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행복하라
돈 캠벨.알렉스 도먼 지음, 트리니티 영어연구회 옮김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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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때나 머리가 복잡할 때 '본능'적으로 음악을 찾게된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면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신나고 시끄러운 음악을, 그리고 평소에도 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즐겁다. 이렇게 막연하게만 들어왔던 음악을 이 책에서는 과학적으로 풀어놓았다.

 

요즘은 예술은 다양한 치료의 도구로 사용이 된다. 그림을 그리면서 치유하는 미술치료나 음악으로 치유하는 음악 치료 등 단순히 즐거움을 위해서 듣던 음악은 이제는 과학을 적용시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음악을 소리의 영역에서 보고 음악 뿐 아니라 자연의 소리도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하고 있다. 마음의 치유 뿐 아니라 인간의 성장에 미치는 음악과 소리, 사회적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음악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인간에게 음악이 이렇게 큰 스펙트럼의 영향을 미친다는 게 놀라웠다. 태아에서 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듣는 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때달았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할 때 들어왔던 음악이 왜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었는지도 알게되어서 좋았다. 습관적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여러가지 소음에 노출되어 있는 요즘의 현대인이라면 다양한 음악과 소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여 주어서 일상에서나 사람과의 관계, 사회적 성공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이용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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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다니엘 포르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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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단히 솔직하고 직접적인 제목이다. 숨은 뜻 없이 정말 한 페이지에 죽음이 한가지 씩 등장한다. 그것이 주인공의 주변사람이거나 유명인이거나 심지어 동물이나 신, 생각이나 정신세계 등 아주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번역서인 이 책은 '거의' 한 페이지마다 등장한다고 했지만 원작은 정말 한 페이지마다 등장한다고 하니 정말 제목에 충실한 샘이다.

 

유니크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광고를 한 사람이 쓴 소설답다고 해야할까 짧은 글에 강하고 참신한 느낌을 주어야 하는 광고의 문구를 만드는 사람의 창의성이 문학작품에 적용된 것인데 참신하고 독특한 구성만은 정말 괜찮았고 문장력이나 문체도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주인공의 캐릭터는 최악이었다. 여자의 입장에서 이 남자의 면면이나 생각들을 알 수 있다면 만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뻑이 무척 심한데다 찌질한 면도 많고 여자와는 말도 안되는 밀당까지 한다. 자신이 무척 쿨한 사람이라는 자만까지 있다. 한마디로 완전 별로였음.

 

주인공은 웃지못할 유머러스한 블랙코미디의 소설이었다. 비록 남자로는 별로라도 이 주인공이 겪는 죽음들의 연속은 실로 기가막히면서 실소가 터져나온다. 행복해지기위해 여자를 사귀고 소설을 쓰고 체력을 단련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지만 통화하던 여자가 죽거나 그 여자가 바람핀 남자가 죽거나 심지어 원나잇의 상대였던 여자가 알고보니 성전환한 연쇄살인범이었다는 기가막힌 일이며 체력단련 했더니 지나가던 여자에게 근육질의 남자는 별로라는 얘기를 듣고 소설은 뜻대로 써지지 않는다. 상담을 위해 찾은 정신과 의사는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주인공의 우여곡절은 완벽하기만한 소설 속 주인공과 대비되는 뜻한 일이 잘 되지 않는 일이 더 많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웃기기도 하는 동시에 측은지심이 동하게 만든다.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와 구성에 비해 마무리가 아쉬웠다. 결국엔 처음에 헤어졌던 여자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동화같은 허무한 결말은 머리로는 그래 인생 뭐 있어~ 작은 곳에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면 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전체적인 소설의 독특한 구성에는 조금은 허무하고 평범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쓴 소설답게 참신함과 독특한 유머가 있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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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1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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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라는 단어만으로 두드러기가 나는 듯이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그럼에도 그 개념조차 알려고 하지 않아서 나의 인문학에 관한 지식은 거의 백지상태이다. 그만큼 인문학이라는 분야는 나에게 고리타분하고 지루하기만 한 분야였다.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만큼 인문학은 그 개념이 광범위하고 알려고 들자면 끝도 없는 지식의 바다에서 헤엄쳐야 할 것 같았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인문학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더 없이 좋은 인문학 입문서가 되어주었다.

