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드 매치드 시리즈 3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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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드 3부작 시리즈가 드디어 막을 내리는 마지막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매치드 3부작은 1부 매치드에서 시작해 2부 리치드, 마지막 3부 리치드로 끝나는 판타지 로맨스이다. 2부인 리치드까지 읽고 그간 꽤 많은 시간이 흘러서 가물가물해지는 기억의 끝을 붙잡고 읽어야만했다.

1부 매치드에서는 가까운 미래 사회인, 모든것이 통제된 소사이어티를 배경으로 주인공들 카시아와 잰더, 카이의 운명적 만남과 소사이어티에 대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2부 리치드에서는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끌려간 카이를 찾아 바깥 지방으로 떠난 카시아의 모험과 소사이어티와 그 구성원과는 다른 바깥지방과 일탈자들을 그리고 있다.
이어 시리즈의 마지막 3부인 리치드에서는 카시아가 소사이어티와는 반하는 봉기세력에 들어가게 되고 잰더와 카이는 갑자기 소사이어티에 퍼진 원인모를 전염병을 막기 위해 각각 의료센터와 에어십 조종사로 활동한다. 서로 헤어져야만 했던 카시아와 잰더, 카이가 극적으로 만나고 세 사람은 봉기세력의 인도자와 함께 전염병의 치료제를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시리즈의 모든 구성은 세 주인공 카시아와 잰더, 카이의 시점을 교차로 이어진다.

모든 것이 통제된 소사이어티를 무너뜨리기 위한 봉기세력이 커지면서 통제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자신들의 앞날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한다. 통제하에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은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혼란스러워하고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1부에서 소개된 소사이어티라는 가상의 공간은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사회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고 모든 자유와 예술, 문자가 사라진, 심지어 평생의 동반자 마저 사회가 정해준 상대와 이루어져야 한는 세상은 암흑같은 느낌이었다. 원인모를 전염병이 돌고 있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숨기려고만 하는 소사이어티때문에 스스로 치료제를 찾아야겠다는 의지력과 모험심을 느끼지 못하는 순전히 사회에 의존하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창의력과 모험심이 사라진 사람들은 결코 행복과는 멀다. 우리의 특별한 주인공 소녀 카시아는 이러한 소사이어티에서 희망의 상징적 존재로 그려진듯 하다. 스스로 자신의 운명의 상대를 찾고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봉기세력에 들어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과 자신의 사랑인 카이와 가족들을 위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한다. 카시아를 보면 자신의 행복은 결코 누군가가 정해줄 수 없는 스스로의 의지와 결정으로 생겨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비록 그 길이 험난할지라도 일생을 걸어볼만한 것이 아닐까.

카시아와 잰더, 카이가 만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약간은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전염병의 치료제를 찾는 과정에서 생기는 봉기세력과의 갈등이나 주인공들의 목숨을 건 모험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로맨스가 바탕인 판타지인 매치드 3부작은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각각 시리즈마다 지루할 틈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만큼 영화도 사뭇 기대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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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 개정증보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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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책을 읽는 사람들에는 두 부류가 있을 것이다.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진짜 여행자와 작가의 눈과 입을 통해 그려낸 여행지에 대한 풍경을 여행을 가지 못함을 대신해 간접적으로 느껴보려는 가짜 여행자. 나는 주로 후자에 속한다. 어떤때는 가지 못하는 것에 속상해 여행책을 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좋은 여행에세이는 내가 여행한 것 보다 그 이상의 무엇을 얻을 때도 있다. 이번에 읽은 최갑수의 여행에세이는 그런 느낌의 책이었달까.
 
 

 
 

Sentimental travel
너무 센티해 지는건 사양.. 이라는 마음에서 읽어서인지 걱정한 것 만큼 외롭지는 않다. 내 몸에 내 마음에 적당히 필요한 만큼의 센티가 들어가 있다. 타인과의 여행에서는 나 자신은 커녕 주변의 풍경도 돌아보기 힘들다. 평소 보지 못했던 풍경을 더 섬세하게 보게 되고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하기에 혼자만의 센티멘탈 트래블이 필요하다는걸 느꼈다. 작가의 감성에 따라가는 여행에서는 내가 나를 사랑하고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되는 더 나아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까지도 커지는 여행이 될 것 같다.
 
