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풍당당 한국사 - 동아시아의 참역사를 바로 잡아주는
박선식 지음 / 베이직북스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위풍당당 한국사
일전에 아버지와 "하얀전쟁"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안정효 소설이 원작인데 월남전 참전 후 전쟁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남자의 회상이 주된 줄거리다. 그 때 내가 아버지께 던진 질문이 월남전 참전 용사들이 베트남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느냐 였고, 아버지는 없었다고는 말못한다 가 그 답이었다. 당시는 한겨레 신문에서 그런 내용의 기사를 연재하다가 월남전 참전 용사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던 시기였다. 참고로 아버지는 월남전 참전 용사고, 전쟁의 상처를 조금은 가지고 사는 분이시다.
위풍당당 한국사. 우리가 어릴 적 배운 역사는 대한민국은 수백번의 침략을 받았어도 한 번도 먼저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는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 민족이라는 것. 가난이나 염색기술의 부족의 결과물인 흰 옷을 평화와 연관시켜 우리를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었다는 문제는 접어 두더라도 항상 당하기만 한 무능한 약소민족이었나 하는 문제가 남는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한국사의 여러 부분중에서 대외적인 활동사를 다루었고 그 중에서도 외교보다는 군사력을 강조하면서 대외적 군사출병 이야기를 거론한다. 물론 저자도 이 책이 우국적인 주전론만 펼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것을 경계한다.
이 책은 치우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중국 사마천이 지은 [사기]에 황제 헌원과 치우의 대격돌이 소개되어 있다. 중국 역사서이다보니 황제는 덕을 드러낸 치자로, 치운느 반역을 꾀한 부도덕한 악한이자 반적들의 우두머리로 다루어져 있다. 위서라는 논쟁이 있는 책이긴 하지만 우리 역사서 [환단고기]의 <태백일사> 등에는 치우가 우리 민족의 아주 오랜 지도자로 그가 보여준 뛰어난 군사적 지위와 활약를 한 인물로 그리고 있다. 저자는 위서 논쟁이 있는 [환단고기]까지 꺼내는 이유를 "치우가 우리의 조상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치우는 많은 이들에게 무슨 일을 추진할 때 적어도 그에 따른 마음가짐이나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왜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비록 위서의 시비속에 있긴 하지만, <태백일사> 등에서 치우가 황제 헌원의 세력과 일전을 준비하기에 앞서, 황제에게 마음을 씻고 행동을 고치라는 선전전을 펼쳤다는 기록은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다. ....모든 점에서 준비하는 자로서 갖춰야 할 최고의 경영관리 수순을 따랏음을 짐작케 한다"라고.
우리 민족은 결코 약소민족이 아니었다. 고조선도 강했고 고구려의 광개토 대왕은 5세기 전후의 급박한 동북아시아 정세나 상황속에서 강력한 무력의 증대와 그에 근거한 대외적 패권장악을 이루었다. 군사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문화정책도 병행했고 후대 장수왕가지 이어여 문화의 중흥기를 맞기도 한다. 조선시대 이종무의 대마도 정벌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선 연안을 노략질하던 왜구의 소굴을 공격한 것이, 결과적으로 요동지역과 절강, 그리고 광동지역 등지에서 살다가 붙잡혀 갔던 사람들가지 구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무력과 군사적 위용을 갖춘 것이 우리의 평화를 지켜준 것이다.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그 책을 아주 재미있게, 흥분해 가면서 읽고도 "이거 쇼비니즘 아닌가?"라는 의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렇지만 그 책으로 많은 독자들이 군사대국화가 아니라 군사 자주국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을거다. 우리 민족이 주권에 바탕을 두고 펼친 대외적 군사 활동은 결단코 거칠고 오만한 무력시위가 아니었고, 동북아시아 평화와 질서 유지라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역사적으로 드러낸 대외출병의 역사는 자주성을 바탕으로 구현된 글로컬리제이션의 실질적 기반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예측불허의 21세기에도 합리적인 생존과 성장의 모델은 모색되어야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