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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 ㅣ 디 아더스 The Others 10
사이먼 밴 부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사실 책의 두깨에 비해서 무려 19가지의 단편이 깨알같이 실려있어 놀랐다. 더더구나 그 19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이별에 관한 이야기라니. 너무 우울해 처지거나 울다가 눈이 퉁퉁붓는 사태가 일어나지나 않을까 등 별별 생각이 들었더랬다.
띠지에 전 세계에서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라고 적혀있지만 솔직히 그건 아닌 것 같고 19편 모두 잔잔하지만 슬프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작가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쓴 작품이라 그런지 깨알같은 단편들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고 이별을 말하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슬픔이라는 감정과 함께 희망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그건 단순히 남녀같의 사랑만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과 친구들 연인들 모두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별이라는 단어가 이 소설에서는 슬픔이라는 느낌보다는 행복해지기 위한 시작이라는 느낌이었다.
뭐랄까 어릴때 명절이나 어린이날에 받았던 종합과자선물세트 같은 소설집이다. 그 과자세트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있지만 꼭 내가 안먹거나 싫어하는 과자도 섞여있다. 19가지 이야기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니었다는 말! 그 중에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 단편이 있는가 하면 도무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는 단편도 있었다. 그럼에도 별 4개의 점수를 줄 수 있었던 건 대체적으로 무난히 괜찮았기 때문이다.
19가지의 이별 이야기는 너무 재밌다거나 너무 슬프다거나 하는 '너무'라는 부사와는 거리가 멀다. 이별을 말하면서도 오히려 담담하면서 조용하게, 사람들의 내면을 그렸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오히려 '너무'라는 수식이 어울리는 극명한 소설들 보다는 긴 여운을 주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