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중 처세어록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성대중 처세어록

 

책 이야기하면서 책에 대한 잡설이 길어질 거 같다. 일단 풀어보자. [성대중 처세어록]. 저자 정민 교수나 책 제목만 봐도 대충 필은 온다. 그러나 성대중에 대한 인물의 배경 지식이 전무하다. 조선 시대 중인이란다. 책장을 펼치니 예상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다. 제목이 있고 내용이 있고 그 아래에는 한문 원전을 실었고 다시 아래에 편저자 정민 교수가 하고 싶은 말을 달았다. 근데 성대중이 누구란 말이냐? 책 소개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이 책은 청성 성대중의 [청성잡기] 가운데서 처세와 관련된 내용을 10개 주제, 120항목으로 간추린 것이다. 처신, 화복, 분별, 행사, 언행, 군자, 응보, 성쇠, 치란, 시비 등을 주제어로 뽑았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몸가짐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책 이름을 [성대중 처세어록]으로 붙였다....중략.... 성대중은 일반에게는 아직 낯선 이름이다. 그는 이덕무나 박제가와 한 시대에 활동했던 문인으로 신분은 서얼이었다. 22세에 생원시에 합격했고, 25세 때 정시에 급제하여 임금의 칭찬을 받았다.

 

 

요즈음 독서 패턴을 바꾸려고 노력중이다. 한 주제를 정해서 100여권정도를 독파할 계획을 세우고 다시 재독을 하고 그 다음에는 암기를 하고. 그러면 전문가 소리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하고 대화는 가능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그 첫 주제로 삼은 것이 도자기와 한국 미술, 우리 문화재다. 목록 최상에 올려둔 책은 미술사학자 오주석의 것들이다. [한국의 미 특강],[옛그림 읽기의 즐거움1],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2], [단원김홍도],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그림속에 노닐다] 등이다. 등이다가 아니라 오주석의 전작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구입했던 책들이고 한 작가의 전작을 다 가지고 있는 유일한 경우다. 유고작인 [그림속에 노닐다]를 시작으로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1]을 읽는데 단원 김홍도의 [주상관매도]를 설명하는데 앗!!

 

성대중의 문집 [청성집]이 나온다.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김홍도 마흔 살 되던 1784년에 지금의 경상도 안동 시내에 있었던 안기역의 찰방을 지내고 있었는데, 그 가을 8월 17일 관찰사가 휘하의 몇몇 군수와 현감을 불러 청량산에 올라 시와 풍류를 즐겼던 일이 있었다. 이 때 김홍도는 찰방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이 모임에 끼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 함께 참석했던 성대중은 문집 [청성집]의 [청량산기] 가운데 당므과 같이 적고 있다.

 청량산은 경상도의 명산이다.....찰방 김홍도는 '나라 안에 으뜸가는 화가'로 이름이 나 있었다. 산은 고요하고 달은 밝아 계곡 바위에 흩어져 앉았는데 찰방 김씨가 퉁소를 잘하므로 한번 놀아볼 것을 권하였다. 그 곡조는 소리가 맑고 가락이 높아 위로 숲의 꼭대기까지 울렸는데 뭇 자연의 소리가 모두 숨죽이고 여운이 날아오를 듯해서, 멀리서 이를 들으면 반드시 신선이 학을 타고 생활 불며 내려오는 것이라 할 만하였다. 대저 생각건데 멀리서 대하면 곧 신선이요, 가까이서 본즉 사람이니, 옛적에 일컬은 바 신선이라는 것도 모두 이와 같은 것에 불과한 것이리라. 밤이 깊도록 관찰사께서 시를 지어 보내어 여러 고을 원에게 이를 화운케 하였다....

성대중은 평소부터 김홍도가 퉁소를 잘 분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으며 그날 가졌던 연주 솜씨 또한 가히 듣는 이로 하여금 신선을 연상케 할 만큼 걸출한 것이었다고 감탄하고 있다.

뜻밖의 만남이다. 저자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했는데 다른 책에서 한 꼭지에 불과하지만, 그것도 미술책이라 뜬금없지만 저자에 대한 글을, 단원 김홍도에 대한 평가를, 그것도 단원의 그림이 아닌 퉁소 연주 실력에 대한 평가를 한 글을 만난 것은 행운이다.

 

중학교 한문 시간에 한문 수업이 끝나고 짝에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옛날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좋은 글귀를 접하고 사니 그 행동이 바르지 않을 수가 없었겠다'고. [성대중 처세어록]의 핵심이 이런 것이다. 많이 읽는다고 읽는 양에 비례해 생각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적게 읽되 많이 생각할 수 있으면 내 마음을 다스리는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동양 고전을 조금씩 접하면서 이 책이 마냥 새로울 것 없는 문장도 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뜻을 마음에 새겨 행동거지의 본으로 삼아도 될 좋은 글들이다.

 

아로 새겨도 좋을 문장 하나를 옮긴다.

 

내면이 부족한 사람은 그 말이 번다하고

마음에 주견이 없는 사람은 그 말이 거칠다.

 

內不足者, 其辭煩, 心無主者, 其辭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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