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카페 네비게이터 - 진이의 카페놀이 작년 9월에 책관련 모임이 있어 서울을 다녀왔다.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한 친구가 있는 성남에 도착할 즈음 책관련 모임이 취소가 되었다는 연락. 아내와 나는 약간 실망.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아니 밥을 먹으면서 계획을 수정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서울 카페 구경이나 제대로 해보자는 거다. 일단 교보문고를 들렀고 인사동을 휘휘 저어서 북촌으로 갔다. 나중에 검색을 하고나서, 우리가 돌아다닌 곳을 조금 더 벗어나야 제대로 된 북촌을 볼 수 있다는 사실. 강남고속버스 터미널과 가깝다는 이유로 마지막은 서래마을로 잡았다. 택시를 타고 서래 마을에 내려서 골목길을 서너 번은 왔다 갔다를 반복. 겉만 보고, 쇼윈도우를 통해 비치는 모습으로는 어느 카페가 우리 부부에게 만족을 줄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부지런 떨어서 하루 꼬박 카페 3곳과 밥집 2곳을 들어갔고 취소된 일정 이상으로 즐겼다. 집 책장에 꽂힌 수많은 카페 관련 책들 중에 필요한 것을 챙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웠다. 내가 그 책들을 읽기냐 한 거냐? 하긴 카페 관련 책들은 정독할 만큼의 매력이나 가치가 있는 건 아니다. 잡지 보듯이 휘휘 넘기면서 보는 책이다. 근데 어쩌나? 나는 잡지도 정독을 한다. 결론은 내가 제대로 안 읽었다는 이야긴데...난 분명히 제대로 읽었다. 단지 기억이 안 날 뿐이지. 옹색한 변명. 진이의 카페놀이. 600만 블로거가 다녀간 ♡진♡의 서울 베스트 디저트& 카페 52곳. 스물 두살부터 달다구리(달디단)한 맛의 세계에 빠져 블로그에 기록한 것들을 스물 여섯에 책으로 냈다. 그 많은 포스팅 중에 고르고 고른 52곳의 카페 이야기다. 대부분이 유명한 카페라 다른 카페 관련 책에서 읽고 서핑중에도 만났던 카페들이다.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책을 펼치자 마자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북카페다. 카페 이름이 [BOOK CAFE]다. 풀색의 묵직한 책장이 맘에 들고 조금은 촌스러운 딱딱한 나무 의자가 눈길을 끈다. 푹신한 의자는 늘어질 때 좋은 의자다. 오랜 시간 책을 읽으려면 딱딱한 의자여야 한다. 또 하나의 북카페 [1974way home]. 원목 책상과 책장이 따뜻해 보인다. 천장 높이까지 있는 책장의 책을 꺼내기 위한 원목 사다리가 재미있다. 나는 [진]이가 부럽다.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카페 이야긴데. 지방과 서울의 차이에서 오는 벽이 느껴진다.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소품, 다양한 메뉴와 주인장의 내공. 관심이 없으면 부러울 것도 없다. 내가 부러운 것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다. 나처럼 책을 즐기고 가리지 않는 사람도 책을 만나는 시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이 책은 시기적으로 잘 만난 경우다. 한 해가 지나 올해 서른 다섯인데 지난 30여년 동안 마신 커피보다 최근 몇 개월동안 마신 커피가 더 많다. 우리 부부는 몇 년 안에 카페를 하겠다는 마음을 작년에 먹었고 커피를 마시고 커피를 공부하고 카페를 다니고 관련 서적을 읽는 것이 계획된 활동이다. 서울의 멋진 카페들을 부지런히 다니겠다는 계획을 세운 우리 부부에게 이 책은 똑똑한 네비게이터다. 내가 책을 읽는 목적에 잘 부합하는 책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어서 책을 읽는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책을 보고 준비를 한다. 카페에 관한 목적성에 맞아 떨어지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이 전부는 아니다. 책장에 카페관련 책만 수십권이다. 이 책들을 참고 삼아 찾아 다니고 마셔보고. 그래서 똑똑한 카페 네비게이터. 진이의 카페놀이는 http://blog.naver.com/jjininim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