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라틴아메리카
장재준 지음 / 의미와재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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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 라틴 아메리카 : 막연한 라틴의 세계에 짜릿한 첫번째 방문을 환영합니다.




중남미.

마약
아마존
축제
담배
잉카
와인

생각나는대로 적어 본 단어.
여행 다녀온 사람도 적지만 가기도 힘들고, 갔다가 못 돌아올지도 몰라.
국가별로 과거의 화려한 이력을 가졌던 이들도 있고, 위대한 문명을 이룬 적도 있지만 지금은 혼돈과 비극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느낌의 대륙.

책을 집어 든 이유도 이토록 이국적이고 낯선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고 싶어서였다.



처음 맛보는 페이지는 달달한 초콜렛이다.
설탕으로 코팅되었던 한 시대.
1916년 쿠바에서는 사탕수수밭을 통해 달달한 자본주의를 시도한 사람이 있었다.
밀턴 허쉬.
반가운 이름 아닌가. 그래 그 양반. 초코렛 회사를 만들었던.
악덕지주가 쿠바에 사탕수수농장을 만들어 원주민들을 혹독하게 부려 먹었던 이야기.
어, 아닌데?
뜻밖에도 우리는 허쉬 타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초콜렛 대디 (Chocolate Daddy)로 불린 허쉬는 로사리오 제당공장 인근에 고아원을 세워 철도사고로 숨진 사탕수수 노동자들의 어린 자녀들을 가두어들인다. 초콜셋을 팔아 번 돈으로 무료 농업학교를 세웠고, 직업교육을 통해 고질적인 쿠파의 농촌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시작한다.
어색하다. 이러면 악덕 지주들의 모습을 라틴과 결합시키는 일은 어려운데.
더 유명한 사업가 헨리 포드는 고무공장을 아마존 정글에 세운다. 1930년대초.
학교, 무료의료, 위생서비스, 주거환경 등 새로운 실험은 허쉬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다만 현지의 기후조건이나 문화적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노동시간과 강도를 자국과 동일한 기준에 맞춘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지역에서 타운에 건설한 집집마다 "유리 창문"을 설치해서 더워 미치게 만들었다.
흥겨운 사람들에게 술과 담배를 불허하고 금욕과 개신교를 강요한다.
포드는 허쉬와 다른 길을 걸어서 일까? 자동차용 고무사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쫄딱 망한다.
유명한 두 기업의 서로 다른 접근법, 물론 제국주의의 강권이 아닌 복지를 전면에 내세운 방식임에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큰 차이를 가져온 결과를 낳는다.

사르징냐 Pedro Fernandes Sandinha는 포르투갈에서 바이아로 파견된 초대 브라질 주교였다.
짧은 재임기간임에도 갖가지 추문과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현지 지배자들과 결탁하여 한 몫 단단히 챙긴다. 원주민을 차별하고 노동력을 착취하여 부를 쌓는다.
원주민은 야만이고 식인주의지라는 공식을 철저히 믿었다.
본국에 소문이 안좋게 회자되어 결국 소환되던 그... 아뿔싸. 리스본으로 돌아가던 중 배가 난파되었는데 표류하다가 그를 발견한 이들은 카에테 족이다.
문제는 그들이 식인종이었다라는 사실이다.
원주민을 혐오하던 주교가 음식으로 변해 이슬로 사라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미개한 이들을 교화하려던 계획은 수프.로 돌아갔다.



