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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외교관 ㅣ Social Shift Series 4
칸 로스 지음, 강혜정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독립외교관
[독립외교관]은 출판사 에이지21의 Social Shift Series 4탄이다. 에이지21의 사회 변혁 시리즈 제1탄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 , 제2탄 <미래 사회를 여는 변화의 물결>, 제3탄 <세상을 바꾸려는 젊은 사회적 기업가의 꿈>에 이은 제4탄으로 이미 1탄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을 읽어서 이 시리즈의 성격이 어떤지 알고 있는터라 대충 감이 온다. 읽고 나서도 나의 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고 내심 흡족했다. 시리즈의 1탄 <세상을 바꾼...>은 기업의 최고 가치인 이윤 창출을 새롭게 해석하고 실천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제목의 "언리저너블"은 철저한 자본주의 시각으로 책 속의 인물들을 파악했을 때 내린 정의다. 현재는 기업도 무조건적인 이익 창출만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그들이 "언리저너블"이 아닌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 "리저너블"한 인물들이고 기업들이다. 봉사와 사회적 공헌을 기업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기업가들은 우리 사회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것이 단순히 사회 봉사가 아니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시켜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된다.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거기에 있다.
[독립외교관]도 경제에서 정치로 그 무대를 바꾸었을 뿐 크게 다르지 않다. [독립 외교관] 이게 말이 되는가? 외교관이라 함은 어려운 외무고시를 합격해서 어느 정도 보장되는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서 자국의 이익과 발전을 최대한 도출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독립적(Independant)이라니? 그렇다. 저자는 한 때 강대국 영국의 엘리트 외교관이었다. 영국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힘없는 나라들이 자국의 입장한 번 표명하지 못하는 반면, 비도덕적인 것을 알면서도 오직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밀어 붙이는 강대국의 논리에 회의를 느껴 영국 외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05년 인디펜던트 디플로맷(Independant Diplomat)이라는 비영리 외교 컨설팅 단체를 설립했다. 정치적으로 소외되거나 경험이 부족하여 국제사회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가난한 정부와 정치집단에게 외교적인 조언 및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기관의 목적이다.
니부어에 의하면 도덕적인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일지라도 그 사회는 비도덕적일 수 있다 고 한다. 한 개인은 동정심도 있고 자기를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이타심이나 이해심을 가질 수 있으며, 또 개인으로서는 양심적이고 이성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를 도덕적이 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 집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몹시 이기적이다. 그래서 한 국가나 계급이 자기들이 이익을 위해서는 부도덕도 감행한다. 이것이 현대 사회의 특징이다. 현대 정치와 국제 관계의 특징이다.
중동을 방문하지도 않고 현지어는 전혀 할 줄 모르면서, 현지 문제나 사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도 없이 뉴욕의 고층 건물 회의실에서 현지인들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문제를 결정해버리고 스스로 만족한다. 외교관의 이런 태도가 그가 외교관을 그만두는 요인이 된다. 한 때 가장 자부심을 느끼던, 그를 외교관으로 이끌었던 동기요인이기도 하다.
외교는 다른 영역과 별개로 구분되어 외부의 감시나 여향을 받지 않고 활동에 대해 외부에 설명할 책임도 거의 없다. 외교관이 되면 집단인 국가에 복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배운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말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타국의 손해나 불편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는 너무 위험한 말이다. 다른 나라의 눈치를 덜 볼 수 있을 정도의 강대국이라면 그만큼 국제 사회에서의 역할도 작지 않을텐데...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도덕관념이 없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해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자국의 이익만 내세우는 과거의 답습은 인류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오늘에 더 이상 맞지 않다. 오늘날 국가들이 직면한 시급한 문제는 지구온난화, 자원부족, 질병, 이민, 국경을 초월한 폭력 같은 지구적인 문제다. 우리들이 직면한 문제들이 '초국가적'이므로 해결책도 초국가적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초국가적 기관들이 어느 것에도 효과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저자가 고민한 부분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이 책을 펼치면 반기문 유엔 총장의 위상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저자는 조금 부정적으로 적기도 했지만 유엔 건물을 아주 폐쇄적이었던 베르사이유 궁전에 비유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만날 수 있는, 힘이나 경제력이나 기타 능력이 없으면 대화조차 힘든 인물이 유엔사무총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