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이것 -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담은 60편의 짧은 이야기
존 그레고리 외 엮음, 홍승원 옮김 / 동네스케치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였을까? 라는 자문을 해 본다. 몇 가지 사건이 생각나지만 정말 그것이 전부였을까 하는 의문부터 든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지라 섣불리 판단할 이유가 없다는 것도 한 이유다. 지금 내 삶을 돌아보자. 아내를 만나고 오랜 기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이 앞으로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아내와의 만남"이라고 해도 괜찮겠다. 아내는 나에게는 브레이크다. 나는 거만하지 않지만 겸손할 줄 모른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유머는 진지함과는 제법 거리가 멀다. 절반은 잘난 맛에 살아가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아왔다. 때론 지나쳐 '오버?'하는 경우가 많았던 내 생활에 아내의 일침(잔소리라고도 부른다^^)은 등짝을 갈기는 죽비다. 아직 부족함이 있다면 내 수양이 부족한 것이다.


내가 믿는 이것. 댄 게디먼 외 엮음. 한 사람의 저자 대신 '댄 게디먼 외 엮음'인 이유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인생의 원칙이나 자신만의 신념에 대해 600자 이내의 에세이를 투고" 받은 것이다. 그리고 투고자들은 라디오에 출연해서 자신의 사연을 직접 읽어준다. 여기까지는 작년 말에 선물받아 읽었던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가 생각났다. 이 책은 잡지사 [샘터]에서 독자들한테 엄마에 관한 사연을 짧은 글로 받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엄마'라는 소재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인사는 힘이 세다


하워드 화이트는 엄청나게 직원이 많은 회사에서 일을 한다. 놀랍게도 직원 대부분의 이름을 안다. 대부분의 직원들도 하워드 화이트 씨를 안다. 그러한 사실이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의 작은 사실 하나는 모든 이들에게 짧고 간단한 인사라도 반드시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 얼마나 많이 들어온 말인가? 매일 매일 "인사 잘 해야 된다" 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어른이 되거나 지위가 조금 더 올라가면서 먼저 건네는 인사를 잊고 산다. "내가 10살쯤 되었을 때다. 그때 나는 어머니와 길을 걷고 있었다. 어머니는 가던 길을 멈추고 길에서 만난 리Lee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셨다. 나는 돌멩이를 던져 '멈춤STOP' 표지판의 O자를 맞추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나는 동네에서 언제든지 아저씨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저씨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데 아저씨와 헤어진 뒤 어머니는 나를 붙잡고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말씀을 하셨다. "길에서 사람을 만났는데 아는 척도 하지 않는 짓은 오늘부터 그만둬라. 강아지도 길에서 너를 만나면 꼬리를 흔들며 인사하지 않니?" 어머니의 말씀은 무척 단순했지만, 그것은 내 인생의 지표가 되었고, 현재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p35. 하워드 화이트씨는 나이키사 조던 브랜드의 부사장이다. 그는 인사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고.



살기좋은 동네


제프 닉사는 노스웨스트 근방의 사우스벤드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안좋은 동네'에 산다. 투자가치가 없는 동네다. 교육 여건도 안 좋다. 그 동네 살기가 무섭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빈말들이 아니다. 동네 빈 집중 한 곳은 파손이 되었고 만취한 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남자도 있고 마약을 압수당한 여자도 있다. 그러나 제프 닉사의 가족들은 7년 동안 잘 지내고 있다. 투자 가치가 없는 집 가격은 부담 없어 좋았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진실 저 너머에 있는 지독한 편견들이었다. "나는 우리 동네가 정말 좋다. 내 삶은 균형을 찾았고, 나는 사물이 지닌 진정한 성질을 보게 되었다. 우리 동네는 쓰레기 투기나 도난당한 자동차보다 훨씬 해로운, 특권층의 맹목과 교묘한 인종차별로부터 나를 구해냈다.-p99


우리의 인생 철학이 깊은 독서, 고난을 통한 성찰과 자기 반성 등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상에서 우연하게 다가온 작은 경험 하나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지표가 된다.. 작은 경험에서 큰 교훈을 얻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삶을 반추해 보는 것도 분명 새해 초에 할 일이다.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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