성숙미가 연기와 조화를 이루기 시작한 나스타샤 킨스키 덕에 한동안 개인 최고의 영화로 뽑던 "파리 텍사스"이 감독 빔 벤더스.
갑작스레 들고나온 영화는 익숙치도 않은 쿠바의 음악을 들려준다.
그 유명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후덥지근한 오후 노천 주점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라이브로 들으면 근사하겠네.
라틴 재즈의 생소함은 막상 음반을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스피커로 들리는 소리를 듣게 되면 긴장이 풀리며 또다른 경험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브라임 페레르라는 쿠바의 세계적인 음악가 이야기를 서양의 잣대로 쿠바 혁명에 의해 희생된 음악가의 굴레를 씌우면 곤란하다는 지은이의 이야기는 좀 멀게 느껴진다.
뮤지션에 대한 깊은 몰입은 영화 한 번 감상한 이후 해본 적이 없으니.
정치와 음악이라는 이질적인 무대에서 자신만의 삶과 소리를 찾은 거장의 울음 주머니를 듣고자 몇 개의 기사를 뒤져보고 음악도 검색해본다.
즐겨찾기에 슬쩍 올려둔다.
음악은 국경이고 어색함이고 필요없이 즐거움과 슬픔, 그리고 사람이라는 존재를 일깨워주는 존재다.

낯선 여성 화가들. 기억나는 한 여인이 있다.
프리다 칼로.
셀마 헤이액 때문이라는 사실은 아니야...
멕시코 풍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는 색체와 고집세고 혁명가의 느낌을 주는 자화상들은 그녀의 일대기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해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그녀의 미완성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역시나 멕시코 혁명 이야기가 등장하며 혁명군과 그 안의 여성 혁명군의 구도를 설명한다.
책 초반에 등장하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 버림받은 노숙자들의 이미지가 떠오르며 생소한 맥시코 역사를 가볍게 훑어보자는 다짐을 한다.

초콜렛과 카카오는 남미가 우리와 얼마나 먼 나라인지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라틴에서 유래한 위대한 식품들은 현대인에게 너무나 친숙한 존재지만, 막상 같은 인류로서 동료로서 생소한 지식과 삶의 관찰은 책 한 권을 통해 작은 불씨가 되어서야 떠오른다.

음악은 위대하다.
책을 읽으며 틀어놓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사운드트랙을 처음으로 완주했다.
머리속을 뒤흔드는 복잡함이 없는 흥겨움.
밝은 표정과 화려한 율동 속에 눈물이 무겁게 자리 잡은 느낌이 편견이길 바라지만, 서양 열강에 유린당한 이후 지금까지 혼란과 곤궁함에서 살아온 대다수의 원주민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불과 반백년 전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관심이 없던 존재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꽃"이 되듯, 대체불가한 매력을 지닌 라틴의 맛을 시작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Amor de Loca Juventud"라는 곡은 1980년대 홍콩영화에 등장하는 배경음악 닮았다. 쿵자작. 쿵짝.

“라틴 아메리카는 희망의 대륙이라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파블로 네루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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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 라이프 - 인간.생명 그리고 마음 ㅣ 과학오디세이
안중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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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라이프 : 우리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이유가 있었다
 
 


 
리들리 스콧의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오프닝은 꽤나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정체 불명의 거인은 사람을 닮았지만 사람은 아니다.
창백한 피부에 덩치는 꽤나 커 보이고 근육질이다.
정체불명의 액체를 의식을 치르듯 마시고는 이내 괴로운 고통의 몸부림 치며 절벽으로 떨어진다.
검은 액체는 온 몸을 휘감고, DNA를 파괴하며 거인을 분해하고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을 암시하는 화면으로 이어진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외계인의 희생으로 지구에 생명을 뿌리는 순간을 SF답게 구현한 장면이다.
짧은 필름 컷에 담긴 지구 생명체의 진화는 역동적이고, 거대한 시간의 흐름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을 벗어난다.
 
우리 인간에게 다행하게도 지식을 대대로 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였다.
생명의 본질과 우리의 정체성을 알고자 하는 노력을 오랜 시간 고뇌하고 관찰하고 기록했다.
 
두툼한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정리한 모든 삶에 대한 과학적 기록을 공유하는 사실은 생명체로서 경이로운 일이 아닐까?
 


