려해 주네요.
엄마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며 다시 사랑을 충전하지요. 엄마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 참 즐겁고도 힘이 나는 시간이거든요.
그로 인해 다시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아이를 위한 책인줄 알았는데 육아와 가사, 일에 지친 엄마에게 멋진 시간을 선사해 주는 이야기였어요. 물론 아빠에게도 필요한 시간이겠죠!
모두들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 후 힘에 부칠 땐 자신의 역할은 내려놓고 오롯이 혼자가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배려해줘야겠어요.
그 시간이 자신의 역할에 다시 충실할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가족이 서로를 위해 배려하는 예쁜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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