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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을 잡아 ㅣ 그린이네 그림책장
여름꽃 지음 / 그린북 / 2023년 3월
평점 :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이들은 물론 어른인 저의 감정과 정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하루의 일상을 과업 중심적으로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동안 정작 우리 마음 속의 소리에는 귀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게 점점 체감이 되더라고요.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아주 짧긴 하지만 매우 큰 감동을 선사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책을 받자마자 아이의 발에 묻은 파란 얼룩이 큰 파도처럼 저에게 밀려오면서 울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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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서서 자기 발에 묻은 파란색 얼룩을 가만히 쳐다봅니다.
어디서 묻은 걸까 생각하면서 금세 지워질 거라고 느끼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얼룩은 온몸을 뒤덮습니다.
이 파란색은 이 아이가 처한 상황 속에서 이별로 인한 슬픔, 꾸중을 들은 후의 속상함, 우는 엄마를 본 후의 어쩔 줄 모름, 전학으로 인한 외로움 등등 때문에 찾아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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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룩은 점점 번지게 됩니다.
학교 가기 싫은 이 아이는 길에서 노란색의 소녀를 만납니다.
주황빛이 감도는 노란 빛깔 소녀는 파란색으로 얼룩진 소년에게 눈길을 보내고 관심을 갖고 토닥여줍니다.
노란색의 소녀가 파란색 소년의 손을 잡아끌며 "같이 놀자!"라고 말하는 순간. 두 아이가 맞잡은 손은 파랑과 노랑이 섞인 초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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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깔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며 아이들은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깔로 물듭니다.
요즘 우리는 뉴스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기사를 자주 접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만 더 일찍 헤아려주고 공감해주었더라면 학교폭력에 연루된 아이들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행동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의 감정을 자기 스스로도 잘 알아차리는 법을 알고, 주변에 있는 가족들, 친구들이 공감과 위로를 보내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린북에서 나온 <<내 손을 잡아>>를 읽으며 노란색 소녀가 내민 손에 집중해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들은 모두 상처받기 쉬운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용기와 격려를 위한 작은 손짓은 얼마나 큰 힘이 될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