학교 다닐 때 인류의 조상은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라는 명칭으로 배웠다.
객관식으로는 항상 정답이었지만, 성인이 되어 교양과학 공부할 때마다 그거 아닌데...라고 적혀 있다.
기억도 가물한 호모 어쩌구가 생소하게 등장하는가 하면, 학창시절의 가르침으로 배운 우리 직계 - 호모 에렉투스도 세분화되는 혼란을 준다.
오래전 인류의 기원을 찾는 작업은 몇 십년 동안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니 업데이트 되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용어도 바뀌고 기원도 바뀌니 헷갈리긴 하다.
 
 


인류 최대의 관심사, 성에 대한 내용은 새삼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생물 시간에 배운 무성생식과 자웅동체을 몸소 실행하는 구체적인 생명체에 대한 사례도 신비롭지만, 왜 우리가 하루 종일 성에 탐닉하는가에 대한 정답도 알려준다.
 
결국 우리의 DNA에는 종족번식이라는 절대절명의 미션이 각인되어 있으며, 모든 활동의 이유와 당위성을 부여받는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 음식에 대한 집착 - 오래 살고 싶은 욕망 - 종족번식을 통한 생명연장이라는 방정식을 모든 시간과 공간의 개체들이 필승한다.
 
유성생식이 효율적인 면에서는 많이 불리하다는 지적은 생각지도 못한 시간의 낭비를 확실하게 느끼게 한다.
사람들이 종족번식을 위해 탐색, 시도, 연애, 결혼, 탄생이라는 긴 시간의 프로세스로 처리하는 비효율성은 급하면 스스로 성별을 바꾸고 한 몸으로 번식하는 생명체들에 비교된다.
하지만, 복잡한 과정을 통해 유전자가 섞이며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쉬운 개체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근친상간을 금기시하는 이유 중 하나가 유전자의 다양화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보면 이해가 쉽다.
 
여성의 유전으로 계승되는 mtDNA의 돌연변이를 추적한 실험은 매우 흥미롭다.
다양성이 아프리카가 가장 큰 경과가 나오는데 이 결과는 세계인의 고향이 아프리카라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의 강점이 등장한다.
mtDNA의 다양성을 김치에 비교하여 이해도가 쑥쑥.
김치의 원산지인 우리나라에는 지역별로 다양한 재료와 맛이 등장하지만, 전파가 된 지역에서는 재료의 한계로 제한적인 김치의 종류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DNA가 다양하게 분포된 아프리카가 우리 인류의 고향이라는 설명이다.
 
원시 고대 생명체에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한 인류까지 생명체의 진화는 우주만큼이나 신비롭고 비밀에 가득 차 있다. 달랑 책 한 권을 통해 모든 인간의 진화와 삶에 대한 내용을 습득할 수는 없겠지만, 한 권을 통해 거대한 설계도를 눈에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이 책에 녹아 있다.
코스모스가 후광을 내며 자리하고 있는 서가에 나란히 꽂아주면 뿌듯한 과학이야기다.
 
* 시리즈 두 권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한 명의 저자가 우주와 생명이라는 방대하면서도 다른 방향성의 책을 저술 할 수 있는지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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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 유니버스 - 우주.물질 그리고 시공간 ㅣ 과학오디세이
안중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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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 유니버스 : 우주 - 물질 - 시공간, 신비로운 세계로의 초대



칼 세이건 코스모스
 
도대체 이 책이 언제 출판됐지?
1980년.
 
4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대형서점 과학 분야 베스트 도서에 이름을 올라있다는 사실은 두가지의 반증이다.
1)역시 대단한 저서이다.
2)왕좌를 잡을 후임자가 아직도 없었나?
TV 다큐멘터리로 책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해준 공로도 있지만 워낙 책 내용이 좋았고, 웬만한 후발 도서들은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쓰기에도 딱인 상황이다 보니 아직도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다.
40년이라는 세월은 종이도 누렇게 만들지만 새로운 발견의 쾌거를 담기도 어렵기만 하다.
흥미요소를 내세우는 꼼수를 써서라도 일본 출판계에서 한번 도전해볼 만한데 번역서가 국내 소개가 안된 건지, 그들 역시 실패한 건지는 모르겠다.
 
