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의 ‘인생과 신화’ 특강
조지프 캠벨 지음, 권영주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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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 이 시대에 신화가 생존하는 법칙



신화는 대중의 영역이고, 꿈은 개인의 신화이다.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의 저자인 조지프 캠벨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다.
대중은 현세의 희망을 찾기 위해 또는 미래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신화를 또다른 세계로 연결하고 후대에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 각자 오늘의 불안을 잠재우고 미래의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자신만의 신화로서 자아를 만들어 낸다.
잡스나 게이츠는 개인적인 신화를 현실화시킨 대표적인 자타공인 오늘날의 영웅 아닌가? 21세기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신화 속에서 우리는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책은 놀랍게도 1958년부터 1971년까지 뉴욕에서 개최되었던 쿠퍼유니언 포럼이라는 강연 내용을 엮었다. 무려 50년된 책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저자인 조지프 캠벨 역시 한 세대 앞선 사람으로 신화종교학자이자 비교신화학자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신의 가면 1~4권"이 그의 저서이다.
어린 시절 인디언의 민담을 좋아했던 그는 아서 왕 전설에 나오는 많은 주제가 인디언 민담의 기본 주제와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양한 나라의 신화들의 원전에 대해 연구하며 20세기 최고의 신화 해설자로 알려지며 그야말로 "신화적"인 존재가 된 인물이다.
 
신화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의 출판계를 보면 지금까지 신화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만화책으로 읽게 되어 다양한 신들의 역할과 그들의 역사를 알게 된다는 사실은 인문적 교양을 쌓는다는 면에서 중요한 동시에 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할 때 그들의 근간을 이루는 사고의 원천을 공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학을 신봉하는 서구인들의 모든 인간적인 활동에 기독교에 뿌리를 둔 사고방식이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과 경쟁하고 협력하기 위해서 우리와는 다른 신화적 이해와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 서와 같이 본격적으로 신화들의 원형을 살펴보며, 각 나라별 특징과 공통점들을 큰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는 도서가 오랜 세월이 흐른 독자들에게 새롭게 선보인다는 점은 복잡한 현대세상에서 과거의 지혜를 빌려 미래를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서두, 즉 첫번째 강연 이야기에서 저자는 과학의 시대에 있어 신화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음식점에서 과학을 옹호하는 아이와 신화(또는 종교)를 옹호하는 엄마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신화의 해석이 필요한 과학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뼈가 발견되었다. 과학적 증명으로 신화와 종교는 허구라고 단언할 수 있는 시대에 어쩌면 과학과 신화의 공통점과 긍정적 상호작용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전파하고 싶었지 않았을까?
저자는 이런 작동을 위해 심리학을 끌어들여 집단의 꿈으로서 신화를 해석하고자 한다.
신화 자체만 놓고 보면 허구의 사실이지만 보편적 인간이 상상하는 결과물로 신화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학이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사상들이 힘을 얻더라도 우리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미래에서 다가오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고 신화를 통해 새롭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기댈 만한 어떤 존재를 이미자 화하기 때문이다.
인간만이 자신의 죽음을 깨닫는 유일한 동물이기에 희망의 끈이라도 없다면 매일 불면증의 밤을 지새워야 할지도 모른다.
 
세계 모든 인종이나 종교에서 공통된 양식과 사건들이 등장한다는 사실도 인간의 상상력의 범위와 그 안에서 파생되는 불안을 극복하는 방식, 그리고 내가 아닌 남의 것이라도 받아들이는 개방성을 토대로 보다 견고해지는 믿음을 갖고 싶은 욕망이 나타난다.
기독교에서 에덴동산에 등장하는 선악과 나무와 뱀이 불교에서는 세계수 나무와 뱀으로 나타나는 사례와 같이 실제 일어난 사건이 아닌 정신의 사실을 표현하는 신화의 상상력과 전파력은 인간적일 수밖에 없다. 서로 연관을 맺고 때로는 가지치기하며 풍성한 신화의 세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다만 신화의 탄생과 발전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다 하더라도 동서양은 다른 길을 걷는 점은 피할 수 없다. 거리적 차이라기 보다는 사고방식의 차이인 동시에 생활과 신앙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오랜 시간과 무력 충돌 같은 분리제가 작용하였다. 사회구성원의 생각과 이념, 그리고 행동양식이 커다란 차이로 갈라진 셈이다.
우리가 익히 알 듯 개인의 자아실현과 자기만의 개성을 중심으로 성장한 서양과 국가라는 전제로 개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이 제어되고 충과 효라는 이념같이 욕망을 자제하는 사회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동양의 신화 세계는 괘가 다를 수밖에 없다. 직접 나서서 인간에게 벌을 내리고 복종을 강요하는 서양인의 신은 내면의 자아를 발견하고 해탈을 권하는 동양의 선인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자는 이런 측면을 고려하여 신화가 갖는 의미를 찾고자 한다. 신화의 차이가 어떻게 문화의 차이로 이어지고 사회의 구성원인 개인들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삶의 녹이는가에 대한 본질에 대해 살피고 있다. 그리고 인류 문명의 발달이 세대를 거치며 어떻게 신화와 함께 성장해왔는가를 강조하며 물질주의 속에 피폐해지는 현대인이 추구해야할 정신적 방향성을 독자와 나누려 하고 있다.
 
