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똥개 뽀삐
박정윤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바보 똥개 뽀삐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주게 만드는 책이다. 사랑한다면 결코 쉽게 버리거나 방치할 수 없는 법이다.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반려의 의미를 안다면 결코 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못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먹이를 주고 함께 어울리면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지만 동물들이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는지 깊게 생각하지는 못 했다. 부끄럽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반려동물이 아닌 애완동물이었던 것이다. 사실 인간의 위치에서 동물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한 다는 건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극한 관심을 기울이면 동물을 어루만지고 마음이 통할 때가 있는 법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인 셈이다.

책을 읽으며 동물들을 보다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돈이 많거나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더욱 동물들을 각별하게 대했다. 힘들고 어렵기에 아픈 동물들의 마음을 더욱 잘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다.

가난하면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다. 그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사람은 의료보험이라도 있지만 동물은 그런 것도 없다. 아프면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저자인 수의사는 그런 현실을 무척이나 안타까워한다. 최대한 가격을 낮추려고 해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었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한 번에 치료비를 내지 못 하고 올 때마다 30만원씩 내던 몸빼 차림의 아주머니 이야기는 무척이나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쁜이를 데리고 왔던 아저씨의 이야기도 인상 깊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이다.

부자라고 해서 동물들을 홀대하거나 방치하지는 않는다. 그건 빈부의 차이가 아니라 애정의 결핍 여부 아닐까? 생명 가진 존재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랑받기에 부족함이 많다고 본다. 사랑은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아름답고 숭고한 감정이다.

수의사의 에세이집이다. 수의사로 지내면서 겪었던 일들과 자신이 보고 자라면서 느꼈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놓고 있다. 생생한 내용들이 읽는 독자의 마음을 아련하게 만들기도 한다. 동물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주인들의 이야기들을 보면 우울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사랑하면서 지내는 이야기에 방긋 웃음이 튀어나온다.

슬픔이 있기에 기쁨과 행복이 더욱 빛이 난다. 함께 하는 반려동물과 더욱 풍족하고 행복하며 사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삶에 더욱 윤활유가 칠해지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일은 결국 나를 돌아보면서 순수해지고 풍족해지는 길이다.

동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주체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동물이 주인에게 종속된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하나하나의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생명의 묵직한 무게를 더욱 깊게 받아들여야 하겠다.

동물들의 눈동자에 비치는 나의 모습을 더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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