과학 오디세이라는 이름으로 두 권의 두툼한 책을 내놓은 안중호 작가의 도전이 멋지게 보이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이다.
"코스모스"를 대체하기 쉽지 않지만, 40년이라는 과학적 시간의 공백을 메우고 우주뿐 아니라 물질과 시공간에 대한 진지한 담론을 꺼내 들고 있다.
과학책에 목말라 있던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만남이고 두툼한 책 두께는 즐거운 고문의 시간이다.
 
유니버스는 3장으로 나뉘어 있다. 앞서 이야기한 우주, 물질, 시공간이다.
현대 물리학과 우주과학 최신 이론이 등장하고 우주가 생성된 이야기부터 그 안에 채워진 물질들 그리고 근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
맞던 틀리던 크기를 재는 일 자체가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과학자들은 가설이라는 과정을 통해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크기의 숫자다 보니 방식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대한민국 전체 중에서 맨홀 뚜껑 하나의 차이는 무시해도 될 것이고, 대한민국 면적을 가설이나마 알 수 있다는 점은 향후의 우주개발사에 큰 도움이 된다.
시공간이라는 존재가 얽혀 있어 측정하기 어렵지만 우주의 지름이 930억 광년이라고 하니 가늠도 안된다. 그리고 항상 여기에는 하나의 질문이 추가로 붙게 된다.
-그럼 그 우주 밖에는 또 뭐가 있나요?
 
별의 개수를 세는 실험도 논리적 추론을 세우는 과정에 대단하다.
의외로 가스나 파편 같은 먼지들을 포함해도 서로의 간격, 즉 밀도는 지극히 낮다고 하니 우주의 넓이가 얼마나 큰지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블 시리즈의 앤트맨에서도 등장하는 양자역학은 정반대의 극미세계를 다룬다.
영화에서도 비주얼로 표현되듯, 극미세계도 우주만큼 신비롭고 낯선 존재다.
망원경을 통해 멀리서나마 볼 수 있지만, 현미경을 통한 작은 세계는 현실적이지 않고 체감도 안되지만.
그 곳에 시간은 경과가 되는지, 간격은 어떠한 지, 인간이 언젠가 도달할 가능성은 있는지 질문이 쏟아질 만한 분야다.
"쪼갤 수 없는 존재"가 시간이 따라 바뀌는 걸 보면 인류가 한 발자국씩 진보하고 있구나 라는 체감도 느껴진다.
원자는 18세기에 개념화되었고, 20세기 초에는 전자와 원자핵, 중성자가 발견된다.
1960년대에는 양성자와 중성자도 쿼크 입자로 되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진다.
 
반가운 이름도 등장한다. 아인슈타인, 보어, 파울리, 그리고 슈뢰딩거.
우주보다 친숙한 주제는 아니지만 양자역학 쪽은 천천히 읽어가며 이해를 하고 있지만 만만치는 않다.
더욱이 앞선 이론들이 반박을 당하고 새로운 실험을 통해 다시 입증되는 반전의 연속이라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진다.
여러가지 이론들을 종합해서 만든 결과인 "표준모형"이 그나마 성공적인 이론으로 장착되었다고 하지만 얼마나 갈지.
 
두꺼운 책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특히 과학책들은.
처음에 읽어 이해한다면 내가 문과 출신일 수 없는 거다.
일독을 통해 대략적인 이해를 하고, 중간 중간 생각날 때 부분적인 공격으로 모자랐던 부분을 채워간다.
이 맛에 어렵지만 흥미로운 과학공부를 하게 된다.
만나기 어려운 충실하고 두꺼운 과학책이라 좋다.
 
