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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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거쓴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호갱이 쓰는
처음으로 예약까지 해서 산 책인데 이제야 쓴다(초판 빼고 이미 두 권 갖고 있는건 안비밀)
msg 보태지 않고 수십번 읽은 책이고 벌써 3번째 옷을 갈아입고 나온 책이라 사서함 110호에 대한 리뷰는 두번 작성으로 이번엔 생략한다.
그보다 같이 받은 올 댓 사서함에 대한 이야기를 할건데 우선 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번에 나온 신판도 꼭 사라고 하고싶다.
뭐 책 내용이야 똑같아서 어쩌면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부록처럼 나온 올 댓 사서함을 읽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작가가 소설을 쓴 비하인드와 소설 내용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 예를 들어 주인공 공진솔이나 이건의 행동에 대한 이유같은 것들이 있어 그동안 궁금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외에 소설속 어떤 내용이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갔는지 또는 소설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작가가 쓰려고 했던 다른 이야기 등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고 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읽는 사람이나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도 후회없을 것 같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드라마도 제작한다 그러고 처음 책 읽었을 때 설렘을 갖고 가상 캐스팅까지 하는 오글거리는 짓을 했는데 드라마도 너무 기대된다.
제발 좋은 배우 좋은 연출 좋은 작가님들이 만들어 주셨으면~
암튼 사세요. 단짠 로맨스로 강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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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이소영 지음 / 홍익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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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도 그렇지만 한때 컬러링북이 한창 유행이었다. `안티 스트레스`라는 컨셉으로 다양한 그림을 바탕으로 채색을 하는 작업이다. 미술을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색년필 하나로 자신만의 컬러를 조합하여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취미로 각광을 받았다. 컬러링북의 컨셉은 앞서 말했듯이 안티 스트레스가 목적이다. 현대에 많은 사람은 여러가지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이 심해지면 심각한 마음의 병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어째서 배운적도 없는 그림에서 마음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컬러링북이 유행할때는 손재주가 없다는 이유로 시도 조차 해볼 생각을 안했는데 그럴때도 나는 고흐의 그림과 그의 편지를 보며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미술 작품은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럼 힘이 있는 것 같다. 가끔 살다 보면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을 때가 있는데 최근에서야 그림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던 것 같다. 내 스스로가 미술에서 받았던 위로를 무의식중에 기억이 났던지 내 내면에 있는 여러 안좋은 것들을 그림을 통해 끄집어내어 위로받고 싶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과 삶을 보며 모지스 할머니도 나같은 생각을 하시며 그림을 시작하셨던개 아닐까 하고 멋대로 상상해본다.

의례 미술작품이라면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 화가의 작품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 화가들은 미술의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오랫동안 연습을 한 후에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자신들만의 작품을 그렸다. 나에게 미술이란 그런 것이다. 처음 미술학원에서 배우는 아주 단순한 기초교육 없이 그림을 그림다는건 불가능한 것. 하지만 모지스 할머니의 작품을 보면서 그런 편견은 깨졌다. 물런 작가의 설명대로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같은 느낌은 있다. 하지만 뭐든 보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예를들어 사진의 경우도 테크닉이 뛰어난 포토그래퍼가 찍은 사진이지만 마음에 와닿지 않고 오히려 아마추어가 자신만의 감성으로 어설픈 실력이지만 마음에 와닿는 경우가 있다. 그건 어떤 분야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비록 모지스 할머니는 미술교육도 받지 않고 75세라는 아주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지만 작은 약국에 걸린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단숨에 매료된 것 처럼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감어리고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자신이 어릴때 부터 살던 고향의 정경과 겪었던 일들을 그렸기 때문에 그림의 구석구석 디테일이 살아있다. 그래서 할머니의 그림은 한참동안 들여다 보아야 그 느낌이 더 살아난다.

