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난 성공하고 말았다
김어준 외 지음, 김창남 엮음, 현태준 그림 / 학이시습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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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매스컴특강이 책으로 - 아뿔싸 난 성공하고 말았다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매스컴특강'의 여섯번째 결과물이다. 우리 사회 진보적 지시인들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곳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는데 누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면 댓글로 설명 좀 해줬으면. 이 학교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내가 좋아하거나 관심가는 인물들이 있어서다. 가장 끌리는 인물은 김어준. 그 다음은 표정훈.

 

일단 김어준부터 이야기하자. 첫 주자다. 뭐든지 세게 시작해야 한다. 영화도 처음에 빵빵 터져야 한다. 김어준이 누구냐? 딴지일보 총수, 그것도 종신. 인터넷 초창기 '똥꼬 깊숙히'를 모토로 하는 딴지 일보는 정말 쇼킹했다. 딴지일보는 가진 거 없이 시작해서 읽을 것도 없는 앙팡테리블=무서운아이였다. 2000년대 인터넷 사회의 대부분의 유행어를 만들어내던 디시인사이드는 너무 많은 무리들이 섞여 있어 옥석을 가리기 힘들었다면 딴지는 한 번 걸러진 텍스트였다. [독투불패]의 명글들은 읽은 이들의 가슴을 후벼파고, 감동을 주고, 쾌변의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줬다. 커피 들이키면서 읽을 때는 입안 가득 머금은 커피를 모니터에 뿜을 뻔 했다는 이야기는 다반사로 올라왔다.

 

유쾌, 상쾌, 통쾌함이 느껴지는 매체였다. 그 딴지 일보의 탄생 비화가 숨어 있다. 총수 김어준이 하던 사업이 망하고, 다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때 회사 앞의 계란빵 업자와 동업하기로 했는데 시기를 잘못 잡았다. 3월에 사업 정리하고 계란빵 사업을 시작하려 했는데 계란빵은 겨울에 파는 음식이다. 10월에 다시 시작 한단다. '허걱'이다. 6개월여의 시간이 남았고 그 때 만든 것이 딴지일보다.

 

딴지 일보는 김어준 그 자체다. p12."저는 뭘 하면 안 된다는 생각 자체가 머릿속에 없어요. 당연히 '뭘 해도 된다, 다만 책임은 네가 져야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릴 때부터 이런 사고를 하게끔 키워 준 부모님 덕이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내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중늙은이 소리 듣는 어른의 경우에나 그렇지 중고딩 때 이런 식으로 부모들이 자녀를 객관화 시키는 건 쉽지 않다.

 

대학 때 여름, 겨울 방학 각각 3개월을 해외여행하는데 보냈단다. 여행한 나라가 20-30개국을 넘어가면서 세상 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보편적 상식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는다. p27."사람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성장해서 어느 시점에 어른이 돼야 하는데, 그렇다면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는 것이 무엇이냐? 바로 '자기 객관화'입니다." 내가 나를 승인하는 자존감은 자기 객관화의 토대 위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기객관화하는데 필요한 것은 '연애'와 '여행'이란다.

 

 

표정훈. 책에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쉴 새 없이 말한다. 끊임없이 말한다. 출판평론가 답게 그는 자신을 매문가賣文家. '글 써서 팔아먹고 사는 사람'이라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탐서주의자'라 부른다>. 매문가賣文家라? 유시민이 말하는 지식소매상과 같은거네. 표정훈은 내가 아끼고 아끼는 책 [젠틀 매드니스 GENTLE MADNESS]의 역자 중 한 사람이다. [젠틀 매드니스]는 탐서주의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책을 번역하는 동안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얼마나 부러웠을까?

 

표정훈 편에 나오는 친구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한 친구는 학부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하고 MBA, 또 한 친구는 경영학을 공부하고 MBA. 둘 다 대기업에 취직해서 일을 하는데 나중에 서로 애기하는거 보면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친구가 일의 성취도가 훨씬 높다고 한다. 그 예를 든 것이 중국에서 서부 대개발이라 해서 신장위구르나 사천성을 개발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인류학과 나온 친구는 서부지역의 문화부터 생각한다. 모슬렘드이 많아 중국의 주류 문화와는 다른지역이고 풍토는 어떻고 등등. 그런데 경영학과 나온 친구는 오직 경제, 경영에 관한 사고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고. 삼성가의 자녀 교육이 이렇다고 하는데...대학을 경제, 경영으로안 보내고 대학원에서 접하게 한단다.

 

공교롭게도 김어준은 이 책의 처음, 그리고 표정훈은 이 책의 마지막이다. 처음과 끝을 정리했으니 이 책을 다 읽은 거나 진배없다(?). 농담이고 이 책이 들어온지 한달이 넘었는데 짬짬이 인물별로 읽어서 2번은 본 거 같다. 사회적 기준으로 조금 스탠다드한 인물들도 나온다. 신경민 앵커와 고민정 아나운서. 그렇지만 그들도 그들의 세계에서는 조금 별종이다. 왜 그런지는 조금만 검색하면 알 수 있다.

 

제목은 '아뿔싸 난 성공하고 말았다'. 낚시성 제목이다. 그렇지만 생각해 볼 문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은 옛날 옛적의 성공과는 다르다. 지난 일요일 참석한 외화번역가 이미도의 강의 중에 나온말이 "NUMBER ONE ONLY ONE"인데 넘버원이 되기보다 오운리 원이 되라. 그래 이거다. 오늘날의 성공은 분야 최고를 뜻할 뿐만 아니라 남과 다른 족적을 남기는 것, 그것도 성공이라 이야기 할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NUMBER ONE은 아니지만 ONLY ONE은 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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