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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장례 여행 - 기묘하고 아름다운 죽음과 애도의 문화사
YY 리악 지음, 홍석윤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명 : 세계장례여행
📍저자 : YY리악
📍출판사 : 시그마북스
📍장르 : 세계사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오랜만에 죽음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장례라는 주제는 누구나 언젠가 마주해야 하지만, 평소에는
애써 외면하고 싶은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무겁고 낯선 주제를 세계 여행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며, 죽음과 장례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작가님이 직접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경험하고 목격한 다양한
장례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인도의 화장터에서,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 축제에서, 티베트의
조장(鳥葬) 의식에서, 북유럽의 자연장 현장에서. 그곳에서 사람들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애도하며,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각 나라의 장례 문화는 저마다 달랐지만, 그 안에는 공통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죽은 이를 존중하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의미 있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 책이 인상 깊은 이유는,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지나치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기 때문이다. 저자의 문장은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비극을 강조하거나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 대신 장례라는 장면 속에서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일상과 태도를
조용히 보여줍니다
한 잔의 차, 오래된 관습, 짧은 침묵 같은 사소한 요소들이 모여
그 사회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려줍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사실, 그리고 남겨진
자들이 떠난 자를 보내주는 방식 속에 그 사회의 가장 지극한
사랑과
예의가 담겨 있다는 통찰은 읽는 내내 묵직한 파동을
일으켰습니다.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옅어지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생명들에 대한 경외심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문화마다 장례의 형식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위로하고 기억하려는 마음만은 국경을
초월해 닮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화려한 수사로 죽음을 포장하지 않아도, 작가님의 눈에 비친
그들의 마지막 뒷모습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와 같았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장면은 마음에 남았던 것은
인도 바라나시의 화장터 이야기였습니다.
갠지스 강변에서 매일 수백 구의 시신이 화장되는 그곳에서,
사람들은 죽음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죽음이 삶의 일부이고,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라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하며 살아갑니다.
그곳에서 죽음의 현장을 목격하면서도, 이상하게 평온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죽음을 숨기지 않고 직시할 때, 오히려 삶이 더 선명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그 대목을 읽으며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나는 어떻게 죽고 싶을까. 나의 장례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을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을까. 이런 질문들이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질문을 통해,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곧 삶을 생각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