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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장기려
손홍규 지음 / 다산책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청년의사 장기려
KBS 현대인물사를 통해 본 그는 '슈바이처'다. 더도 덜도 말고 한국의 '슈바이처'다. 전쟁통에 아들과 부산에 내려와서 실천한 환자사랑은 눈물겹다 못해 성스럽기까지 하다.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다른 자식들을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는 그의 가족 사랑.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노력. 이 모든 것들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인간 장기려는 의사 이전에 성자다.
청년의사 장기려. 이 책은 일제시대 태어나 의술을 전공하고 평생을 병원 한 번 가보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의술과 사랑을 펼치다 간 장기려 박사 이야기를 소설로 구성한 책이다. 이전에 [KBS 현대인물사]를 통해 장기려 박사님을 접한 적이 있어서 쉽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평생 의술을 펼치면서 변하지 않은 건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일제 시대에는 가난한 동포들을 위해 의술을 펼치고, 해방이 되고 소련군이 점령했을 때는 공산당들에게,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북한이 북으로 후퇴하고 미군과 한국군이 평양을 점령했을 때는 남한군인들을 치료한다. 장기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니고 인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평양에서 의사로 있으면서 변한 건 통치 세력이었지 장기려의 마음이 아니었다.
윤치호도 나오고, 이광수도 나오고, 함석헌, 나비박사 석주명, 김일성, 이승만, 백인제도 나온다. 한국 현대사를 장식한 굵직 굵직한 인물들이다. 윤치호는 송도고보 교장이었고, 이광수는 장기려의 의술을 받았고, 그를 그의 작품 '사랑'의 안빈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나비박사 석중명은 송도고보 시절 많은 생각을 나누던 동문이었고, 백인제는 그가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게 끔 한 당대 최고의 명의이면서 멘토였다. 일제 시대 한국인의 자존심을 의술로 지켜낸 이다. 이렇게 우리가 다 아는 사람만 나오는 건 아니다. 그가 의술에 처음 눈 뜨다 시피한 계기는 고향 용천의 박의원을 통해서다. 박의원의 아들과는 나중에 악연이 되지만. 그리고 그를 이해하고 사랑한, 의사의 딸로 태어나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한 사람의 아내로 헌신적인 삶을 산 아내가 있었다. 몸과 마음이 아파 휴향을 할 때 기숙사에서 만난 대길이라는 아이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KBS 현대인물사]의 장면 하나 하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한국 전쟁 이후 부산에 내려와서 생활한 부분이 없다. 오히려 장기려 박사의 업적은 아들과 남하해서 부산에 정착하면서 이루어진 것들이 더 많았다. 무료진료를 하고 청십자의료재단을 만들고 외과의사로써 뛰어난 수술 실력을 보인다. 우리가 가끔 TV에서 보던 두밀리 자연학교의 ET할아버지 채규철씨도 불의의 교통사고로 3도 이상의 화상을 입어서 모든 의사들이 살아도 의미가 없다고 포기를 할 때, 그래도 살아야 된다, 귀중한 목숨이다 라고 하여 지극한 정성으로 살려낸다.
이미 [장기려 그사람]이라는 평전이 나와 있다고 하나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꼭 읽어봐야겠다. 소설에서 다룬 것은 장기려 박사 일생의 절반도 안된다. 그가 이룬 일들이나 살아온 시간 어느 것으로 계산을 해도. 훌륭한 사람의 일생을 되짚어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다시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