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바이러스 H2C
이승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하찮은 일도 최고로 잘하자 - 창조바이러스



 





 

H2C = How to Create

 

창원에는 홈플러스도 있고, 이마트도 있고, 롯데마트도 있다. 생긴 순서는 내가 적은 순서와 같다. 우리 동네 사람들이라면 아마 시내 중심에 위치한 이마트를 더 자주 갈거라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홈플러스를 더 자주 간다.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익숙하다는 거다. 세 곳 중 가장 먼저 생긴 곳이 홈플러스다. 그래서 홈플러스를 자주 다녔다. 이미 익숙해져서 가던 곳을 계속 다닌다. 또 다른 이유는  다른 두 곳과 다르게 24시간 내내 운영한다는 거다. 밤 늦은 시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자유로운 나의 생활 패턴 때문이다.

 

창조바이러스 H2C. 이승한. 후발주자이면서도 창원에 홈플러스가 먼저 생긴 것은 홈플러스의 전략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홈플러스가 생길 무렵 이미 서울에는 많은 할인점들이 수도 서울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서울에서 꼴찌로 시작하는 것보다 지방에서 1등으로 시작하라"가 이승한 회장이 내건 모토다. 서울보다 지방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대구, 부산을 먼저 접수했다. 그리고 김해, 창원을 장악하며 지방 도시에 독보적으로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런 이유로 지방 소도시에 사는 내가 홈플러스를 가장 먼저 접했다.

 

이승한의 멘토는 가족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개인의 노력이 첫째지만 환경의 중요성도 새삼 느낀다. 그의 부모는 지방에서 정미소를 했지만 아버지는 글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분이었고, 어머니는 당시 경북여고를 나온 최고의 엘리트였다. 그러나 그런것에 게의치 않고 항상 일꾼들을 자녀들과 동등하게 대하고 정미소에 오는 손님들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많은 분량의 무료 점심 준비도 마다하지 않는 분이었다.

 

이런 부모밑에는 아들 일곱이 있다. 이승한은 칠형제중 막내다. 이승한이 묘사한 형들의 모습을 살펴보자. 큰형님은 서울대학교(당시 경성제국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공부를 잘하는 수재이기도 했지만 대단한 원칙주의자였다. 둘째 형님은 서울공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후 영남대 학장을 지내셨는데 격식을 따지지 않고 사람을 편하게 대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셋째 형님은 내게 '정확성'과 '신뢰'를 가르쳐준 멘토다. 대웅제약의 초대 CEO를 지냈고, 지금은 본업인 공인회계사에 충실하고 있다. 넷째 형님은 '희생정신'의 표본이다. 가세가 기울 때 휴학을 하고 집안 일을 도운 사람이다. 다섯째 형님은 오랜동안 내과 의사로 일했다. 어찌나 고집이 센지, 한 번 옳다고 생각한 일에는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형님의 신념에 찬 행동을 보고 자란 덕분에 나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주장하는 베짱을 베웠다. 여섯째 형님은 세 살 터울 밖에 지지 않아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형님들은 나에게 훌륭한 멘토였으며 동시에 다채로운 세계를 비추는 프리즘이었다. 그 프리즘을 통해 내 창의성의 넓은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삼성에 그가 처음 입사해서 특별한 업무없이 6개월 내내 한 일은 서류 복사다. 당시 복사기는 지금과 다르다. 한 장 복사하는데 1분, 그리고 복사가 되어 나온 종이는 잉크를 머금고 있어 한 장씩 잘 말려야 했다. 복사하고 말리고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하잖은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 그 일을 하찮게 생각해 본 적 없고 대신 어떻게 하면 그 하찮은 일을 '최고로 잘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에 집중했다. 6개월 후 그의 꼼꼼한 일처리를 지켜본 상사가 첫 임무를 맡긴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 업무가 힘든 것은 그에게 시련이라 할 수 없다. 결혼 5년만에 얻은 귀한 아들 성주를 10살도 안 된 나이에 떠나보낸다. 그 뒤에 찾아온 아내의 위암판정. 아내도 힘들고 자신도 힘든 그 시기에 그는 해외출장 147일이라는 타이틀로 사내 기네스에 오른다. 신앙심이 깊던 아내가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이 안타까워 매주 일요일은 아내를 부축해서 교회를 찾고, 저녁마다 딸 현주와 셋이서 손을 잡고 기도를 한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5년만에 아내는 완치 판정을 받는다. 성공가도를 달릴 때는 보이지 않던 타인의 어려움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한 고난을 겪으면서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고,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이 책에는 미친듯이 일을 하면서도 곳곳에 묻어나는 것은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다. 원칙을 지키고 환경을 생각하고 나보다는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배어 있다. 그러나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동네마다 파고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다. 이미 대형 할인점이 재래 시장의 상당부분을 고사 시켰다.  그것도 모자라 동네 작은 마트까지 욕심을 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저자는 홈플러스 회장이다. 이것을 결정한 사람이고 또 이것을 철회할 수도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아이가 먹던 사탕까지 뺏을 이유는 없다.

 

이런 안타까운 부분은 차치하고(그럴 순 없는가?^^) 이 책은 일만 위해 미친듯이 달려온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다.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상황에 맞는 유연한 사고, 창의적 사고가 부단한 노력과 함께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그에게는 누구보다 소중한 가족의 행복이라는 가치가 있고, 소중한 가치의 상실로 힘들어 하던 시기도 있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남자가 아내에게 얼마나 존경과 사랑을 받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겨우가 많았는데 책 마지막에 오리(그의 아내)가 쓴 글을 보면 정말 성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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