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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역사다 - 전선기자 정문태가 기록한 아시아 현대사
정문태 지음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10년 2월
평점 :
우리가 잘 모르는 이웃의 현대사 - 현장은 역사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책과 엮어 보기 위함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더 미러클]과 [세상의 끝에 내가 있다]다.
먼저 [더 미러클]은 아시아의 경제사를 다룬 것이어서 [현장은 역사다]가 다루고 있는 아시아의 현대사와 엮는 것이고, [세상의 끝에 내가 있다]는 목숨 걸고 현장 취재를 고집하는 기자라는 두 저자의 닮은 점을 비교해 보고 싶어서다. 이 부분에 대한 정리는 다음으로 미루고 [현장은 역사다]를 이야기하자.

현장은 역사다. 정문태. 이 책의 저자는 전선기자다.종군 기자는 많이 들어봤지만 전선기자는 처음 들어본다. 저자의 인터뷰 표현을 빌리자면 "옛날 군국주의 시대에서 출발한 '종군기자'라는 말은, 한문으로 풀면 '군대를 따르는 기자' 또는 '군대를 쫒는 기자'란 뜻이다. 현대적 개념에서 전쟁을 취재하는 기자는 시민사회가 파견해서 전쟁과 군대를 감시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명칭부터 달라야 한다."
(출처 : 아시아에서는 500명쯤 죽어야 기사가 된다 - 오마이뉴스) 라고. 세상 만사는 명명命名에서 시작한다. 어떤 이름을 타이틀을 가지느냐는 마음가짐의 문제고 자격의 문제다. 스스로를 '전선기자'라고 칭한 것에서 그가 추구하는 기자정신을 느낄 수 있다.
이 책 내용의 절반은 인도네시아다. 350여년의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를 지나 1942년부터 45년까지 일본의 식민지로 있다가 일본의 패망으로 주권을 되찾은 나라다. 1945년 8월 독립 선언을 하고 수카르노가 초대 대통령으로 권력을 잡는다. 수카르노는 1945년부터 1966년까지 통치하다가 실권하고 1966년 수하르토 장군에게 정권을 이양한다. 독재는 압제로 안정을 유지하지만 그 독재가 무너지면 혼란이 시작된다. 1998년 5월 수하르토가 대규모 민주화 시위로 실권하고 몇 년 사이에 하비비, 와히드, 메가외티, 유도유노가 차례로 정권을 잡는다.
인도네시아 현대사의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이다. 그 현장에 정문태가 있었고 여러 대통령 뿐 아니라 반군지도자, 민주화 지도자, 게릴라 사령관 등을 인터뷰한다. 정치적, 군사적으로 혼란이 반복되는 와중에 쓰나미도 발생하고 취재의 어려움은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저자가 서문에서 말했듯이 "'뉴스'와 '역사'는 무엇이 다른가? 20년 동안 외신을 뛰면서 물고 다녔던 화두다. 근데 그 답은 뻔했다. '현장'있고 없는 차이일 뿐, 뉴스는 역사였다.....'아시아' '뉴스' '현장' '기록'을 묶어내는 고민, 기자의 몫이라 여겼다. '오늘'이 실종될 낌새를 붙들어 매고 버팅기기, 기자 숙명이라 여겼다. 그걸, '역사'라 믿으며." 정문태는 '오늘'이라는 역사가 실종될까 노심초사하며 현장을 지켰고 그 기록을 남겨 우리에게 전한다.
그는 기록의 중요성을 믿으며 그가 오판한 정세 실패한 분석도 그대로 남겼다.
p 19. 나는 5월 18일 마감한 <한겨레21>에 무기력한 시민, 학생운동을 나무라는 기사를 날렸다. 결국 <한겨레21>은 수하르또를 좇아내기 힘들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수하르또가 물러난 날 가판대에 뿌렸다. 한 동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20년 가까이 외신을 뛰면서 그때처럼 부끄러웠던 적은 없다.
이런 내용이 있다. 정말 부끄러웠겠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동남아시아의 몇몇 나라 -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타이,타이완-의 최근 10년사를 알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한 기자정신이 무엇인지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강추하는 책이다.
인도네시아 말고도 캄보디아, 타이, 타이완의 이야기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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