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 산업별 성장전략 꿰뚫어보기
이지효 지음 / 북포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경제 서적 중 단연 최고 - 한국 경제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 이지효

 





 

 

내가 제일로 사랑(?)하는 친구 박돼지(?)는 괜찮은 가방끈(?)을 가지고 있다. 그 녀석 대학원 댕길 때 울 집에 놀러왔는데 대학원 동아리 선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철강산업에 관한 어쩌구 저쩌구 하는 리포트를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박돼지는 인터넷을 접속하고 정신없이 서핑을 하고 다른 선배들한테 전화 연락을 한 후 먼저 연락온 선배한테 이런 저런 설명을 했다. 옆에서 친구를 마냥 신기하게 쳐다 본 기억이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해도 대학원생들이 다루는 자료라고 해봐야 뭐 대단하겠냐마는 그 때는 그게 참 신기했다.

 

열흘 전에 박돼지를 창원을 대표하는 인물과 같이 만났다. 이번에는 내가 다시 물었다. 니네들만 다루는 귀한 정보들이 있을텐데 어디서 다 구하냐고? 회사차원에서 일년에 기백만원에서 기천만원까지 지출을 하면서 정보를 제공받는 곳이 여러 곳 있다고 한다. 회사 능력 밖의 일은 컨설팅 업체에 맡기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인맥을 동원하기도 하고. 그렇군. 그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고급 정보들이 있다는 거다.

 

한국 경제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이지효. 이 책을 읽으면서 친구 박돼지가 생각났고 그들만의 리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조금 유치하지만 저자가 부러웠다. 아주 약간은 경외심^^. 저자 이지효는 서울대 공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받고 세계적 경영컨설팅회사인 The Boston Consulting Group을 거쳐 Bain & Company에서 이사를 하고 있다. 세계 3대 컨설팅업체 중 Mckinsey & Company 하나 남았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2010년 경제와 트랜드를 전망하는 여러 책들을 읽었다. 경제 전 분야를 두루 살필 수 있어서 독서한 보람이 있었다. 그렇지만 깊이의 문제라든가 낙관 또는 비관적 전망에 도달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정리가 안 된다. 나는 투자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결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에 대한 과정의 고찰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  

 

이런 궁금증을 명쾌하게 해결해 준 것이 이 책이다. 2010전망서들과 이 책의 차이점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에서 오는 깊이의 차이다. 선택은 우리 나라가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거나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자동차, 에너지·석유화학, 철강, 해운·조선, 금융, 전기전자, 유통, 방송통신이다. 각 산업 분야에 대해 거시적 설명이 아니라 한 분야의 과거와 현재를 풀어 설명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단순히 결론만 던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경영 서적들은 이론 서적이 아닌 경우 절반만 읽어도 그 뒤 이야기는 짐작이 가능하다. 뻔한 이야기들 일색이다. 그럼 뻔한 이야기까지는 이해를 하자. 세상의 진리가 별다른 것이 아니니. 그러나 그 뻔한 결론까지 도달하는 과정은 충실한지 묻고 싶다. 이 책은 산업의 한분야마다 하나의 픽션을 읽는다고 할 만큼 이야기 전개가 자연스럽다. 결론 도출을 위한 다양한 자료 제시와  그 자료의 분석이 명쾌하다.

내가 읽은 한국경제를 전망하는 경제서적 중 단연 넘버원이다. 아니 경제 전망서 중 넘버원이다. 나의 책 읽는 목적의 첫째는 "지식의 함양"이다. 인격도야 이런거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아래 내용들은 보너스로 한 번 읽어보시길.

 

신문 두루 살피고 현대사 적당히 꽤 차고 있고,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대충 감은 잡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너무 많다. 그 중에서도 석유의 "비생물 기원가설"은 매우 흥미로웠다. 석유의 가채연수는 3-40년이라고 줄기차게 배웠고 현재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그렇게 나와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인용한 자료는, 석유는 화석에너지가 아니고, 고갈되지도 않을 거라고 설명한다. 현재의 석유 생산량은 1980년의 3배나 되고 매장량에서조차 석유가 고갈될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유전에 존재하는 것이 확인된 석유의 양이 해마다 거꾸로 늘어난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석유의 "비생물 기원가설"이다. 석유나 천연가스는 원래 무기물로서 지표 가까이 존재하는 생물적인 유기물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비생물 기원가설"을 바탕으로 지난 50여년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이 석유와 천연가스를 찾아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Peak Oil론이 부각되고 있고, 유가油價가 갤런당 2달러씩 오를 때마다 격동의 변화를 겪는 가상시나리오는 적은  [석유종말시계]라는 책이 등장하는 마당에 어느 것이 맞는지 검증하려면 오래 살아 보는 수밖에.^^

 

이런 논쟁거리가 되는 내용말고도 다양한 정보(지식)들이 제법 들어있다. 한 파트를 읽으면 산업의 한 분야를 정리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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