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역이 되어버린 삼성을 생각한다 - 삼성을 생각한다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우리 나라'의 일부다. "나는 우리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을 처음 듣던 어린 시절에는 '기왕이면 부강한 나라면 더 좋지 않나' 또는 막연히 '아름다운 나라보다는 부강한 나라가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삼성에서 잘 나가던 이가 조직을 떠나 거대한 조직의 치부를 폭로했다. 검사출신의 저자는 검사생활에 회의를 느낄 즈음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다. 법 관련 일을 하지 않기로 하고 온 새 조직은 이전 조직의 관리(?)를 맡긴다. 김용철이 하루 아침에 바뀐 인물이라면 이 책은 현재의 가치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검찰 시절 그는 융통성 없는 검사였다. 검사는 융통성을 지니면 안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극히 제한적인 따뜻한 온정을 제외하면. 저자는 검사시절 너무 팍팍하다거나 인간미가 없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대학시절 룸메이트 선배를 기소하고 종조부를 체포하고 친동생과 처남을 구속한 일이 있다. 책의 내용처럼 소신있었던 검사라 믿고 싶다. 1장 제목이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진실은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말이 백범 김구 선생의 '내가 원하는 우리 나라'의 윗 구절이다. 아름다운 나라보다 부강한 나라가 더 좋은 나라일까? 반드시 나라가 부강해져야 국민이 행복할까? 그래서 삼성과 같은 초거대기업을 가진 우리는 그 혜택을 골고루 누리고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정의正義'와 '정도正道'의 문제다. 정도를 걸어 오늘의 삼성을 일구었다면 우리는 정말 축복받은거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지 못한데서 온다. 이긴 것이 정의라고 믿어버리는 우를 범할 우리 자신을 생각하면 숨이 탁 막힌다.  

 

삼성에 관한 책이 처음이 아니다. 오래 전에 한국재벌 [이병철]을 읽었고 몇 년전에는 [삼성의 스타 CEO]를 읽었다. 그리고 오늘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고 느낌을 적는다. [호암 이병철]과 [삼성의 스타 CEO]와 오늘 내가 읽은 [삼성을 생각한다]는 나의 삼성에 대한 생각의 변화만큼이나 다른 책이다. 이 책은 삼성 전체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다. 삼성의 최고 경영진의 잘못을 지적한다. [삼성의 스타 CEO]에서 삼성을 위해 역량을 발휘하던 CEO들은 이 책에서는 "비자금 기술자"로 바뀌어 있었다.

 

책에서 설명하는 삼성은 언터처블untouchable이다. 너무 강해 건드릴 수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건드리면 다친다. 그런데 건드렸다. 결론은 삼성은 다치지 않고 저자는 모든 것을 잃었다. 정말 언터처블이다. 삼성은 우리 사회의 성역이 되어버렸다. 기업이 성역이 되어버린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부자에 관한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나보다 열배 부자는 미워하고 나보다 백배 부자는 두려워하고 나보다 천배 부자는 그 집 일을 하여주고 나보다 만배 부자는 그 집 종이 된다. 큰 부자의 종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이 현실이 두렵다.

 

책에서 두 문장 옮기는 것으로 이 글을 갈무리한다.

 

 

p116.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라는 속세의 상식은 이분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이분들은 종종 "우리는 늘 지는 싸움만 한다"고 말한다. 승리하는 불의보다 패배하는 정의를 택하는 게 이분들이다. (삼성 관련 재판 후 김용철 변호사가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

 

p391. 김용철 변호사 曰 "법은 현실을 인정하는 게 아니다. '규범적인 정의'를 지향하는 것이다. '현실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라는 것은 법의 정신이 아니다. 법은 '이상적인 당위'를 선언해야 한다. '대부분 비리를 저지르는 게 현실이니까, 봐줘야 한다'라는 논리가 통하기 시작하면, 법이 제대로 설 수 없다.

 

 



 



 

명함 클릭하시면 골라 읽는 재미 두배!!

 

 

 


 


손가락 눌러 주시면 감사 또 감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