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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마음 ㅣ 책고래마을 48
유하정 지음, 안효림 그림 / 책고래 / 202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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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마음>>이라는 그림책은 로드킬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바로 큰길 가에 높인 벽입니다.
벽은 그냥 가만히 쌩쌩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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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차에 치인 새끼 고라니 한 마리, 새끼 멧돼지 한 마리, 새끼 고양이 한 마리....
도롯가에 쓰러진 한 마리들
저마다의 사연으로 길을 가다가 그만 사고를 당하고 쓰러집니다.
그런 동물들은 피 흘린 발자국을 남기면서 벽에 기대어 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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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그런 동물들의 마지막 숨소리를 듣는 거죠.
누군가의 죽음을 숨죽이고 들어주는 벽...
동물들의 마지막 순간을 아무 말 없이 마음을 다해 끌어안는 벽...
<<벽의 마음>>을 읽으며 어쩌면 우리 인간은 벽보다도 못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하나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지를 망각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중학생 때, 목격한 로드킬 장면이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어느 겨울, 하굣길에 덤프 트럭이 지나가는 어린 강아지를 치었던 일...
그 작은 생명은 정말 처참하게 죽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지만, 저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벽의 마음>>에서 주인공 벽은 별이 사라지는 새벽까지 동물들 곁을 지키며 마음을 다했다고 말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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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람이 어우러져 살면서 마음을 다하며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서로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는 일도 없을 텐데 말이에요.
이 책을 통해 너무도 단단하고 차가울 것만 같았던 벽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벽에 대한 편견이었을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