* 시리즈 두 권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저자 한 명이 우주와 생명이라는 각각의 테마로 멋진 책을 출판할 수 있었는지 존경스럽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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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2030 - 미래의 부와 기회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박영준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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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2030 : 기술 혁신이 돈버는 지도를 바꾼다.
부제 : 혁신이 너무 빨리, 좀 쉬었다 가자!
 


-어이, 택시.
 
KTX 열차를 놓쳐 중요한 회의에 늦은 동건은 급하게 택시를 불러 세운다.
-부산 해운대까지 갑시다. 얼마나 걸릴까요?
-지금 교통상황이 나쁘지 않아 1시간 30분 걸리겠네요.
-빨리 부탁드려요.
다소 시간적 여유가 생긴 동건은 한강의 물살 위에 비친 우버 에어의 그림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 숨돌리기 위해 눈을 붙인다.
 
인텔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는 집적회로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18개월 주기로 2배씩 늘어난다는 가설을 알아낸다.
많이 들어 본 "무어의 법칙".
10년 정도 유효하리라 생각했던 무어의 예상은 틀렸다. 60년이 흘러도 법칙이 유효하게 작동되고 있다.
오늘도 출근 시간 때 잊지 말고 챙겨야하는 스마트폰은 1970년대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가 작고 1,000배 가격이 저렴한데 성능은 100만배 강하다고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IT기술의 놀랍고 비약적인 발전은 한 가지 분야에서 국한되어 혁신이 이루어지는 한정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동시다발적인 발전이 여러 분야에서 발생함과 동시에 서로의 영역이 합쳐지는 "융합"을 통해 인간의 뇌로 따라갈 수 없는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오랜 시간 선형적인 발전에 익숙해지고 진화된 인간의 뇌가 더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도처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아채야 한다.
 


우버와 다른 여러 기업들이 공유항공택시 서비스를 지금 시점에 한참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로 오늘이 다양한 분야의 컨버전스가 융합되어 폭발되어 일찍이 상상도 못했던 상품과 서비스를 론칭 할 수 있는 기술적 요건이 완비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운송수단인 우버 에어에 등장할 비행 공유택시에는 분산전기추진(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 기계학습 (machine learning), 재료과학, 3D프린팅, GPS와 LIDAR, 강력한 출력밀도의 생산이 가능한 고성능 배터리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기술들이 한데 어울려 융합하기에 가능하다.
 
혁신 속도는 점차 빨라진다. 증폭요인들이 중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폭주 기관차 같은 진보의 토대가 되는 세가지 원인이다.
 
1)컴퓨터의 능력이 기하급수적 발전을 촉진하여 인류의 진보를 촉진한다.
2)개별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하며 기존 요소를 몰아내는 변화를 가져온다.
3)기술들의 발전과 융합에 따라 생겨난 추가적으로 7가지 동력이 보너스로 탄생했다.
 
3) 에 해당하는 가속화를 가속화하는 힘 7가지.
① 시간의 절약 ② 자본의 가용성 ③ 무료화 ④ 천재의 탄생 ⑤ 풍부한 소통 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⑦ 수명 연장
예를 들어 시간의 절약은 3D프린터의 발명으로 수많은 사업가들이 시제품을 생산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남는 시간에 새로운 발명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을 획득하게 됨으로 발전에 가속력이 붙는다는 설명이다.
 
