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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 태평양 전쟁에서 배우는 조직경영
노나카 이쿠지로 외 지음, 박철현 옮김, 이승빈 감수 / 주영사 / 2009년 6월
평점 :
일본 패망에 대한 군사학적 보고서 -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초등학교 때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 당시 강대국하면 미국, 소련이었고, 선진국하면 영국, 프랑스였다. 소련, 영국, 프랑스를 다 제치고 일본이 세계 두번째 경제 대국이라니? 그러나 그 사실보다 더 놀란 것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진주만을 먼저 공격하고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동맹군에 가담했다는 사실이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도대체 무엇을 믿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탄 두 방으로 패전국이 되었지만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의 동맹국이었고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태평양 전쟁에서 배우는 조직 경영. 태평양 전쟁 이전 일본군 부대는 제법 효율적인 군대로 승승장구 했다. 1900년대를 전후해서 1894년의 청일전쟁, 1904년의 러일 전쟁의 승자는 일본이었다. 한반도를 침략해서 식민지로 만들고 1931년 일본 관동군은 만주 사변을 일으켜 중국 북동부를 점거한 뒤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집정에 앉혀 '만주국'을 세울 때 까지만 해도 일본은 승승장구였다. 그러나 지휘자의 오판, 중앙본부와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부대와의 의사소통부재, 전투지역에 대한 정보 부족, 정확한 정보와 직감을 바탕으로 직언을 하는 부하의 의견 묵살 등으로 성공한 전투와 전략보다 실패가 훨씬 많다. 더 아이러니 한 것은 일본의 책임 의식에 따른 할복, 자살이다. 전투에 져서 많은 장교들이 전사한 마당에 전투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연대장급 장교들이 자결을 한다. 그 자결은 책임소재의 유무를 떠나 실패에 대한 분석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묻어 버린 꼴이다.
이 책에서 전쟁의 교훈을 되새기는 것 말고 또 하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전쟁에 대해 중계를 하는 듯한 상세한 서술이다. 전쟁사에 관한 책을 읽어도 개략적인 설명만 있을 뿐 세세하게 설명하고 분석하는 글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일본이라는 나라와 태평양 전쟁이라는 범위의 제한이 상세한 설명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이것은 읽기에 따라 상당히 지겨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겪었던 실패를 오늘날의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되살리고, 그 실패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찾아보려는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성공이 아닌 실패를 중심으로 다룬 목적은 실패를 통한 교훈을 되짚기 위함이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던 일본군의 특성을 실패를 통해 조직 특성이나 결함을 찾고 실패에 감추어진 메시지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 하는데 의미를 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