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의 계보 - 2015년 제3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홍준성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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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의 계보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함께 소설식 표현으로 쪽바리 육시랄 노무 새끼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단순한 소설의 이야기가 아닌 소설 주인공 집안이 왜 인생무상이 되어야 했는지의 출발이다. 흡입력이 상당히 강하다. 앞부분을 읽는 순간 강렬한 중독과 함께 뒷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일어난다.

일제 강점기 때 하와이로 일을 하기 위해 배를 타고 떠났던 조상님들이 계시다. 이런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막상 아는 바가 많지 않다. 하와이 사탕수수밭 품삯이 쎄다고 해서 훌쩍 떠나간 조상님들의 고생은 엄청나다.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서 거친 노동을 한 하와이는 이른바 지옥이었다. 아니, 하와이에서 나름 말이 통하는 부분도 있기는 했다. 전혀 다른 의미라는 점이 문제기는 하지만 말이다. 러시아식 인사말이 꼭 우리나라의 개새끼야로 들린다. 크크크!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웃었다. 인생무상이라! 하와이로 건너간 김무씨의 일생이 참으로 인생무상이다. 흥한다 싶으면 망하고, 망한다 싶으면 망했다. 인생무상이 맞나? 읽다 보면 열등으로 추락하고 있는 사람의 인생을 볼 수 있다. 그 과정이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전쟁기념관! 길에서 살다 간 구슬픈 인생들의 한! 참으로 가슴 아픈 표현이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는 어디로 흘러갔는가? 혼란스런 정국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은 얼마나 가련한가? 역사의 흐림에 한 번 휩쓸리면 정처없이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구르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데, 그 안에서 가난하고 힘 없는 서민의 삶은 무척이난 서글프다 못 해 열등해진다.

이승만 정권! 6.25 전쟁! 학살!

자네는 뭘 쐈나?

전쟁에 임한 군인이 쏜 대상은 누구일까?

참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애당초 정답이 없다고 보면 맞을까? 이념의 전쟁이기도 한 전쟁은 많은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그건 한민족에게 그리고 전쟁을 한 당사자들 그리고 후대들에게까지 열등의 상처를 남겼다. 지워버리지 않는 낙인! 그 낙인의 무게를 후대인 우리는 알아야겠다.

왜 이 책이 열등의 계보를 한 가정사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열등하다는 걸 알기에 우등해질 수 있겠다. 아픔을 받아들이고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과거를 모른 채 현재와 미래를 공고하게 만드는 건 사실 무의미하다. 사상누각일 테니까 말이다.

대한민국의 한 시대는 그렇게 아름답지 않았다. ! 요즘도 아름답지 못 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얼마나 심각하냐면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지옥이라는 말을 앞에 스스로 다는데 주저함이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과거의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 무척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이 사회가 간경화에 걸렸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참으로 적절하다고 느꼈다. 사회는 간경화로 인해 병원을 들락날락거려야만 하는 환자 신세인 것이다.

영원한 암흑이 찾아왔다.

영원한 암흑이 찾아오지 않도록 하던지, 찾아온 암흑을 되돌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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