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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항
조갑상 지음 / 산지니 / 2025년 7월
평점 :
📍도서명 : 도항
📍저자 : 조갑상
📍출판사 : 산지니
📍장르 : 한국 소설
한국 현대사의 가장 아프고 낯선 장면들을 조용한 필치로
복원해낸 소설집으로, 단순한 역사소설을 넘어 개인의 삶과 바다가 만나는 현장을 깊이 그려냅니다
광복 직후 일본에서 강제징용 조선인들을 귀국시킨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바탕으로, 가족과 함께 절망과
희망의 경계선을 건너야 했던 김상구라는 인물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바다를 건너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시대적
상처와 개인의 선택을 함축한다고 보여집니다
전쟁과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바다를 넘어 새로운 삶을 모색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려냅니다
바다는 자유와 희망을 품은 공간이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단절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들이 건너려 했던 바다는 단순한 물리적 경계가
아니라,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상징으로
작동한다고 봅니다
독자는 그 경계 위에서 서성이는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를
따라가며, ‘살아남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역사의 고통과 그 속에서 움트는 희망, 누군가의 상실
뒤에 나아갈 새로운 길에 대한 질문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마음을 울립니다
현재의 순간 속에 과거의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시간의 층위가 복합적으로 구성합니다
바다라는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내면과 조응하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하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적 가치와
감정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좋은 문학이 주는 위로와 성찰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작품 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