사실 이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해설서나 그림 가이드북 정도로 생각했다 만약 그걸 많이 기대했다면 비추. 그림 부분을 빼고도 그리 두껍지 않은 책에서 글만 보자면 그림의 설명이라기 보다는 작가가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느낀 점이 많이 들어간 그림 에세이에 가깝다. 그래서 나에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할머니의 그림 이야기와 할머니 이야기가 많은 책이었음 했다. 물론 많은 좋은 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도 빠짐없이 있지만 할머니의 생애와 그림을 보니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할머니와 할머니의 그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과 할머니에 대해 감동과 따뜻한 마음에 느끼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다. 처음 책 소개에 나온 것 처럼 75세에 그림을 시작했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는 감동이고 용기를 주는 것이기에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할머니의 생을 조금이라도 알게해준 책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분명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라는 건 있을것이다. 자신의 체력이나 여건이 맞지 않다면 말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안이 되어주는 일이라면 언제 시작해도 늦은 나이라는게 없다는걸 모지스 할머니를 보면서 알았다. 뭔가를 망설인다면 모지스 할머니가 들려주는 할머니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할머니의 그림을 본다면 그 망설임은 시간 낭비라는걸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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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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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소설이었다. 책을 읽다가 이따금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북마크할 때가 있는데 미치 앨봄의 신작 매직 스트링은 그런 북마크가 무의미하다. 소설의 모든 글, 책 전체가 북마크 되어야 할 소설이기 때문이다. 전설의 기타리스트 프랭키 프레스토의 생애를 그린 소설은 마치 그가 실존 했던 인물인 것 처럼 살아 움직이는 듯 했고 그와 함께 했던 수많은 위대한 실존 뮤지션과의 스토리는 실화인 듯 느껴질 정도였다. 때론 말이 필요없이 듣기만 해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음악처럼 소설은 여러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설명이 없어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음악같은 소설이었다. 조용히 읽다보면 쉴새없이 등장하는 프랭키의 기타 선율과 그가 인생에서 만나는 다양한 밴드들과의 연주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일단 소설의 구성이 독특하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가 바로 '음악'이기 때문. 태어날 때 부터 음악을 손에 꼭 쥐고 세상에 나온 프랭키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와 인연이 있었던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가 교차하면서 독특하지만 다큐적인 요소와 어우러져 프랭키 프레스토라는 창조된 인물과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실존 뮤지션들을 그 인물과 만나게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적절하게 흐트러져 마치 실제로 있었던 것 같은 묘한 조화로움이 느껴지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단락 마다의 내용이 그리 길지 않고 인터뷰에서도 프랭키 프레스토와 인터뷰이와의 에피소드식 서술이어서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이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외 많은 책들로 베스트 셀러 작가인 미치 앨봄의 작품은 이번 소설로 처음 접해보는데 외국 소설의 번역본 임에도 불구하고 문체가 정말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장례식에서 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슬픔이라는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프랭키 프레스토의 탄생에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음악과 함께 하는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들, 수많은 인생에서의 밴드에서의 그의 인생 이야기는 아주 여러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슬픔과 기쁨, 희망과 절망, 희열과 흥분 등 그래서 더 공감가고 가슴에 많이 남는 것 같다. 제목에서와 같이 그가 스승에게 받은 기타와 그 기타의 6개의 줄에 관련된 사건이라던가 마지막에 반전에서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약간 판타지적 요소도 느낄 수 있었다.

마에스트로, 사랑에 빠진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죠?"
"묻는다면 사랑이 아니다."
"마에스트로는 사랑에 빠지신 적이 있나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누가 썼지?"
"프란시스코 타레가요"
"그 곡에 반드시 필요한 연주 기법은 뭐지?"
"트레몰로요"
"마에스트로, 트레몰로는 어디서 온 말이죠?"
'"떨리다'라는 말에서 왔지."
"떨린다는게 무슨 뜻이에요?"
"몸이 흔들리거나 두렵거나 불안한거지."
"언제 그렇게 되죠?"
"사랑에 빠졌을 때지."

