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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명문가 -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위하여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조용헌의 명문가
조용헌의 새 책이 나왔다. 7년전에 쓴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를 잇는 [조용헌의 명문가]. 책 제목에 저자 이름을 적어 놓은 것은 아마 이제 [조용헌]이라는 이름이 출판시장에서 네임밸류를 가지기 때문일거다. 편리를 위해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를 1권이라 하고 [조용헌의 명문가]를 2권이라 하자.
1권에는 열 다섯 집안이 소개되고 2권은 아홉 집안이 소개된다. 역사적 깊이로 따지자면 1권이 더한거 같고 현대인이 접하기에는 2권이 더 가깝다. 저자는 1권에서 명문가의 기본 요건이 "고택"을 유지하고 있는 집안이라 판단했는데, 거기에 더해 몇 가지 공통점을 따져 1. 역사성 2. 도덕성 3. 인물 을 들었다. 그리고 두 권의 책에서 뽑은 명문가의 핵심을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잡았다. 오늘날 소위 잘 나가는 집안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많은 부를 축적한 집안들이 외국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사회적 책임에 관한 부분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찢어진 한국사회를 통합하는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2권에서는 총 아홉 집안이 소개되는데 나의 관심을 끈 가문은 [문화재 보존으로 독립운동을 한 명문가_간송 전형필과 간송 집안], 그리고 [수백년 내력의 가풍이 만든 인재_인동 장씨 수재 집안]이다. 이 두 집안은 익히 들어 익숙한 집안이다. 새로이 인식하게 된 집안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살아있는 전설_우당 이회영과 형제의 일가]다.
[문화재 보존으로 독립운동을 한 명문가_간송 전형필과 간송 집안]. 10만석의 부자. 우리 문화재가 일본이나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사재를 털어 수집한 이가 간송 전형필이다. 도자기 만드는 곳에 몸담고 있고 서양 문화보다 우리 문화에 더 관심을 두어 너무 익숙한 인물이다. 책의 순서로 보자면 제일 마지막이자만 나의 관심이 첫째 가는 곳이어서 가장 먼저 읽어 내린 집안이다. 간송의 집안 내력과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그 많은 재산을 물려 받는 과정,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 그리고 문화재 수집에 도움을 준 이들, 오늘날 간송미술관이 명맥을 유지하고 그 후손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이 많지 않는 분량에 세세히 담겨 있다.
[수백년 내력의 가풍이 만든 인재_인동장씨의 수재 집안].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로 장하준을 꼽을 수 있다. 신자유주의 경제를 비판하고 한국 경제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몇 권의 주목 받는 저서를 낸 그는 우리가 가장 주목하는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쾌도난마 한국경제], [사다리 걷어차기] 등이 그의 저서다. 장하준이 인동 장씨다. 집안을 두루 살필 것도 없이 장하준의 할아버지를 기준으로 그 후대들만 따져도 인물들이 널렸다. 독립운동을 한 이도 많고 한국전쟁 참전은 필수다. 해방 이후에는 자유당 정권에 대항해 투쟁을 했고 유신정권에도 저항을 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에 두려워 하지 않는 집안이다. 한편으로 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아 학자로 성공한 이들이 부지기수다. 대부분의 형제, 자매, 그리고 그 후손들이 한 자리 한다. 장씨 집안의 역사는 조선조 양반 제도가 없어진 이후에 전개된 한국 근현대사에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조용헌의 명문가. 이 책은 저자가 우리 민족은 분열은 잘 하면서 통합이 잘 안 되고, 문제에 대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합의 도출도 하지 못하는데 우리 민족이 원래부터 못난 민족이었는지, 아니면 용렬한 족속이라 그런 것인지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난세에 영웅 난다고 분열된 혼란기에 중론을 모을 수 있는 것이 명문가의 역할이고 그래서 제대로 된 명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쓴 책이다. 결론은? 우리에게도 명문가가 있다. 오블리스 노블리주를 이야기 할 수 있는 명문가가 존재한다. 사회의 귀감은 널리 알려 본을 받게 하고 반성하게 하고,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시야를 넓혀 집안을 다스리는 본보기로 삼아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