 

 
사진이 좋으면 글이 별로이고 글이 좋으면 사진이 별로인 여행에세이가 많은데 어느쪽으로 좋든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책이다. 일본의 어느 한적한 바닷가 마을인것 같은 사진에 유난히 눈길이 머물렀는데 알고보니 내가 사는 도시의 바닷가 마을이었다. 지하철만 타면 갈수 있는 곳에 이런곳이 있었다는게 놀라웠고 기뻤다. 실제로 내가 그 거리를 걸어 본적이 있을 수도 있다. 내 눈에는 이런 풍경이 왜 보이지 않았을까. 작가의 뷰파인더에서 더없이 멋진 풍경이 되고 그에 맞는 작가의 감성이 더해져 있어 좋았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작가적 감성과 시선이 주는 감성이 더해진다면 지금 당장 여행을 가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간접여행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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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 플라워
노사라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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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하면 떠오르는 것은 대도시의 화려함이나 야경, 여러 쇼핑플레이스가 생각난다. 그러나 플로리스트 노사라에게 도쿄는 꽃의 도시였고 노사라가 소개하는 도쿄의 꽃은 나에게 또다른 도쿄의 모습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런 꽃의 도시 도쿄는 저자가 소개하는 대로 꼭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꽃에 대햔 나의 생각은 좋아하기는 하지만 내돈 주고 사기는 좀 아까운 아이템? 아마도 특별히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한국인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할거라고 생각한다. 꽃이란 특별한 날에 받거나 선물한다는 인식이 대부분인 한국의 꽃에 대한 풍토(?) 때문인 것 같다. 요즘은 플로리스트라는 직업도 각광받고 있고 이 분야로 유학을 다녀오는 사람도 늘어났지만 그렇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지금도 신기할 정도니까. 분명 꽃을 좋아하고 선물받으면 기분좋기는 하지만 꽃의 생활화는 조금 낯설다. 그런 면에서 플로리스트 노사라가 소개하는 도쿄의 꽃의 세계는 신기함과 동시에 부러웠다.

저자인 플로리스트 노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꽃에대한 애정만으로 플로리스트의 길을 들어섰다. 이 책에서는 도쿄의 최대 플로리스트인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에서 운영하는 플라워 스쿨에 다니면서 발견한 도쿄의 보석같의 유명한 플라워샵과 플라워카페, 도심 속의 녹색 정원 등 도쿄 핫 플레이스 22곳을 소개한다.
 
신. 세.
 이것이 도쿄 플라워에 대한 느낌이다. 우선 작은 동네에 그토록 많은 플라워샵이 있다는 것부터 놀라웠다. 내가 사는 동네도 크지는 않지만 대단지의 아파트가 많이 밀집되어 있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곳에 플라워샵은 한 곳밖에 없다. 그만큼 꽃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것이리라. 저자가 다닌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의 슬로건이 꽃의 생활화인데 이 또한 신기했던 점. 우리 정서상 꽃은 특별히 꽃꽂이에 취미가 없는 한 특별한 날에 사는 것으로 인식된다. 꽃의 생활화를 슬로건으로 라이프스타일 부케같이 저렴한 가격에 꽃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실제로 동네 플라워샵에서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사려다 너무 비싼가격에 사지않았던 적도 있고 친구에게 선물할 꽃을 사려고 들어간 꽃집에서도 지불한 돈에 비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보통의 서민들이 꽃을 즐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도쿄에서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러우면서 우리의 그런점이 아쉬웠다. 그 외에도 대형 백화점 못지 않은 플로리스트나 꽃과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플라워 카페도 소개되어 있는데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하번쯤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다. 플라워샵 외에도 가드닝을 위한 샵이나 특히 특이했던 플로리스트를 위한 가위케이스를 판매하는 곳도 소개되어있다. 그리고 미술관에서 즐길 수 있는 정원이나 일본 전통의 꽃꽂이인 이케바나를 토대로 한 플라워샵이나 이케바나 전시회 또한 꼭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꽃의 힘을 믿나요?

