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아빠 물구나무 세상보기
김완진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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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두 딸과 어린이 작가 정신에서 나온 <<공룡 아빠>>를 읽었습니다. 저희 막내가 다섯 살 여자아이인데 공룡을 좋아하거든요. 

저도 모르는 공룡의 이름을 줄줄 꿸 정도로 말이에요.

이 책은 무슨 이야기일지 한번 살펴볼까요?


두꺼운 책표지를 넘기니 집 한채가 나오네요.

부스스한 머리를 한 아빠는 퇴근을 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인가 봅니다.

그런 아빠는 일요일 오후에도 양복을 입은 채로 소파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졸고 있고,

아들은 그런 아빠 앞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네요.

그런 부자의 모습을 보며 엄마는 잔소리를 퍼부었고요.

(->이런 모습을 보니 여느 집들의 일상적인 주말의 모습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사실 저희 집은 안 그러거든요. 티비도 거의 안 보고요. 잔소리하는 엄마의 모습은 비슷할지 모르지만요.ㅋㅋㅋ)


엄마의 잔소리에 못 이겼는지, 아빠는 아들과 함께 뒷산으로 산책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공룡을 정말 좋아하는 아들은 산에서 공룡 알을 찾고 싶은가 봅니다.

아빠에게 공룡 알을 찾고 싶다고 말하고, 아빠는 그런 아들의 동심에 동조하며 함께 발걸음을 뗍니다.

아빠는 나무 위만 보며 산을 오르고, 아들은 공룡을 찾으며 두리번거립니다.

아들은 지렁이도, 개미도 신기해하며 아빠에게 이야기하지만, 아빠는 흙 묻는다, 개미한테 물린다며 잔소리를 하네요.


그러다 아들은 공룡 알을 발견해 집에 가져와서 따뜻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다음 날 아침, 아기 공룡이 아빠처럼 옷을 입고 소파에 앉아있는게 아니겠어요?

그 아기 공룡은 아빠의 턱수염처럼 까끌까끌했어요.

엄마는 아기 공룡을 보고 찡그리긴 했지만 키우는 것을 허락해 주네요.

공룡은 아빠를 닮아서 '까끌까끌사우루스'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아들은 공룡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즐겁고 신나게 놉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공룡은 점점 커져갑니다.

아들은 까끌까끌사우루스가 더 크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네요.


까끌까끌사우루스는 크면 클수록 더러워지고 코도 곱니다.

마치 아빠처럼요.


이 그림책을 읽으며 공룡은 아마 이 아이의 아빠를 빗대어 표현한 것 같습니다.

매일 피곤에 쩔어서 자기하고는 놀아주지 않는 아빠.

항상 소파에 앉아 졸고 있는 아빠 대신 자기와 시간을 보내주는 공룡.

아이의 소망이 공룡을 통해 대변되고 있는 것 같네요.


얼마 전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뇌리에 박힌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어떤 아빠가 아이에게 저의 세뇌하다시피 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때 오은영 박사가 한 마디 딱 잘라 이야기하더라고요.

"제가 아이라면 아빠의 자녀라는 게 너무 싫을 것 같아요."라는 내용의 말이었어요.

그 장면을 보고 나서 저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았습니다.

'내가 아이라면 나 같은 엄마를 아이들이 좋아할까? 내가 엄마라 행복할까?'라는 생각 말이에요.


소파 위 피곤에 찌든 모습 말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더 좋은 엄마, 아빠가 되기로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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