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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
나규리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명 :
소프트
렌딩
📍저자 :
나규리
📍출판사 :
마이디어북스
📍장르 :
소설
인천국제공항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속에서 일하는
두 청년의 삶을 통해, 차별이 일상인 사회에서 부드럽게
착륙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중심에는 인천공항 계약직 1차 보안검색원 수인과
2차 보안검색원 단아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떠나고 돌아오는 출국장의 통로에서, 이들은 사람보다 수하물과 규정, 실적표에 먼저 이름을 빼앗깁니다
서로 다른 구역에서 일하지만 닮은 처지의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통해 이 삶이 틀린 게 아니야라고 겨우 안도하는 작은 연대를 쌓아갑니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노동과 성소수자라는 묵직한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그것을 단지 고발의 언어로만
밀어붙이지 않는 태도가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감성적인 사랑 이야기의 형식을 빌려,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이 어째서 미안함과 두려움, 죄책감과 맞닿아야 하는지,
그 부당한 감정 구조를 끝까지 따라가며 보여 줍니다



인천공항이라는 공간 설정도 인상적이다. 세계 곳곳으로
날아오르는 항공편과 달리, 이곳 노동자들의 삶은 계약서 한 장에 묶여 제자리에서 기대어 서 있습니다
수인은 누구보다 많은 여권을 보지만 정작 자신의 경로는 늘 제한되어
있고, 단아 역시 수하물의 안전을 책임지면서도 자신의 삶은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모순 속에 외로움을
느낍니다
수인과 단아가 서로를 향해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에서,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거창한 탈출이 아니라, 오늘을 버티게 해주는 작은 착륙의 순간들을 정성스럽게 포착하여
보여줍니다
부당한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일만큼은 결코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을 이야기 합니다
공항이라는 거대한 시스템과 그곳의 가장 약한 고리인
비정규직, 그리고 존재 자체로 차별받는 성소수자의 자리를 한꺼번에 바라보게
만드는 이 소설은, 한국 사회가 무엇을
해야 될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