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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 궁극의 무예로써 몸과 마음을 평정한 한국 최고 고수 16인 이야기
박수균 지음, 박상문 사진, 최복규 해설 / 판미동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중학교 때 딱 2달 동안 우슈를 배운 일이 있다. 고종 사촌형이 우슈를 수련하고 있었는데 강한 남자에 대한 로망으로 부모님을 졸라 도장을 찾았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했다. 도장에서 마치면 9시. 버스를 타고 오는데 옆 반 선생님을 만났다. 왜 늦은 시간에 여기서 버스를 타냐? 우슈를 배웁니다. 그래 알았다. 그 사실은 담임선생님께 들어갔고 당시 장난이 심하던 나는 운동이라도 배우면 빗나갈 거라는 담임의 엉뚱한 추측과 거기에 영향을 받은 부모님의 만류로 그만두게 되었다.
한국의 무림고수를 찾아서. 이 책의 저자 박수균은 신문기자이면서 도복 냄새과 땀 냄새가 좋아 무술 수련에 푹 빠진 사람이다. 십팔기 공인 4단으로 2003년 5월부터 문화일보에 연재된 [박수균 기자의 무림고수를 찾아서]시리즈를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우리 나라 무술 고수들의 총출동이다. 무술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십팔기, 팔괘장,형의권, 당랑권부터 태극권, 선관무, 태껸, 합기도 그리고 너무나 익숙한 태권도까지.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인물도 있었다. 태권도의 정국현 교수다. 어린 시절 스포츠 뉴스를 보면 가끔 나오는 세계 태권도 대회의 우승자. 그가 지금 한국체대 태권도학과의 정국현 교수다. 그리 크지 않은 체구지만 그의 돌려차기 한 방에 거구의 서양인이 기절하는 광경을 여러 번 봤다. 문대성이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서 보여주었던 그 장면이다. 태권도 하면 항상 걸고 넘어지는 이야기 2가지. 태권도의 기원이 뭐냐? 그리고 태권도의 실전성에 대한 의문. 저자도 항상 이런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기자 정신의 발로다. 그리고 품세가 불필요한 동작이 너무 많지 않냐고 묻기도 하고.
이종격투기의 유행으로, 무술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일반인들은 어떤 무술이 더 강하냐, 어떤 무술이 실전에 더 유리하냐? 아니면 이소룡과 효도르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라는 식의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무림 고수들은 남을 이기고자 수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련을 한다. 저자는 서로 다른 무술의 고수를 만나면서 서로 비교해서 누가 더 강하냐가 아니라 각각의 무술이 가지는 특징과 역사, 내력 등을 이야기하고 해당 무술에 대한 존중으로 고수를 대한다. 물론 기자 정신으로 진부한, 그러나 누구나 궁금해 하는 질문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지만.
책에 실리지 못해 아쉬운 인물도 있었따. 기천문의 박사규문주다. 조용헌의 [방외지사]를 통해서 만난 인물인데 대학교 때 온갖 운동을 다 섭렵한 선배형이 그 당시 흠뻑 빠져있던 운동이 기천이었다. 그러면서 박사규 문주에 대해 이런 저런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박사규 문주는 다른 고수들에 비해 TV에도 몇 번 나와 익숙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빠져 있다.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