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이황 지음, 이장우.전일주 옮김 / 연암서가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최인호의 유림3권은 공자의 학문과 사상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성리학을 완성한 퇴계의 철학자로서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많은 부분이 단양 기생 두향에 관한 이야기로 할애를 해서 조금 아쉬움이 남던 차에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를 집어들었다. '유림'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아들 준에게 쓴 편지를 인용한 내용으로 채워져, 어떤 편지들이 오갔는지 궁금하던 차에 좋은 책을 만났다.

 

 

일반인들에게 인식된 퇴계는 기대승과의 4단 7정에 관한 논쟁, 율곡과 이기이원론과 이기일원론에 관한 논쟁, 그리고 조금 더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퇴계의 학풍이 우리 나라 못지 않게 일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정도일 것이다. 대게 대학자로서의 퇴계를 다룬 부분이다. 하지만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는 그 형식이 서간문이고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 가정사나 가족사, 그리고 퇴계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시대가 달라서 이런 비교는 우습지만 오늘날로 시대를 당겨오면 퇴계는 세상 둘도 없는 잔소리쟁이다. 아들이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집안 제사 준비는 잘 되어 가는지, 처가집은 어떠하고, 집안 하인들 단속은 잘 되는지, 하인들마다 그 성품이 다르니 방법론 까지 거론하고 있다. 겨울이 되기 전에 미역을 미리 준비하라는 당부도 있다. 특히 아들 준이 독서과 학문 연마를 게을리 하는 부분에서는 '염려하고 또 염려한다'. '준'이 장자인 이유도 있을 것이고, 둘째 '채'가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 죽은 것도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조선시대 집안의 대소사를 여성이 결정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퇴계는 모든 가정사를 챙긴다. 부인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첫째부인 허씨는 둘째 '채'를 낳고 산고로 죽는다. 당시 퇴계는 27세의 젊은 나이였는데  스승의 딸인 권씨를 두 번째 부인으로 맞이하지만 사화당시 가족들이 처참하게 맞아죽는 모습을 보고 정신이 이상해진 여인이였었다. 스승의 간곡한 부탁으로 아내로 받아들였다. 정상적이지 못한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으니 집안의 대소사는 당연 그의 몫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황의 나이 46세 때 두번째 부인 권씨가 죽자 '...너희들은 모두 너희 어머니의 초상을 치르지 않았으니 이 초상이 바로 너희 어머니의 초상이라는 마음으로 하면 저절로 삼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계모가 친모와 차이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대개 뜻을 알지 못하며 경솔하게 하는 말로써, 사람을 의가 아닌 것에 빠지게 하는 것으로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라는 당부로, 당시 계모를 하대하는 풍습에서 친모와 동등하게 상을 치르게 한다. 지나친 예에 얽매여 의를 저버리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서간문이지만 어지간한 관심이 아니고는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이황에 대한 관심을 득하고 다른 자료들로 학습을 한 후에 읽는다면 대학자 이황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서간문 원전을 싫었다면 좀 더 깊이을 두고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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