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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경제학 - 숫자로 읽는 4,900만 한국인들의 라이프 보고서
구정화 지음 / 해냄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퍼센트 경제학
숫자로 읽는 대한민국
"숫자로 읽는 4900만 한국인들의 라이프 보고서"라는 부제가 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대한민국의 몇 퍼센트가 무엇에 해당되는지, 또는 어떤 항목에 해당사항이 있는 사람들이 몇 퍼센트인지에 대한 숫자를 나열한 단순 보고서라면 통계청의 자료를 열람하는 것으로 충분하다.(이 책은 상당수를 통계청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숫자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지니는 "의미"다.
몇 년 사이 결혼소식이 많은 이유를 우리는 이렇게 믿었다. 2006년이 쌍춘녀이고 2007년 황금돼지 해에 자녀를 두면 좋다는 속설 때문이라고. 그러나 이 책은 다르게 해석한다. 1982년에 시작한 3차 베이비붐 세대가 이제 20대 후반이다. 결혼 적령기라는 이야기다. 얼마나 분명한 이유냐? 통계에 따른 당연한 결과인거다. 이처럼 이 책은 꼼꼼한 자료 조사와(자료인용과) 정확한 분석, 사회 트랜드를 읽어내는 힘, 그것을 글로 푸는 재주, 그리고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예견하는 능력은 예연자의 예지력이 아니라 통계수치가 알려주는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물론 같은 숫자를 보고 누구나 그렇게 예언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이 당연한 결과를 우리 앞에 통계 그래프와 표만 던져준다면 단지 숫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통계에 들어있는 숫자의 의미를 파악해야 통계의 의미가 살아난다.
이 책은 숫자가 많은 다른 여느 책과 달리 쉽다. 여기 나오는 수치들은 우리들 이야기이고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이야기다. 하나의 통계를 가지고 구체적 예를 들어 풀어줘서 쉽다.
예를 들면 [일촌맺고 블로그 만들고 디지로그 동호회] - 1인당 평균 인터넷 동호회 수 6.3개 :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보고 혼자 노는 사람들이 증가한다. 소호나 재택 근무가 증가하면서 홀로 일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그렇다고 이들이 세상을 등지고 방안에 들어앉아 홀로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다. 단순히 여가 활동을 혼자 하는 것이다. 이들을 누에고치를 뜻하는 '코쿤족(코쿤족 이라는 사회 용어를 알게 된다^^)"이라 불린다. 개인적인 시간에 외부와 분리된 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기면서 재충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은 혼자서 노는 것이 즐겁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7년에 주말이나 여가를 혼자 보내는 사람이 7명중 1명정도다. 또 다른 조사를 보면 직장인들의 2명중 1명이 자신을 '코쿤족'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혼자서 노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이들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혼자가 편하고 마음맞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서다. 그들 3명중 2명은 코쿤족으로 살아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오프라인 못지않게 온라인에서 맺어진 관계를 중시한다. .... 그들은 위한 산업이 발달한다. 요식업이 발빠르게 대처할 것이고(새벽에도 장사를 하고, 혼자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을 준비하고) 대신 일처리 해주는 심부름센터가 생기고 온라인 문화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숫자는 위치에 따라 의미를 달리한다. 10부터 거꾸로 세는 카운터 다운은 숫자가 끝나면 로켓이 날아갈 것이고, 처음부터 세어 '텐'을 부르면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글 뒤에 붙은 1,2,3는 시리즈를 뜻하고 1이라는 숫자는 첫번째, 1등, 최고를 뜻한다. 그 뒤에 % 기호를 붙이면 아주 특별한 사람을 뜻한다. 숫자(통계)를 통해 대한민국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재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