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아, 우울해? - 침몰하는 애인을 태우고 우울의 바다를 건너는 하드캐리 일상툰
향용이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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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상봉아 우울해?

📍저자 : 향용이

📍출판사 : 애플북스

📍장르 : 그림 에세이

우울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주인고 상봉이라는 인물의 일상에

스며 있는 감정과 그림으로 풀어낸 훌륭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이 책은 우울함을 질병이나 문제로 단정하지 않고, 삶의 굴곡

속에서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내면의 아픔으로 바라봅니다.

주인공 상봉의 시선을 빌려 우울을 관찰하고, 그 우울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퍼지고, 또 어떻게 조금씩 복원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이 책의 힘은 우울을 설명하지 않고 그려낸다는 점

대단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

상봉이 앉아 있는 방, 그 방에 스며 있는 공기, 말없이 고개를

숙인 표정까지 함께 느끼며 그의 마음에 서서히 나도 모르게

다가서게 됩니다

이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거대하고 추상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아주 미시적이고 일상적인 순간에 집중하여 보여 준다는

점입니다

작은 무기력, 약속을 취소하고 싶은 내적 갈등, 의미 없는 하루를 보냈다는 자책감 등 독자들이 매일 겪는 미세한 감정의 굴곡을

정확히 포착합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순간에 적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연고와 같은

실용적인 위로와 행동 지침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는 자기 수용의

문장 반복이나, 복잡한 생각 대신 단순한 일에 집중하여 긍정적인 순간을 획득하는 작은 성취 목록 만들기 등은 당장 오늘부터

실천 가능한, 벽을 낮춘 실질적인 치유 행동들입니다.

우울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이 말하기임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누구에게 털어놓을지 망설이고, 말하는 도중에 감정이 무너질까 두려워하며, 결국 혼자 방 안에서 감정을 삼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에서 우울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머물 공간임을 보여줍니다

책 속 인물들이 상봉 곁에 조용히 앉아주는 장면들은 과장 없이 담백하게 쓰였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울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다기보다,

그것과 함께 사는 법을 이야기 합니다.

우울을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으로 이해합니다.

스스로에게 조금 더 부드러운 눈빛을 보내고,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 장면들은 이 책의 좋은 점입니다 .

변화는 갑작스럽지 않다. 하루 한 걸음, 아주 작은 움직임이지만, 그 변화가 실제 삶에서 가장 현실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우울을 당당하게 인정하는 용기 자체를 회복의 시작으로

제시하여 보여줍니다

과도한 위로나 교훈을 강요하지 않고, 우울한 사람의 마음이

실제로 어떤 모양인지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우울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우울을 겪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모두 의미 있는 지침서가 될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짧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감정의 여운이 깊은 문장

사이사이에 놓인 공백이 오히려 주인공의 심리와 우리의 감정을 잇는 작은 다리처럼 작용하는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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