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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 ㅣ 괜찮아, 괜찮아 14
이바 베지노비치-하이돈 지음, 하나 틴토르 그림, 이바나 구비치 외 옮김 / 두레아이들 / 2022년 4월
평점 :
아이들에게 제목만 보여주고 “이 책이 무슨 책일까?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물으니, 단번에 “치매 걸린 할머니 얘기!”라고 답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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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처럼 점점 기억을 일어가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다행히도 저희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치매에 걸리지 않고 돌아가셔서 아이들이 이런 경험이 전혀 없지만 책을 읽는 것은 다양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요즘은 이혼이나 사별, 부모의 죽음은 물론 다양한 성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그림책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그림책들을 읽으며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지는 않아도 주변에서 그런 경험이 있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야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저는 그런 책에 손이 가더라고요....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라는 책을 읽으며,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있었어요.
단추가 흘러내리는 그림인데.... 사실 이 그림을 보면서 시계가 녹아내리는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녹는 시계”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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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단추조차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게 되는 것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이 책을 받기 며칠 전에 아이들의 외증조모, 그러니까 저에겐 외할머니시죠. 할머니께서 향년 95세로 하늘나라에 가셨어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는 할머니가 누구인지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라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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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누구에게 닥칠 일이 될지도 모르는, 기억을 잃어가는 가족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어떻게 소중한 가족과의 기억을 이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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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아이와 함께 읽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