변화의 속도는 산업을 재편한다.
Part2는 산업의 재편으로 달라지는 부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주요 산업별 변화의 현황과 미래를 예측한다.
넷플릭스가 비디오가게를 없애 버린 것은 물론,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방송국마저 잠식하고 있고, 고소득 전문직이 된 유튜버들의 모습들. 인공지능과 로봇교사를 통해 바뀌게 될 우리의 교육 환경, 식품의 효율성을 올리고 소의 사육이 없어질 미래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유통업에 생기는 혁신들을 살펴보자.
아마존 GO가 등장하며 세계적으로 무인 소매점이 확산세에 있다.
특히 코로나로 야간 손님이 줄어들자 국내 편의점에서도 야간시간대에는 무인으로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결제부터 구매까지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로 별도 결제 과정없이 상품을 들고 샵을 나가도 된다. 아직 우리나라 사례에는 바코드 스캔하는 번거로움이 남아있지만 관련 기기들의 설치비용이 줄어들수록 스마트 스토어의 확대는 시장의 구도에 변화를 주게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구매가 가능한 매장으로 이동하는 시간동안 주문 제작된 물건이 고객을 기다리는 시스템의 구현은 사실 5년, 10년이면 상용화가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미니스트리 오브 서플라이"가 아폴로 셔츠로 스마트 의류 시장을 활짝 열어 제 꼈듯 기술력을 통한 의류의 혁신은 3D프린터에서 완성된다. 옷이 판매되는 세상이 아니라 옷의 레시피가 pdf파일로 판매되는 시장으로의 변화는 오프라인 시장의 종말을 뜻할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나의 몸무게 변화나 체형변화르 감지하는 몸에 장착된 센서들은 매장 피팅 룸이라는 공간 자체를 멸종시킬 것이다.
 
보험회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시장의 반을 차지하게 되는 2040년의 어느 날이라면, 자동차보험이라는 상품은 존재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구닥다리 가솔린차에 인간에 의해 운행되는 자동차는 2050년이면 다 폐기해야 하고 그때까지 한시적으로 10년만 정부에서 자동차보험을 가입시켜주는 온정을 베풀지도 모를 일이다.(사실 괜찮아. 비행자동차보험이 나올테니....)
 
손목의 스마트와치가 박석운이라는 남자의 하루 종일을 측정하고 습관을 분석하는데 보험이 필요 있을까?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수치를 보고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신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기록된 데이터를 통해 인수를 거절하게 된다.
-이 사람, 게을러서 심장 관련 질환이 5년내 30% 확률인데, 인수거부. 땅땅.
보험회사 주식을 내다 팔아야 할 때다.
 
기술이 산업을 완전히 뒤집어 놓게 되는 형국이다.
 
물론 꿈같은 미래 모습에도 부작용이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요소들이 있다.
Part 3에서는 위험과 해결책, 그리고 기술의 변화로 가능해지는 인류의 공간적인 확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두에 등장한 전기 기반의 교통시단이 편리성과 효율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자연파괴에 0%가 가능할까? 전기에너지는 과연 자연친화적 에너지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준비해야 한다. 에너지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인류는 그나마 아껴서 사용하던 자원의 효율을 흥청망청 써버리다 쫄딱 망하는 건 아닐지.
인공지능의 혁신으로 잃어버린 인간의 실업문제를 기술적 혁신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오랫동안 머리를 싸 멜 과제다.
 
놀런 감독의 "인터스텔라"를 본 어떤 영화 팬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머나먼 행성과 블랙홀 속으로 우주선을 보내는 과학기술을 가진 인류가 모래 폭풍과 작물 재배라는 더 쉬운 문제도 해결 못하는 설정은 에러 아닌가요?
 
누군가의 답변.
-기술의 발전이 각 영역별로 골고루 발전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국은 사업가나 과학자들도 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 산업별 기술격차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주개발은 돈이 되지만 모래 폭풍을 해결하는 일은 혜택이 없어 불균형한 발전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겁니다.
 
모든 파괴적 혁신에는 고통과 부작용이 따른다. 하지만, 이런 폐해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답은 없다. 그것이야 말로 인간의 몫 아닐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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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륜 지음 / 씨큐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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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교 : SF 공포 신예작가의 단편소설집

 
 


SF 소설계는 유난히 단편소설들이 많다.
긴 호흡의 소설도 친근한 아이작 아시모프도 단편이 꽤나 많은 편이고, 스토리를 들어보면 아 그 내용 나도 알아 할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
상상력이 핵심요소이기도 한 분야로 아마추어 작가들의 걸출한 작품들이 온라인을 통해 회자되는 경우도 많다.
국내만 하더라도 관련 커뮤니티에 꽤 오랜 기간의 초보 작가들의 솜씨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기도 했고, 계간지나 비정기 발행 형태의 잡지들도 자주 발간된다.
독자와의 친숙한 커뮤니티 형성도 장르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데, "노인의 전쟁" 시리즈로 유명한 존 스칼지의 경우도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를 공유하다 팬 심이 모아진 사례이다.
 