 

요즘은 어느 분야에나 인문학을 접목할 만큼 이슈가 되고 있다. 그래서 모른척 할래야 할 수도 없는 분야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러기에 인문학에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더 힘들다. 그 광범위한 인문학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지루하지 않으면서 인문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 첫번째로 다양한 분야의 최소한의 인문학 지식을 제공한다.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철학, 글로벌 이슈 이렇게 총 6개의 분야를 나누어 각 분야에서 알아야 할 지식을 정리하였다. 각 분야의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았던 것도 인문학 지식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청소년이 봐도 될 만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관심이 많았던 심리학이나 회화 분야에서는 알고 있던 지식을 좀 더 깊이 있게 짚어주었고 지루할 것 같은 역사나 철학 분야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슈가 되는 사회적 문제 까지 인문지식과 더불어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이 책의 장점은 책의 구성에 있다. 단순히 지식을 나열했다면 무척 지루했겠지만 필요한 그림이나 사진, 도표등을 적절하게 구성함으로써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해 주었다. 인문학에 한 층 더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인문학에 대해 어렵다고만 생각하고 있어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문학 입문서가 되어 줄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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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 디 아더스 The Others 10
사이먼 밴 부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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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의 두깨에 비해서 무려 19가지의 단편이 깨알같이 실려있어 놀랐다. 더더구나 그 19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이별에 관한 이야기라니. 너무 우울해 처지거나 울다가 눈이 퉁퉁붓는 사태가 일어나지나 않을까 등 별별 생각이 들었더랬다.

 

띠지에 전 세계에서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라고 적혀있지만 솔직히 그건 아닌 것 같고 19편 모두 잔잔하지만 슬프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작가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쓴 작품이라 그런지 깨알같은 단편들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고 이별을 말하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슬픔이라는 감정과 함께 희망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그건 단순히 남녀같의 사랑만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과 친구들 연인들 모두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별이라는 단어가 이 소설에서는 슬픔이라는 느낌보다는 행복해지기 위한 시작이라는 느낌이었다.

 

뭐랄까 어릴때 명절이나 어린이날에 받았던 종합과자선물세트 같은 소설집이다. 그 과자세트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있지만 꼭 내가 안먹거나 싫어하는 과자도 섞여있다. 19가지 이야기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니었다는 말! 그 중에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 단편이 있는가 하면 도무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는 단편도 있었다. 그럼에도 별 4개의 점수를 줄 수 있었던 건 대체적으로 무난히 괜찮았기 때문이다.

 

19가지의 이별 이야기는 너무 재밌다거나 너무 슬프다거나 하는 '너무'라는 부사와는 거리가 멀다. 이별을 말하면서도 오히려 담담하면서 조용하게, 사람들의 내면을 그렸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오히려 '너무'라는 수식이 어울리는 극명한 소설들 보다는 긴 여운을 주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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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밀란 쿤데라 전집 10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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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를 접하는 첫번째 작품 <향수>. 그의 명성이나 작품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보면 내게는 어려울 것만 같아서 읽기 전 걱정이 먼저 앞섰다. 너무 우려가 컸던 걸까 걱정했던 것 보다는 꽤 좋았던 작품이었다. 조금은 난해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고 결말 부분에서는 이게 뭔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체적으로 흡인력이 느껴졌던 작품.

 

망명과 체제 붕괴, 망명자의 귀향과 괴리감 등은 좀체 공감하기는 힘들다. 망명이 아니더라도 고향을 길게 떠나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낄 만큼의 시기가 없었다. 주인공 이레나와 조제프는 타국으로의 망명 후 귀향을 하지만 그들이 알고 있던 고향에 대한 모습과 기억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그로 인한 괴리감에 괴로워 한다. 이 소설에서는 비단 고향에 대한 향수에 대한 것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에 대한 향수에 대한 이야기는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기억이 잘 기능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훈련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흥미로운 모순을 이해할 수 있다. 추억은 친구들 사이의 대회에서 상기되지 않으면 떠나가 버리고 만다. 동향인 모임에 모인 망명자들은 똑같은 이야기들을 구역질이 날 정도로 한다. 때문에 그 이야기들은 잊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레나나 오디세우스처럼 동향인들과 만나지 않는 사람들은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마련이다. 그들의 향수가 강하면 강할수록 추억은 사라지게 된다. -37p

 

이레나와 조제프는 떠나온 후 변해버린 고향에 대한 모습이 아니라 떨어져 있었던 20년 동안의 공유할 수 없는 친구들과 가족들과의 괴리감에 괴로운 것이리라. 일상에서 회자되지 않는 기억은 점차 퇴색되어 잊혀지기 마련인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와 미래가 중요시 되는 요즘 옛 기억에 대한 중요함은 점점 퇴색되어 같다. 새삼스럽지만 그 새삼스러움이 나와 나를 살게하는 생의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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