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 수다 - 그 여자의 킨포크 라이프
송인희 지음 / 디스커버리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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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중학교때 부터였던 것 같다. 학교 문고실에서 빌린 빙점이라는 일본 소설을 읽었는데 배경이 홋카이도 오타루라는 것과 복수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것 밖에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다. 여행기도 아닌 복수에 관한 내용을 읽고 오타루에 가보고 싶었다? 이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feat. 개콘 리얼사운드). 아마도 내 기억에 그건 눈(snow) 때문이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 지도상에서 유난히도 겨울에 눈이 안오는 도시에 살아서였을까. 막연히 하얗게 쌓인 눈의 전경을 소설을 보며 상상하면서 오타루에 대한 로망이 생겨났던 것 같다. 여행을 그리 흔하게 가지 않았던 집에서 자란 탔인지 어린 마음에도 오타루라는 곳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고 가보고 싶었던 것 같다. 동시에 오타루를 배경으로 나온 내 인생로맨스영화 러브레터. 오타루에 대한 로망을 더 키워줬다. 그래서 어른이 된 후 로망 여행지이던 홋카이도 오타루로 드디어 떠나게 되었습니다..... 라고 행복한 결말이었다면 좋았건만 어른이 된지 한참인 지금도 가보지 못하고 계속 꿈만 꾸고 있다. 지금에서야 여행이란건 여건상 못간다 이런 건 핑계라는 걸 안다. 단지 과감히 떠나지 못하는 소심한 마음 때문일 뿐. 그래서 이번에도 책이로나마 달래고자(책으로 백날 봐봐야 한번 가느니만 못하겠지만) 읽어본 <홋카이도, 여행, 수다>는 홋카이도를 단지 짧은 여행으로만 다녀온 것이 아닌 무려 500일이라는 기간동안 현지에서 살았던 그 기간때문.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여행책들은 심지어 일주일 다녀온 여행도 아닌 화보처럼 사진만 찍다 온 여느 연예인의 책들처럼 너도 나도 여행만 다녀오면 책을 내는 어이없는 세상이라 처음에는 그런 책들도 읽다가(물론 일주일 다녀온 여행이라고 무시하거나 하는 건 절대 아님) 차츰 나도 외국에서 단 한달이라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요즘은 관광지를 빡빡한 일정으로 길게든 짦게든 돌아다녔거나 뭔가 여비를 최대한 아껴 다녀온 그래서 책에는 온통 힘들다는 얘기 뿐인 배낭여행기가 아닌 그곳에서 진짜 현지인처럼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책을 골라보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담긴 책이 많지 않은 가운데 가고 싶었던 홋카이도를 현지인처럼 여행하듯 머문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

서론이 차암 길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낫 배드.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홋카이도 여러곳을 여행다닌 이야기는 좋았으나 뭐랄까 좀더 실상의 생활 이야기랄지. 뭔가 에피소드적인걸 기대했는데(물론 그런 이야기도 있음. 가령 커피숍 이야기라던가) 전반적으로 글들이 좀 많이 감성적이었달까. 물론 작가의 필체라던가 그런 면에서는 아주 좋았다. 단지 나는 그런 이야기를 기대했던 것 보다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물론 홋카이도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거나 가고싶지 않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꼇을 사람들이 더 많을 수도 있을 책이다. 내 기대감은 그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일 뿐. 그런 점만 빼면 아주 훌륭한 홋카이도 여행서일듯 싶다. 참고로 나같이 그런 이야기를 더 읽어보고 싶다면 '엄마의 도쿄'라는 책을 추천함. 물론 도쿄의 이야기지만 외국인이 정착해 살기 힘들다는 일본에서 무려 20년의 생활이 담겨있다. 여튼 삼첨포로 빠졌지만 나에게는 아주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꽤 괜찮은, 오타루 뿐 아니라 홋카이도의 여러 매력적인 곳을 많이 알게된 것은 기대보다 좋았던 점이 있었던 홋카이도 여행책이었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오히려 겨울이 성수기라는 홋카이도. 눈에 대한 로망이 있는 나로써는 더없이 매력적인 여행지이자 언젠가는 꼭 가볼 곳이다. 낫배드라고 했지만 홋카이도를 한번쯤 가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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