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사연
전민조 지음 / 대가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담배 피우는 사연 - 전민조 사진집

 

 

애연가들은 담배와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요.

제가 아는 선배는 어린 나이에 담배를 배웠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교 운동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 뒷산에서 친구들과 담배를 폈지요.

재수가 없었던지 등산객에게 들켰습니다.

도망은 안가고 아주 반성하는 듯한 모습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일렬로 섰습니다.

 

"대가리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벌써 담배를 펴? 몇 학년이야?"

"중학교 1학년인데예....호기심에 한 번 펴 본 건데예 한 번만 봐주이소 "

이 아저씨 손바닥으로 학생 뒤통수를 갈기면서

"뭐~! 호기심? 마! 니는 호기심에 한 번 펴본건데 도나쓰만드나?"

(도나쓰=도넛 만드는 건 고급기술이죠^^)

 

 

 

 



 

 

다큐 사진작가 전민조의 사진집 [담배 피우는 이유]입니다.

전민조는 서라벌예대 사진과를 졸업하고 여원사, 한국일보, 동아일보 사진기자를 거쳐

현재 다큐멘터리 사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신문사 사진기자 생활 수십년 동안 유명인사들의 사진을 숱하게 찍었겠지요.

그 많은 사진 중에 담배피는 사진만 골라 사진집으로 묶은 책입니다.

 

나는 한때 담배를 맹렬하게 피운 사람이었다. 언론사 사진기자 생활을 하면서 우연히 노동운동가 김말용 씨의 담배 때문에 겪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더욱 담배가 매력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나는 1950년대 중반 노동운동을 하면서 영등포 일대 기업인들의 미움을 받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새벽에 세 명의 식칼 든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여의도 모래사장으로 끌려가서 구덩이에 생매장을 당하기 전이었다. 이때 마지막으로 담배를 한 대만 피우고 죽자고 했더니 괴한들은 죽을 사람이 요구한 마지막 담배를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 주었다. 담배연기를 두 모금 입에 물면서, 폭탄 같은 박치기와 발길질로 벼락 같이 괴한들을 걷어차고 탈출을 감행했다."는 이야기였다.

 

작가는 어린 시절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를 가까이 했고,

데니스 스톡(Dennis Stock 1928-2010)이 찍은,

담배를 문 채 비 내리는 뉴욕 거리를 걷는 제임딘 사진을 좋아했답니다.

 

 



 

 

James Dean photo by Dennis Stock

 

 

 

 

 



 

 

영원한 오빠 조용필.

1988년 8월 11일 조선호텔.

 

뻐끔담배라고 하죠.

이혼 발표 후 찍은 사진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읽은 단편 소설 [김강사와 T교수]의 유진오 박사

1980년 8월 2일 이태원 저택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중학교 때 어느 책에서 읽은 건데...

[메밀꽃 필무렵]의 이효석이 경성제국대학 1년 후배입니다.

당시 조선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었답니다.

둘은 나란히 경성제국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합니다.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전적 올빽머리.

1990년 4월 12일 압구정동에서. 노충량.

 

아주 어릴 때 선데이서울 류의 잡지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노충량. 이름 석자를 지금도 정확히 기억합니다.

연예인과 재벌의 마약스캔들.

 

 

 

 

 

 



 

 

불사조 박철순 선수입니다.

1994년 6월 10일 잠실 야구장.

 

우리가 박철순 선수를 오래토록 기억하는 건

그가 야구를 잘 해서만은 아닙니다.

부상의 시련을 딛고 정말 불사조처럼 부활을 했기 때문입니다.

 

참 인상 좋아보입니다.

 

 

 

 

 

 



 

 

신현확 국무총리.

1979년 12월 20일 국회의장실.

'TK의 영원한 대부'

 

 

 

 

 

 



 

 

우리 또래는 '홀로 아리랑'을 기억할 것이고

연배가 높은 분들은 특유의 비음으로 부르는 '가는 세월'을 기억할 겁니다.

 

1983년 8월 10일 광화문.

가수 서유석.

 

 

 

 

 



 

 

김수환 추기경

1989년 9월 23일 명동성당 추기경실.

 

"지금의 사회는 인권을 옹호할 공권력에 의해 오히려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윗글의 "지금의 사회"는 전두환 정권을 이야기합니다.^^

 

 

 

 



 

 

박 대통령 사망 후 정치인 김대중(1924-2009)은 상도동 김영삼 자택을 찾아 환담했다. 그는 지금까지 사진기자들한테 보여준 도전적인 얼굴이 아닌 아주 편안한 얼굴로 비장의 파이프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그의 표정은 앞으로 어떻게 어두운 정국을 헤쳐 나가야 대권을 잡을지 라이벌 김영삼 앞에서 무엇인가 골똘하게 구상하는 듯했다.

 

1979년 12월 29일 상도동 김영삼 자택.

 

이제 며칠 있으면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가 됩니다.

[김대중 자서전]도 나왔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0년 서울 영등포구 구로동.

 

버려진 양심과 같은 사진이네요.

길에서 담배 피는 사람,

식당에서 담배 피는 사람,

길거리에 담배 꽁초 버리는 사람

너무 너무 싫어합니다.

 

저는 담배를 피지 않습니다.

 

 

....그래서 '담배는 일종의 마약이며 국민들을 병자로 만드는 독약'이라는 생각에서 요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항상 불안하게 쳐다보면서 [담배 피우는 사연]이라는 사진집을 출판하게 되었다. 이 사진집은 금연운동에 바치는 사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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