신화나 종교는 세상이 혼란스럽고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 더욱 활성화되며 동시에 개인의 사익이 결합된 유사종교까지 유행하게 된다. 팬데믹으로 전세계 사람들이 고통과 걱정 속에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일부 종교의 부적절한 행위가 바이러스를 오히려 확산시키며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현실에서 종교와 정치를 혼돈하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려는 일부 종교 지도자들의 일탈이 왜 혼돈 속에 더 악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는지 신화가 우리에게 주었던 교훈들 중에서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망원경으로 바라본 달을 보고 “신이 만든 달”이 더 좋다는 노부인의 말처럼 세상이 흘러가는 바를 부정하며 종교라는 아집에 갇혀 혹세무민을 시도하는 이가 있다면 뜻을 같이하고 대중의 꿈으로서 신화가 되리라고 공감할 사람들은 몇 몇에 불과할 수 밖에. 아니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거짓과 위선의 발견이야 말로 지금까지 우리 인류가 신화를 후세에 전달하고자 했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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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ㅣ 클래식 잡학사전 1
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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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 클래식 음악 듣기 즐거워지는 수다 떨기에 동참해 보시지요
 
 
성음클래식 카세트 테이프라는 게 있다.
노란 도이치 그라모폰 고유의 색이 입혀진 고급스러운 음악 미디어, 일반적으로 가요나 팝음악 테이프와 달리 질 좋은 크롬테이프를 사용한다고 홍보도 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쌌다. 지금도 클래식 동호회나 중고시장을 검색하다 보면 어디에 처박혀 있다가 세상에 빛을 보려는 중고물품들이 눈에 밟힌다.
직수입 LP는 고가로 판매되었고 지금은 음반시장의 고사로 유명음반들이 헐값에 박스세트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지만 10만원 중반대가 훌쩍 넘어가는 가격대가 압박이었던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시리즈" CD를 카라얀으로 갈지 솔티로 갈지 고민하다 싼 맛에 칼 뵘으로 구매했던 기억도 솔솔 난다. 지금은 이 위대한 시리즈의 블루레이만 2종을 가지고 있으니 세상 참 좋아진 거다.
 
