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다르지 않다 인물로 읽는 한국사 (김영사) 5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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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다르지 않다

 

이이화의 인물로 읽는 한국사 그 다섯번째 이야기 " 진리는 다르지 않다"

 

한국사를 종교인 이야기로 풀어 낸 책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 특히 우리 나라 역사에서 종교의 역할과 비중을 생각할 때 꼭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전편에서 유학자나 선비 이야기를 다루었고 우리 나라 역사에서 유교는 종교를 넘어서 생활 윤리 규범 그 자체이기에 유교를 제외하고 불교, 도교, 천주교과 기독교, 그리고 동학이나 대종교, 증산교 같은 민족 종교까지 다루고 있다. 이이화 선생은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에서 쉽게 풀어 설명해 주는 글체에 익숙해서 제목이 주는 무게감과는 달리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처럼 중고등학생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는 책이다.

 

여러 종교인 이야기 중에 내가 특히 관심을 두고 읽었던 것은 불교의 경허 스님 이야기와 기독교의 함석선 선생 이야기다. 이미 다른 책들에서 여러번 접한 인물이라 이이화 선생은 어떻게 평가하고 서술했는지 궁금해서다. 특히 한국 불교 근대 선승 경허에 관한 이야기를 주의깊게 읽었다.

 

경허 스님 이야기는 최인호의 소설 '길없는 길'에서접하고 꾸준히 관심을 가졌고 고승열전에서도 만나서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불교사상사를 수놓은 수많은 별 가운데 붓다 정신을 가장 온전히 구현한 크나큰 별이 바로 '길'의 성현 경허이다. 1600여 년의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대성현이요 한국 근대선을 대표하는 대선사요 동시에 원효와 더불어 원효와 노닐 수 있는 대자유인이요 대시인이다 - 한중광 <경허-부처의 거울 중생의 허공>]

이라는 인용구에 대해 현대에 쓰인 이런 평가는 과장된 것 같다. '대성현', '원효와 더불어.....'등의 표현이 자나친 것은 아닐까? 라고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데 이이화 선생의 절제된 평가가 주목을 끈다. 앞의 원효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과 일맥 통하는 부분이다. 원효가 대단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경허도 그에 못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깎아 내리는 듯한 모습은 조금 아쉽다.

 

두번째로 내가 주목한 인물은 함석헌이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일제시대를 지낸 사상가나 위인 어느 누구의 책을 봐도 꼭 등장하는 이가 씨알 함석헌이다. '청년의사 장기려'라는 소설에도 나오고 장준하를 다룬 위인전에도, 나비 박사 석주명의 전기에도, 그리고 몇년전에 TV에서 강의를 했던 도올 김용옥의 강의에도 등장했다. 이 책에서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함석헌을 모르는 이가 드물것이다.]로 시작한다. 저자가 함석헌 선생을 처음 만난 이야기로 글을 풀고 있다. 사상가요 민주운동가요, 지사요, 문필가로 선생이 추구한 영역은 넓었고 시대가 선생을 필요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함석헌을 어디에서나 보게 된다. 먹물 빛 한복을 입고 흰 수염을 기른 모습이 영락없이 산신령이지만 마른 얼굴에 강한 눈빛은 독재와 대립할 수 밖에 없는 고집스러움이 묻어 있다. 선생은 기독교인이었지만 기독교 안에서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기독교적 종파주의나 교파주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종교와 사상을 접하고 체득했다. 그의 사상과 역사의식이 더해져 씨알 사상이 태어난 것이다.

 

이 책은 책 제목과 표지등등의 겉보기 VS 책 내용과는 지나친 괴리감이 있다. 책 제목과 표지를 보면 너무 심오해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그냥 짧은 인물 이야기다. 물론 그 내용이 가볍진 않다. 그렇다고 [진리는 다르지 않다]라는 심오해 보이는 제목을 붙일만큼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 역사속에서 큰 역할을 하다가 간 인물들에 대한 짧은 이야기다. 저자의 주관적 평가가 제법 노출된 부분들이 있는데 그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고등학생이 봐도 별 무리가 없는 어렵지 않은 책이다. 책을 펴기 전에는 솔직히 쫄았는데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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