 

 소설을 읽는데 딱 하나 걸림돌이 있다면 그건 나의 음악적 지식이다. 프랭키가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뮤지션들과 시대적 음악 배경에 문외안이지만 그 시대의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로울 것 같다. 다만 프랭키의 천재적 재능은 시대를 잘못만난 불운한 아티스트라는 점. 하지만 수많은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는 행운아이기도 하다는 점만은 느낄 수 있었다. 1930년대부터 2005년까지 플랭키의 인생이 이어지면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악에게 재능을 받아 탄생하지만 마음껏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시대적 배경의 안타까움도 프랭키 뿐 아니라 음악이 들려주는 다른 많은 아티스트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밴드의 생명은 무엇보다 팀웍에서 나오는 하모니가 중요하다. 밴드 구성원 각자의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팀웍이 맞지 않다면 그 밴드는 조화로운 하모니를 내지 못한다. 누구나 인생에서 밴드에 들어가지만 언제든 원하는 밴드에 들어가지는 못한다. 프랭키가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밴드들처럼 원하지 않는 밴드에서도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자신이 가장 원했던 가족이라는 평화로운 밴드에서 조화로운 하모니를 내기도 한다. 인생이란건 어쩌면 프랭키처럼 자신이 들어가고픈 밴드를 찾는 여정이 아닐까. 매직 스트링을 읽는다면 인생이라는 마법의 기타줄을 잘 연주해보고 싶은 소설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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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여행, 수다 - 그 여자의 킨포크 라이프
송인희 지음 / 디스커버리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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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중학교때 부터였던 것 같다. 학교 문고실에서 빌린 빙점이라는 일본 소설을 읽었는데 배경이 홋카이도 오타루라는 것과 복수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것 밖에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다. 여행기도 아닌 복수에 관한 내용을 읽고 오타루에 가보고 싶었다? 이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feat. 개콘 리얼사운드). 아마도 내 기억에 그건 눈(snow) 때문이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 지도상에서 유난히도 겨울에 눈이 안오는 도시에 살아서였을까. 막연히 하얗게 쌓인 눈의 전경을 소설을 보며 상상하면서 오타루에 대한 로망이 생겨났던 것 같다. 여행을 그리 흔하게 가지 않았던 집에서 자란 탔인지 어린 마음에도 오타루라는 곳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고 가보고 싶었던 것 같다. 동시에 오타루를 배경으로 나온 내 인생로맨스영화 러브레터. 오타루에 대한 로망을 더 키워줬다. 그래서 어른이 된 후 로망 여행지이던 홋카이도 오타루로 드디어 떠나게 되었습니다..... 라고 행복한 결말이었다면 좋았건만 어른이 된지 한참인 지금도 가보지 못하고 계속 꿈만 꾸고 있다. 지금에서야 여행이란건 여건상 못간다 이런 건 핑계라는 걸 안다. 단지 과감히 떠나지 못하는 소심한 마음 때문일 뿐. 그래서 이번에도 책이로나마 달래고자(책으로 백날 봐봐야 한번 가느니만 못하겠지만) 읽어본 <홋카이도, 여행, 수다>는 홋카이도를 단지 짧은 여행으로만 다녀온 것이 아닌 무려 500일이라는 기간동안 현지에서 살았던 그 기간때문.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여행책들은 심지어 일주일 다녀온 여행도 아닌 화보처럼 사진만 찍다 온 여느 연예인의 책들처럼 너도 나도 여행만 다녀오면 책을 내는 어이없는 세상이라 처음에는 그런 책들도 읽다가(물론 일주일 다녀온 여행이라고 무시하거나 하는 건 절대 아님) 차츰 나도 외국에서 단 한달이라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요즘은 관광지를 빡빡한 일정으로 길게든 짦게든 돌아다녔거나 뭔가 여비를 최대한 아껴 다녀온 그래서 책에는 온통 힘들다는 얘기 뿐인 배낭여행기가 아닌 그곳에서 진짜 현지인처럼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책을 골라보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담긴 책이 많지 않은 가운데 가고 싶었던 홋카이도를 현지인처럼 여행하듯 머문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