클래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저마다 추억도 깃들여 있고, 음악 자체에 대한 이야기나 음악가들에 대한 숨겨진 스토리 등 다양한 테마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예전에 비해 음악 관련된 도서의 출판이 조금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알아두면 쓸모있는 클래식 잡학사전"같은 조금은 가볍지만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는 도서기획이 활발해지고 많은 애호가들이 음악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인생영화가 있듯, 내게는 영화 "아마데우스"가 있다.
자해하는 살리에르의 비명을 배경으로 흐르는 교향곡 25번 Gminor K.183의 1악장의 비장한 오프닝은 침대 위에서 간신히 작곡을 이어가는 창백한 모짜르트의 마지막 불꽃까지 이어지며 스토리, 영상, 음악, 연기 모든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는 명작을 만들어냈다. 198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남우주연상 등 8개의 수상을 이루어 내는 쾌거를 이루었고, 살리에르 역의 F.머리 에이브러햄과 모짜르트 역의 톰 훌스가 치열한 남우주연상 경쟁을 하기도 했던 인상적인 작품이다. 피터 쉐퍼의 동명 연극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모짜르트 월드에 입문하게 만든 영화인 동시에 영화 자체가 취미가 되게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화의 백미는 실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스토리 빌딩에 있었다. 비운의 천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 계기가 왕궁 음악가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두 거장, 그리고 세월이 흘러 한 쪽의 음악은 잊혀 갔고 한 쪽의 음악은 눈부신 유산으로 남았다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감탄과 서스펜스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좋은 테마였다. 이 책에서도 모짜르트의 이야기, 그리고 레퀴엠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두 꼭지로 등장한다.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악기는?
예전에는 피아노를 무조건 처음으로 쳤고 지금도 좋아하지만, 요새는 바이올린 소리가 제일 듣기 좋다. 피아노에 비해 음색이 단조롭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람이 가지는 감정이 미세한 현의 울림까지 표현되니 그만큼 우울하거나 조용한 감상에 적합하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바이올리니스트인 사라 장을 굉장히 좋아했고 요즘은 정경화를 더 좋아한다. 아! 힐러리 한을 빼먹을 수 없겠지만. 바이올린의 역사를 짧게 소개하는 대목은 책의 의도대로 상식적으로 알아 두기에 적합한 내용이다. 이탈리아 아마티 가문의 최초의 원형, 그리고 많이 들어봤을 바이올린계의 최고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 1716년에 제작한 "메시아"라는 바이올린의 가격이 2조 3천억원 정도라니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들려주는건지 역사적 의미만큼이나 궁금하다. 요새는 스포티파이에서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자주 재생시키는 편이다.  
 
공연이 끝난 후 박수에 대한 가이드는 초보가 아니더라도 한번 꼭 읽고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할 사항이다. 사실 음악이란 게 연주 도중에도 감흥이 나거나 정말 연주가 마음에 들었을 때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설사 클래식이라도 마찬가지다. 격식을 차리고 들어야 하는 음악이 된다는 사실은 대중화나 관객과의 공감에도 방해요소가 된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면 작곡가와 연주자의 고집스러운 음악적 완결성을 위해 보다 완벽한 음악의 재현을 위해 침묵을 지키며 최대한의 음악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룰은 오히려 소비자인 관객의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라이브 레코딩을 들을 때 가끔 들리는 기침소리가 음악감상에 방해된다는 생각은 누구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절대 먼저 박수 치지 않으면 된다. 100명이 관객이라면 20명이 박수를 칠 때 부터 시작하면 안전하다. 음악에 대한 완결성은 둘째 치고 창피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언제 박수 쳐야 하는 지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이렇다. 앉아서 연주하는 피아노주자는 엉덩이를 의자에서 떼는 순간, 서서 연주하는 바이올린 같은 경우는 인사를 하려고 플레이어가 폼을 잡을 때, 오케스트라에서는 지휘자가 연주자들을 스탠드 업 시키려는 바로 그 순간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요식이 아니라는 점. 첫째 음악은 객석의 침묵속에 완성된다. 참아라. 둘째, 박수는 연주자와 작곡가에 대한 예의로 작품의 시작과 끝날 때만 쳐야 한다. 인정.
 
