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 명문가 고택 편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3
이용재.이화영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지난 주 토요일, 아내의 재촉으로 김해시 진례면의 클레이아크를 찾았다.  클레이아크는 건축도자미술관이고 정식 명칭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다. 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테라코타, 원시적 미래 Terra-cotta, Primitive Future> 마지막 날이다. 오후에 독서 모임이 있어 조금 망설였지만 미술이다, 뮤지컬이다 천리길 서울은 찾아다니면서 지척에 좋은 전시를 두고 가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라 생각했다. 마음 고쳐 먹고 떠났다.




미술관 뒤 연수관에서 교원직무연수에 주말에도 땀을 흘리는 김군君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원의 힘을 빌려 일반인들이 갈 수 없는(그렇다고 아주 특별한 곳은 아니다) 여러 시설들을 둘러보는 행운도 누렸다. 미술관 본관으로 먼저 가던 아내가 뭔가를 발견했다. 

 









그 곳에서 이용재 선생을 만날 줄은 몰랐다.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미술관 강연 프로그램에 이번 달 강사가 이용재 선생이다. 전화를 드리니 도착하기  1시간 전이란다. 아내와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도착하는 시간과 얼추 비슷해졌다. 인사를 드리고 안부를 여쭈었다. 석달 전 창원성산아트홀 강연 때보다 조금 수척해보였다. 농담을 던지시는 걸로 봐서는 아직 짱짱한건데. 오후에 독서모임이 있어 강연은 듣지 못했다.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이 책의 저자가 이용재 선생이다. 제목과 표지가 어떻냐고 문자가 온 적이 있다. 표지는 책과 잘 어울리고 제목의 '빈둥거리다'가 조금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답을 드렸다. '빈둥거리다' : [동사]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자꾸 게으름을 피우며 놀기만 하다' 이거 내가 잘 하는 건데. 그러나 나는 이 책이 말하는 '빈둥거림'에 발도 담그지 못한다. '빈둥거린다'는 것을  말을 바꾸면 '한량'이 되는데 학문은 있지만 현실에 안 나가는 선비가 한량'이기 때문이다.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고택에서 길을 찾다' 제목만 보면 감이 잡히지 않는다. 참선이나 기도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학문에 정진하는 것도 아닌데 고택에서 길을 찾다니... 무슨 수로? 읽어 보면 안다. 고택은 역사를 담고 있다. 긴 세월을 헤치고 살아온 사람 이야기가 있다. 주인 없는 황량한 집도 우리 같은 범인이 배우고, 새겨 들을 스토리가 있다.










[강릉 선교장]은 최고 권력을 마다하고 떠나 비움을 실천한 효령 대군의 이야기가 있고, [연경당]은 19세의 나이로 대리청정을 받은 효명세자와 그의 아버지 순조의 사연이 있다. <운현궁>은 고종과 명성황후, 그리고 대원군의 힘의 관계가 얽히고 설킨 장소다. 




저자는 [연경당]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지만 나는 [낙선재]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고종에서 엄비, 영친왕, 덕혜옹주, 이구까지 이어지는 조선의 마지막 역사는 비운이다. 권비영의 책 <덕혜옹주>도 생각났고, KBS 다큐 한국사 전傳 <라스트 프린세스 - 덕혜옹주>도 오버랩되었다.




작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연 방문객이 10만에서 백만으로 늘어난 양동마을의 고택 <향단>의 역사는 길다. 긴 역사의 중심에 청백리 손중돈이 있다. 손중돈은 외손자 회재를 직접 가르쳤다. 그런 가르침을 받은 회재 이언적은 정여창, 김굉필, 조광조, 이황과 더불어 동방 5현의 한 사람이다. 




이용재 선생의 책을 소개할 때면 빠뜨리지 않는 말이 있다. 처음 10분을 잘 적응해야 한다. 말이 짧다. 너무 짧은 호흡이 독자들에게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일단 적응하면 너무 재밌다. 




 








▶ 이용재 선생의 책들




[딸과 함께 떠나는......] 시리즈의 저자지만 이제 딸은 함께 하지 않는다. 아빠의 가르침을 받아 스스로 갈 길 찾아갔다. 학교를 그만두고 미술공부 하던 딸은 디자인을 위해 영국으로 떠났다. 그래서 딸이 질문하고 선생이 답하던 그런 소소한 재미는 줄었다. 그러나 한 마디씩 툭툭 내뱉는 촌철살인은 여전하다. 매력 넘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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