지진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를 이케바나 전시회에서 꽃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는다는 일본 사람들처럼 직접 가지 않고 책에 소개된 사진만 보아도 나 또한 즐겁고 환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꽃의 긍정적 힘을 실감했던 시간이었다. 책에는 소개된 곳마다 친절히 주소와 연락처도 같이 실려있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도쿄로의 꽃을 위한 여행을 플로리스트 노라사의 도쿄 플라워 한권 안고 여행해도 아주 색다른 힐링트레블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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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굿맨
A. J. 카진스키 지음, 허지은 옮김 / 모노클(Monocle)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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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터클하고 긴장감 넘치는 한편의 블록버스터급 범죄액션 스릴러를 보는 듯한 소설이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장편임에도 시종일관 느껴지는 긴장감과 속도감 때문에 지루할틈이 없었다. 거기에는 시간과 공간을 짧은 단락으로 오가는 스토리 구성과 예측할 수 없었던 스토리와 반전 결말 또한 한몫을 한다.
 
라스트 굿맨이 특별한 메세지를 가진다면 바로 제목에도 볼수 있는 '굿맨'이라는 단어에 있다. 탈무드에 나오는 36명의 굿맨은 일정한 시스템 안에서 살해당하고 베니스의 경찰 토마소와 코펜하겐의 경찰 닐스, 천재 물리학자 한나를 중심으로 살인사건을 풀어가려한다. 과연 소설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굿맨에 관한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세사람이 풀어가려던 살인사건과 그 속에 나오는 굿맨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비밀이 있다. 닐스는 굿맨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의 비밀을 알게되고 살인사건의 실마리도 풀어나간다.

 

 

소설 속에서 굿맨은 단지 사전적 의미에서의 좋은 사람이 아니다. 진정 굿맨이라면 살해 당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단지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일까? 생각해보면 절대적으로 좋은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어도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이 굿맨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어두운 이면이 있는 건 신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굿맨은 오직 신의 영역인 것. 소설에서도 굿맨으로 지목되는 것과 그들의 죽음은 신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읽는다면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오만함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소설 중간에 한나가 굿맨에 관한 비밀을 풀기 위해 동원된 학설들의 나열이 조금은 지루했다는 점과 결말에 대한 부족했던 묘사가 아쉬웠지만 굿맨이라는 신선한 소재감으로 긴장감과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재미와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있는 메시지를 주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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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꽃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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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서 변하지 않고 이어져 온 감정이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로 읽은 소설 '불의 꽃'이었다.

망국과 개국이 오가던 혼란의 시기에 만난 두 소년 조서로와 소녀 유녹주의 일생을 지나는 사랑이야기이다. 시대적 배경에 맞는 예스러운 필체가 어렵지 않아서 멋스러우면서 편하게 읽혔고 두 주인공의 만남에서 설레임과 함께 앞으로으 이야기가 사뭇 기대되었다.

다만 아쉬운 것이라면 두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있어야 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고 그런 만큼 어릴때 잠깐의 만남으로 떨어져있는 동안 그토록 평생을 잊지 못할 정도의 그리움이 공감되지 않았다. 만남의 시간이 사랑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구니가 된 녹주와 가정을 이루고 관직에 오른 서로 각자의 생활속에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중간 부분에서는 별다른 만남이나 에피소드가 없어서 지루한감도 있었다. 그러다가 중년의 나이가 되어 재회한 후 통간으로 이루어지 갑작스러운 둘의 관계는 둘의 애틋한 사랑이 퇴색되는 느낌이었다.

실록의 짤막한 기록에서 시작된 소설은 그 시대의 사랑이 어떤 의미와 책임이 주어지는지 알 수 있다. 통간의 죄는 지금에도 허락되지 않지만 유교적 사회통념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은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더 간절한 감정이었으리라. 단지 여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토록 큰 형벌은 같은 여자로써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아쉬운 부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의 사랑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듯이 이들의 사랑은 더 이상 애틋할 수 없을 만큼 소설을 읽는 동안 아름다운 예스런 필체와 어우러진 애틋함과 절절한 느낌이 좋았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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