드뷔시의 바다 이야기와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좋았던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이야기는 클래식 음악이 영화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마무리가 기대보다 별로였던 영화로 머리속에 남아있지만 주연인 팀 로스의 서정적인 눈빛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제목만 알고 있던 음악 영화 “샤인” 편에 등장하는 라흐마니노프는 요즘 제일 자주 찾는 작곡가다 보니 영화도 같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네이버에서 1,2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제프리 러쉬도 주연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신난다. 다음 주말에 다운로드 해야겠다.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작곡가와 작품들의 뒷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더욱이 근현대에 내노라 하는 연주자들의 불꽃 튀는 연주와 가십거리까지 가세한다면 두번째 책이 출판되고 세번째가 준비중이라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앞으로도 많은 클래식 이야기가 책으로 소개되고 또 QR코드로 음악을 들어보며 몰랐던 새로운 작곡가도 만나보는 즐거운 음악 여행이 계속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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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생존의 법칙 - 벼랑 끝 외식업, 위기 극복 긴급 매뉴얼
아라이 미치나리.김태경 지음, 김수은 옮김, 김성태 감수 / 이상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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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생존의 법칙 : 모두가 승자가 되는 세상을 꿈꾸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 98.5% 감소. 
얼마전 모 유통 대기업 2/4분기 실적에 대한 어닝 쇼크 기사 타이틀이다.
그야말로 영업이익이 반 토막 수준이 아니라 없었다는 이야기다.
코로나 19 이슈로 매출 하락은 당연하고, 고정영업비용은 계속 나가니 버틸 재간이 있는가? 천하를 호령하던 대기업의 실적이 이렇다면 그 안에 입주하여 고객들에게 음식을 판매하던 외식업자들의 실적은 어떨까?
백화점이나 마트 등 소위 특수상권이라 불리는 길목을 잡은 자영업자의 숫자가 저렇다면 비싼 임대료 때문에 등골이 휘어진 자영업자는 물론 골목에서 소소한 매출로 근근이 장사하던 분들의 타격도 말할 것 없다.
지속되는 팬데믹의 쇼크는 저녁 9시 이후 영업금지라는 2.5단계가 시작되며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다행히도 안정화되는 확진사수로 인해 숨을 돌렸을 뿐이다.
문제는 이런 외식업의 무덤현상이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을 뿐 이미 2-3년 전부터 깊은 주름이 파여왔다는 점이다. 
결정타가 무척 센 녀석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겠지만 기초 체력이 이미 고갈된 상황이니 절망의 강도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우리보다 먼저 외식업자들의 위기를 겪었던 일본사례를 중심으로 국내의 상황과 유사한 부분은 비교하고 다른 점들은 보다 깊은 관찰을 통해 극복해갈 수 있는 방법들을 저자들은 모색하고 있다.
사실 국내에 비해 일본의 외식업 환경은 좀 더 체계화되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이 있었다. 직장이라는 울타리에서 밀려난 중년들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편의점 아니면 치킨집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획일적인 외식업 문화로 발전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 특유의 도제 방식을 통해 가문대대로 또는 후계자로 연계되는 장인 정신 가득한 외식업이 일본의 근간을 이루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같은 음식이라도 지역이나 주방장의 계보에 따라 상업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었다. 일본의 경제 호황기에는 치솟는 물가와 자산의 가치로 인해 풍요로운 외식업은 세분화되고 다양화되며 식도락가들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 역시 잃어버린 10년, 20년, 30년을 지나면서 급속한 경제적 위축과 인스턴트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의 출현으로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지는 못한다.
저가형 소고기 덮밥이나 편의점 도시락의 대단한 발전은 사실 외식업의 종말로 치닫는 지옥열차였다.
일본과 우리의 차이는 중식 시장의 차이다. 점심을 이야기하는 중식이 아니라 배달시장을 일본에서는 중식이라고 표현한다.
서울시가 자체적인 제로 배달 앱을 개발할 정도로 시장이 고조되고 코로나로 인해 급성장해버린 한국의 배달음식 시장에 비해 일본은 마트나 편의점에서 완성된 음식을 픽업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다 보니 외식업의 형태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양 국의 외식업 시장의 변화방향은 완전히 달랐다.
일본 마트 시장을 벤치마킹하러 간 적이 있는데, 동네 중소 마트이던 이토요가토나 이온같은 대기업 마트이던 조리코너가 세분화되고 대규모 공간을 차지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각 종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보다는 준비된 양이 꽤 많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그만큼 매일 집에서 조리해서 먹거나 식당에서 먹기보다는 마트에 들려  집으로 사가지고 간다는 의미이지 않은가? 심지어 햇반이 자취생들의 밥솥이 된 바와 달리 밥도 소분하여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객이 눈으로 확인하고 집어가는 방식이 사실 구매 시스템 전반적으로 위생적이고 다양한 방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막상 집에 들어와 무엇인가를 사러 나가는 건 아주 귀찮은 일이고, 퇴근 길 특정 식당이나 마트에 들러 그날 먹을 식사거리나 안주를 사는 일도 몇 번하다 그만둘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고밀도로 모여 사는 형태에서 배달의 성장은 당연하면서도 경제적인 혜택이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에게 발생하는 모델이다. 과도한 중간연결자의 수수료 체계에 대한 욕심만 자제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위기에 처한 외식업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저자는 원칙을 지킨다는 사실에 집중한다. 상황이 어렵고 시장이 혼탁해질 때 가장 쉬우면서도 핵심적인 전략이다. "Back to the basic"
그리고 전략을 실행하는 각 구성원의 정신상태를 무장하고 하나된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저자는 이러한 부분은 강조하고 있다.
특히 매장을 여러 개 운영하는 방식의 경영자들에게는 각 매장 책임자들의 역량을 키우고 동기부여하는 것만이 살아남기 위해 꼭 한가지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
책에 소개되는 점장 능력 진단 체크리스트를 보면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다. 경영자라면 디테일한 항목 하나 하나 식당의 흥망을 쥐고 있는 점장이 어떤 태도로 운영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지 까지 가이드하고 동시에 검사한다는 점을 키워야 한다. 
안정된 식당의 운영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때 두번째 전략이 시작되야 한다. 바로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불황시대와 코로나 시대에 고객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은 너무 교과서적인 일이지만 지금은 교과서에 충실하고 참아내는 자만이 살아남는 시대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차별화 포인트를 새롭게 정의해 보는 부분이다. 과거부터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우수하게 인정되어 온 정체성이 있고 코로나 시대에도 고객들이 인정해주는 것이라면 굳이 변화를 급격하게 할 필요 없겠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식당의 강점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은 운영자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다만 어떤 방향으로 변화의 포인트를 잡는다는 일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 역시 기본에 충실하고 고객, 고객과 가장 빈번히 대화하는 종업원들의 시선을 고려해야 한다. 
꼼꼼하게 일년 전체적인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시기에 맞는 상품과 고객의 변화 그리고 가게의 분위기를 바꾸어보는 고민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계획이 준비되어 있고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피드백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가? 그냥 겨울이면 따끈한 국물만 내놓는 다는 사실에 만족하는가?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코로나 시대는 모두의 멸망시대이다. 
기존의 성과와 상관없이 실적과 이익을 무덤으로 끌고 들어가는 시대이다. 유통 대기업조차 98.5%의 이익을 허공에 날려 먹는 시대에 연약한 자영업자의 생존도구는 무엇일까? 자 기본으로 돌아가 냉정하게 세상과 우리 식당의 경쟁력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면 고객들이 다시 꽉 차게 만들 비법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보다 많은 만남과 소통, 그리고 연구를 통해 견뎌내는 힘이 커지는 도약으로 바뀌도록 스스로를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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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도 마스크를 씌워야 하나요 - 팬데믹 시대의 식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임선영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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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도 마스크를 씌워야 하나요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우리의 식생활을 생각한다.



