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傳 2 - '인물'로 만나는 또 하나의 역사 한국사傳 2
KBS 한국사傳 제작팀 엮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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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전 2

 

전통역사서는 기전체紀傳體로 구성된다. 기紀는 황제나 왕, 국가와 같은 시스템의 이야기이고 전傳은 우리가 보통 열전이라고 부르는 인물이야기다. KBS 한국사傳은 리얼휴먼스토리, 즉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것을 책으로 낸 것이 지금 5권까지 나와있는 한국사전傳 시리즈다.

 

이미 다수의 프로그램을 TV로 접한지라 책을 읽어도 낯설지가 않다. 아니 방송분과 크게 차이가 없어 재방송을 영상으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로 읽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은 소현세자빈 강씨, [토정비결]의 저자로 알려진 이지함, 뛰어난 외교술로 삼국통일의 주역이 된 김춘추, 연산군에게 직언을 하다가 죽음을 당한 내시 김처선, 세계최강 몽골군을 무찌른 고려 장군 김윤후, 삼전도 비문을 작성한 이경석, 왕이면서도 무예에 조예가 깊었던 정조, 수사관으로도 학문정리 만큼이나 꼼꼼했던 정약용 등이 있다.

 

첫번째 인물로 새로운 조선을 꿈꾼 여인 소현세자 강씨 이야기를 훑어보자. 이전에 KBS다큐스페셜에서 소현세자의 의문사에 대해 다루었는데 그 때 잠시 등장(?)했었던 인물이다. 소현세자가 독설로 추정되는 의문사를 당하고 이미 인조의 눈밖에 난 소현세자빈도 모함으로 궁궐에서 쫓겨나고 사약을 받고 억울하게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때는 소현세자의 의문의 죽음에 대해 다루었는데 한국사傳에서는 강씨의 활약상이 펼쳐진다.

 

중국에 인질로 잡혀가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고 무역에도 손을 대 많은 이문을 남긴다. 축적한 부를 이용하여 청나라로 끌려운 많은 조선인 포로를 구한다. 뿐만 아니라 당시 청나라 지배층과 교분도 쌓는다. 그러나 남한산성에서 오랑캐라 여겼던 청나라에게 굴욕을 당했던 인조에게 강빈의 활약은 국위선양이 아니라 배신이다. 그리고 인조가 항상 불안해 했던 사실 한가지는 조선에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할 시 인질로 잡은 소현세자를 왕으로 세운다는 정축화약의 조약이었다. 소현세자는 인조에게 어지보면 정적이었다. 세자빈은 아들을 잘 보필하는 듣든한 며느리가 아니라 정적과 한패인 또 다른 정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8년간의 인질 생활을 마치는 동안 부부는 청나라에 유입된 과학지식, 천주교, 그리고 많은 실용적인 학문을 접한 후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러나 조선은 여전히 주자성리학을 최고의 학문으로 치고 대의명분과 의리를 중시하는 사회였다. 청나라에 씻을 수 없는 굴욕을 당한 인조에게는 청나라 문물을 전하는 아들 부부는 배신자나 마찬가지였다.

 

귀국한 지 두달만에 세자가 독살로 추정되는 의문사를 당하고 원손이 있는데도 아우인 봉림대군이 세자로 책봉된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강빈을 오히려 자신의 수라상에 독을 넣었다고 모함하여 강빈의 궁녀를 고문해 죽인다. 결국 강빈도 지위를 박탈해 궁궐에서 내쫓았다. 궁궐에서 내쫓는 그 날 사약을 내린다.

 

주자 성리학의 유교문화가 지배적이던 조선의 잣대로는 아녀자의 도를 넘어서고 왕실의 대의명분을 저버린 여인이다. 그러나 오늘의 역사는 강빈을 "현실의 고난을 헤쳐간 강인한 여성리더"로 다시 평가한다. 이미 방송된 내용을 다시 구성한 책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편리함으로 따진다면 책은 영상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러나 문자로 접하는 내용은 생각할 시간을 주고 상상할 여유로움을 선물한다. 보다 적극적인 활동에 대한 보상이다. 물론 방송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방송 내용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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