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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좀 열어 주세요 - 무섭고도 슬픈 우리들의 이야기 ㅣ 머스트비 단편집
조경희 외 지음, 박지윤 그림 / 머스트비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명 :
문좀 열어
주세요
📍저자 :
조경희,윤정,강효미,이여주,홍종의,박지윤
📍출판사 :
머스트비
📍장르 :
어린이
동화
한 명의 작가가 쓴 장편이 아니라, 다섯 명의 동화 작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아이들의 두려움과 상처를 그려낸 단편집입니다. 조경희, 윤정, 강효미, 이여주, 홍종의 작가가 참여해, 학교와 집, 골목과 엘리베이터 같은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마주하는 공포를 여러 편의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각 편에는 실제로 일어날 법한 상황과 기묘한 사건이 겹쳐져
있습니다.
왕따, 가정불화, 무시당하는 아이, 어른들의 폭언 등 현실의 상처 위로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져, 읽는 내내 이게 정말 귀신
때문일까, 아니면 마음 때문일까를 계속 묻게 만듭니다.
그 덕분에 공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속마음에 더 깊이
다가가게 되는 구조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은, 이야기마다 ‘문’이라는 상징이 반복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에게는 교실 문, 방 문, 마음의 문이 모두
쉽사리 열리지 않는 벽처럼 느껴집니다.
그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것이 때로는 귀신의 그림자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나 좀 봐 주세요, 내 이야기 좀 들어 주세요 하는
간절한 신호로 느껴졌습니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대단한 영웅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우리가 지하철에서 스쳐 지나갈 법한 사람, 옆집에 살 것 같은
사람, 혹은 바로 나와 닮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문을 두드린다. 어떤 문은 쉽게 열리고, 어떤 문은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습니다
문이 열리지 않을 때 사람들은 실망하고, 좌절하고, 때로는
포기하게 됩니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해서 그 문이 틀린 문은 아니라고. 어쩌면 아직 시간이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알려줍니다
이야기들은 크고 극적인 사건보다는 아주 작은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누군가의 짧은 말 한마디, 우연히 마주친 시선, 용기를 내어 건넨 인사. 그 사소한 장면들이 모여 하나의 문을 만들고, 또 하나의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아주 조심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의 한편을 내어주는 일은 그리 거창한 결심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상대의 목소리에 잠시 멈춰 서는 것, 그리고 내 안의 경계심을 내려놓고 환한 웃음으로 마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열림의 미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