광어 초밥이 식탁 앞에 등장하면 화려한 조명이 무대를 비추고 온 몸의 세포가 환호성을 지르며 광神의 영접에 열광한다.
살짝 간장에 맛을 들인 간장 새우 초밥이 뒤를 따를 때쯤이면 생와사비는 간장에 풀지 않고 살짝 한 점 떼어내어 새우 등줄기에 올려놓고 덥석!
가족도 좋고 친구도 좋다. 맥주 한잔이 곁들여진다면 더욱 좋은 밤이다.

망했다. 

인생의 식도락은 즐거우나 팬데믹은 소박한 밥그릇을 냅다 차버리고 1년 고지를 채우고 위해 오늘도 두자리나 세 자리 확진자 수를 채우려고 사악함을 온세상에 뿌리고 있다. 밥에 쏟은 후춧가루를 골라 내기 어려운 만큼 눈물 흘리며 꿀꺽 후추밥을 비워야 하는 바이러스야!
코로나 시대에는 먹거리를 뉴노멀하게 정리하고 공부하고 섭취해야 한다.

집에서 뒹굴거리며 나오는 뱃살도 걱정해야 하고 한강변을 뛰지 못해 모자라는 비타민도 보충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어떤 식생활을 창조해야 할지 각자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 맞게 다소 중구난방처럼 느껴질지도 모르는 정보를 긁어모아 시대정신의 전형을 이루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1장에서는 팬데믹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식사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아침 점심 저녁 3끼는 어떻게 준비를 하고 즐겨야 할 지 그리고 하루의 즐거운 일과인 간식거리를 예전처럼 인스턴트로만 채우지 말기를 권고한다. 특히 소화에 좋은 식품들 섭취를 권장한다. 탄수화물 내려놓기가 어려운 일은 오래된 이야기지만 이젠 그래야 하는 시기라고 역설한다.
끼니와 식사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런 생각지도 못했던 구분과 우리가 습관을 들여야 할 건강한 식습관을 제시한다.