서론이 차암 길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낫 배드.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홋카이도 여러곳을 여행다닌 이야기는 좋았으나 뭐랄까 좀더 실상의 생활 이야기랄지. 뭔가 에피소드적인걸 기대했는데(물론 그런 이야기도 있음. 가령 커피숍 이야기라던가) 전반적으로 글들이 좀 많이 감성적이었달까. 물론 작가의 필체라던가 그런 면에서는 아주 좋았다. 단지 나는 그런 이야기를 기대했던 것 보다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물론 홋카이도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거나 가고싶지 않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꼇을 사람들이 더 많을 수도 있을 책이다. 내 기대감은 그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일 뿐. 그런 점만 빼면 아주 훌륭한 홋카이도 여행서일듯 싶다. 참고로 나같이 그런 이야기를 더 읽어보고 싶다면 '엄마의 도쿄'라는 책을 추천함. 물론 도쿄의 이야기지만 외국인이 정착해 살기 힘들다는 일본에서 무려 20년의 생활이 담겨있다. 여튼 삼첨포로 빠졌지만 나에게는 아주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꽤 괜찮은, 오타루 뿐 아니라 홋카이도의 여러 매력적인 곳을 많이 알게된 것은 기대보다 좋았던 점이 있었던 홋카이도 여행책이었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오히려 겨울이 성수기라는 홋카이도. 눈에 대한 로망이 있는 나로써는 더없이 매력적인 여행지이자 언젠가는 꼭 가볼 곳이다. 낫배드라고 했지만 홋카이도를 한번쯤 가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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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 저택의 피에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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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책을 안읽다가 오랫만에 집어든 책. 도서관에서 도무지 읽고 싶은 책을 찾지 못하다가 실패 확률이 적은 히가시노씨의 책을 골랐다. 워낙 다작하는 작가라 웬만한 책은 읽은 것보다 안읽은게 많으니 일단 읽어보고 싶었던 목록에 있는 책 중 서고에 꽃혀 있던 책을 그냥 집어왔다. 꽤 두꺼운 책임에도 이틀만에 후딱 읽어버린 책이다. 일단 재미로는 쏘쏘한 편.

우리나라에는 2014년이 나온 책이지만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초기에 쓴 책으로 보인다. 해설자가 히가시노가 31살에 썼다고 되어 있었으니. 술술 읽히기는 하나 딱히 막 엄청 재미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있었고 습관대로 범인을 추리하는데 너무 실마리를 찾지못해 답답하기도 했다. 제목에서 나왔듯이 소설의 배경은 십자 모양으로 된 저택으로, 다케미야가의 다케미야 산업의 사장인 무네히코의 아내이자 휠체어를 탄 딸 가오리의 엄마 요시코가 자살하면서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다. 읽기 전에는 제목과 소설속에도 등장하는 피에로 인형과 관련된 호러 무드의 내용으로 예상했었다. 사탄의 인형이나 애나벨처럼 저주가 서린 인형에 얽힌 그런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다. 피에로 인형의 시점이 나오고 피에로 인형을 만든 손자 인형사가 피에로는 비극을 부른다고 하지만 작가가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도록 트릭을 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설 속 사건의 실마리는 온통 트릭이었다)마지막에 피에로 자신도 그런 면을 조금 억울해 하는 정도였으니까. 피에로 인형은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마다 있었고 한명의 분명한 목격자 역할을 한다. 독자에게 사건을 풀 수 있는 또다른 힌트를 제공하는 듯도 하다. 그 자리에는 범인 외에 인형밖에 없었으니까. 트릭이 쓰인 단순한 살인사건으로 끝날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묘한 반전이랄까. 인형사의 마지막 말과 가오리의 마지막 한마디는 그게...정말...? 하는 약간의 충격과 의문을 던진다.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 것 같다. 예상못할 반전을 숨겨놓기를 잘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다웠던 것 같다. 그냥 저냥의 재미였다고 했지만 꽤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한다면 읽어보아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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