2장은 한식의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요즘 코로나로 인한 정책 및 보건위생에 대한 국뽕은 물론이고 각종 문화적인 측면에서 우월함에 즐거운 일들이 가득한데 음식까지 뽐낼 수 있어 다행이다 싶기도 하나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다. 더군다나 꽤 많은 국고를 탕진해가며 한국음식을 알린다는 헛짓거리 한 거 생각하면 속에서 열불이... 비빔밥이 꽤나 호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덜 좋아해서 그런지 좀 의아하기 하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으니 보다 간편식으로 개조하는 방식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고추장 베이스를 다른 소스류로 대체하는 방식도 고민해보자. 추어탕은 그냥 봐도 좀 무리이고, 두부는 제대로 한번 소개시켜 줄 만한 방향이다. 최근 두부면도 굉장히 식감이 좋아서 나처럼 두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스파게티나 그라탕 같은 음식과도 어울린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3장은 바이러스를 이기는 음식들을 소개하는데 제철과일과 채소, 우리나라에서 자란 축산물 수산물이 더이상의 보약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집 밥이 하나의 트랜드로 잡기 시작한만큼 보다 건강한 식탁을 만들기 위한 제안과 공유가 기대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음식이라는 소제목이 눈길을 끌었는데, 코로나 같은 녀석의 사전예방법이 있겠어라며 페이지를 들춰보는데 사전 예방이라기 보다는 평상시에 바이러스의 주요공격 포인트인 폐를 튼튼히 하는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하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첫번째 나오는 식품이 바로 도라지다. 용각산의 재료로 쓰일 정도로 기침에 좋은 재료니 평상시 건강한 폐를 만들어 둔다면 예방은 물론 혹시라도 걸렸을 때 이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겠다. 이어 나오는 마늘과 흑 마늘은 이미 건강식품 반열에 올라있는 식품들이니 이상할 게 없다. 밥상의 소화제 무와 순무, 겨울에 따뜻한 차로 좋은 생강도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데 즐길 수 있는 식품들이라 반갑다.

4장은 건강보조식을 설명한다. 종합비타민제가 꼭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었다. 개개인별로 섭취하는 식사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또 실외나 실내의 활동량도 다르기에 나에게 꼭 맞는 보조식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구독 알약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장사꾼이 아닌 코디네이터 로서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의외로 많은 보조제들을 제대로 선택하고 바로 복용할 수 있게 하는 컨설팅은 진짜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 책에도 소개하는 눈에 좋은 루테인은 오랜 흡연자들에게는 폐암 발병율을 높이는 고민해야 하는 보조제이다. 의외로 주변에 물어보면 중년의 시대로 걸어가는 끽연가들이 이런 사실을 모른다는데 경악하는 상황이다.

5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식당은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지 고민을 풀어놓는다.
원산지 표지를 넘어 조리법까지 공개하여 호응을 얻어내는 식당도 있다고 하지만 일부의 사례이고 전체적인 적용은 어려운 부분이겠지만 살아남기 위한 전력 중 하나로 고민은 해야 할 부분이다. 각자 취향에 맞는 맛집을 찾아가는 시대가 열렸지만 동시에 공간적인 이격과 인간적인 접촉이 조금 덜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오히려 경제적인 위축은 더 심해지고 사람들의 돈 씀씀이나 바쁜 마음을 어떻게 잡아내는지 쉐프들과 경영자들은 고민해야 한다. 분명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는 돌아갈 수 없다. 테이블 사이에 얼마나 경계가 이루어지고 알 수 없는 타인에게 혹시라도 모를 미지의 바이러스도 막아줄 것 같아 안정감이 도는 식당의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가장 크게 와 닿은 부분은 수저통 위생관리이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구내식당이나 분식점에서 공기중에 노출된 오픈 된 수저통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숟가락 주둥이를 잡아 더러운 테이블 위에 휴지나 한 장 걸치고 놓아주고 했었다. 고급 한식집 정도 가면 정갈한 종이케이스 안의 수저와 젓가락을 볼 수 있지만 가끔의 이벤트일 뿐이고. 구내식당 같은 공간에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하고 식사 중 잡담을 하지 않아도 근본적인 수저통 관리는 과거와 같다는 사실을 보면 앞으로 어떻게 방향을 바꿔야 할지 또 그에 따른 비용의 상승은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절대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결별의 시대에 건강을 챙기고 나 스스로가 제대로 서있으려면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식품을 대하는 마음가짐, 식당을 꾸미는 방식, 소중한 가족과 지인들과의 식당문화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에 대한 숙제를 갖게 되었다. 고기집에서 된장찌게에 숟가락을 넣어 휘휘 젖는 생활방식을 이제는 버려야 하고 덕분에 헬리코박터의 전파는 우리도 모르게 단절될 지도 모르겠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행동은 나의 건강과 우리의 지역경제공동체를 지킨다는 사명감도 갖아도 되리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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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블랙독 - 내 안의 우울과 이별하기
매튜 존스톤 지음, 채정호 옮김 / 생각속의집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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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블랙 독 : 우울증의 본질과 치료의 시작을 위한 그림책



뉴스 란을 장식하는 유명 연예인이 자살사건을 접하면 상당수의 케이스에 깔려 있는 질환이 하나 있다. 
바로 "블랙 독"이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지배자에게 속박당하고 있는 우울증이다.
마음의 병은 드러나지 않기에 외부인이 보기엔 멀쩡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증세가 심각해지고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기 시작할 때는 이미 병세가 위중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일보직전일 경우가 많다.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경우에도, 퇴물이 되었다는 자괴감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경우에도, 블랙독이 뒷다리를 덥석 물고 결코 놔주지 않는다. 다양한 경우와 상황에서 끊임없이 등장한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과거 회사 일에 문제가 생겨 곤란함을 겪을 때 일이 생각난다. 
문제가 발생하고 근 1년여의 시간을 소비했는데, 당시에 하고 있는 현업 업무는 계속 관리자로서 진행하면서도 과거의 문제해결을 위해 1주일에 한번 정도 본사 사무실이나 변호사 회의실에 불려가 대책을 세웠다. 부하직원들도 조사와 진술을 해야 했고 업무 중에 혹시라도 놓친 일은 없었는지 전전긍긍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해결되었고 회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같은 사안으로 경쟁사의 직원들은 큰 곤란을 겪었고 업무와 관련된 비리도 발각되어 죗값을 치르기도 했으니 스트레스는 심할 수밖에 없었다. 
지방에서 근무하던 시절이라 사택에서 혼자 생활하는 시기였는데, 저녁에 지친 발걸음으로 퇴근하여 돌아오면 현업의 일과 과거의 문제가 결합하여 피로도를 극도로 높여버렸다. 맥주 한잔 마시고 담배 한 대 피는 게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생활이었고, 돌이켜 보면 다음날 벌어질 새로운 걱정거리에 잠을 이루기 어려웠던 우울증 초기 상태였다.
그때 그나마 정신을 잡아줄 수 있었던 요인은 음악과 영화감상 정도였다. 사택이 1층 아파트라 볼륨을 좀 높여 음악도 듣고 홈씨어터로 영화도 볼 수 있었기에 그 시간만큼은 자신과 작품의 세계 속에 몰두하여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어려웠던 시적은 지나서 생각하니 별것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어쩌면 나는 블랙독을 저자처럼 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숨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이 꼬였더라면 개의 강력한 턱과 이빨은 나를 잘근잘근 씹어 먹었을지도.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 형태로 우울증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울증이란 병을 "블랙 독"이라는 구체적인 사물에 투영시킴으로써 병이 얼마나 영혼을 갉아먹을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삽화 중에 내 머리속을 싹 비우고 있는 개의 모습을 본다면 마음의 병이 얼마나 삶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지 잘 드러낸다.
저자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러서야 전문가에게 상담을 요청하고 치료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블랙독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고 녀석을 없애기 위해서는 사람마다 저마다의 치료법이 필요하며 오랜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진실에 다가설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숨기고 있던 블랙독을 친구와 가족에게 밖으로 드러내면서 마음의 평온함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고 감정에 솔직해지는 방법이었다. 스스로 불안함 감정을 지우고 명상 등의 활동을 통해 블랙독을 길들이며 도망치지 않게 된 것이다. 자신의 경험에 몰두하여 단 4시간만에 책을 써 내려갔다고 술회한다.
그림과 곁들여 꽤 두꺼운 내용으로 심층적인 우울증 치료 이야기를 기대했기에 얇은 책과 그림 위주로 전개된 내용은 아쉽다. 우울증의 본질과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컨셉을 명확히 보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그림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우울증에 대해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고 가족과 친구들 중에 우리가 놓치는 경우는 없을지 생각할 소명의 기회를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보여주긴 하다만.

이 책에 연결된 블랙 독 해부학 사전을 저자로부터 기대한다면 너무 무리한 요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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