"인간교"는 이동륜 신인작가의 단편 24편을 모은 단편집이다.
참고로 12편은 SF, 12편은 스릴러 장르로 보면 된다.
기기괴괴 같은 웹툰 단편으로 등장했어도 위화감이 없는 짧으면서도 일침있는 비판과 사회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책 제목으로 등장하는 인간교는 대표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린 SF물이다.
로봇의 반란으로 인류가 멸망하고 기계 천국이 되지만, 또다른 계급이 생겨나고 독재와 핍박이 등장하는 우울한 미래상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고 사회 분위기를 그려낸다.
애니 매트릭스의 한 에피소드로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의 짜 집기 같은 느낌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유일한 생존자인 인간을 비인가 종교모임에서 발견한 주인공은 로봇이다.
인간의 모습과 동일한 피부를 가진 그는 3세대 로봇인데 앞서 말한대로 계급이 존재하는 사회이다.
1세대는 로봇의 원형 같은 기능성, 2세대는 사람 모양이지만 깡통이 표면을 덮고 있는 형태, 3세대에 들어서야 인공피부를 통해 인간과 동일한 모습을 갖게 된다.
계급 간의 이동은 불가하며, 계급에 따라 하는 일, 소득, 주거지역들이 정해지는 철저한 계급사회로 변모했다.
인간의 불합리하고 로봇이 반란을 일으키게 한 요소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만의 세계에서도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사회에 대한 우회적 풍자이기도 하다.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로이 베티가 창조주를 으깨어 죽이는 장면을 기억하는지?
살아남은 유일한 인간 생존자는 사실 로봇을 제조하거나 회사를 운영하던 사람이 아닌 그저 단순한 좀도둑 출신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를 숭배하며 종교의 지도자로 추앙하는 로봇들의 모습은 많이 어색하다.
먼 훗날 감정과 생각이 가능해진 인공지능은 끝없는 발전을 해 나가겠지만 누가 봐도 사이비 종교 같은 신앙에 몰입한다는 설정은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다.
그 와중에 생존자는 로봇이 자신을 구해주었기에 자신의 구세주라고 믿는 순환 설정은 무리수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로봇이 찾은 자유 역시 반란의 주동자가 리더가 되어 새로운 억압으로 표출되는 부조리함은 인간이 만든 피조물이 결국 인간의 모습을 닮아갈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힘을 많이 실은 첫번째 등장하는 단편 "인간교는 스토리를 조금 더 살을 붙여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미디어로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설정을 설명하고 상황을 만들어 놓은 세계관에 비해 단편소설이라는 호흡이 짧게 느껴진다.

"바꿔줘"는 로봇으로 대체되는 대기업의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들려준다. 
스토리의 비약이 심해 너무 이야기가 압축된 단점은 아쉽지만, 인간의 욕심을 어떻게 SF라는 장르에 결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나이 먹고 효용가치 떨어지면 기게 부속품 교체하듯, 쉽게 인력을 내쫓는 기업의 횡포는 시간이 지니고 기술이 발전해도 더 심해질 수 밖에. 
로봇과 인공지능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뿐, 사회 전체적인 일자리라는 공공의 목적은 저해하게 된다. 대체된 일자리가 새로운 일자리로 업그레이드 되는 일 따위는 없다. 
노동자의 몰락은 경제의 구조를 취약하게 만들지만 개별 기업은 거기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으니 한국의 2021년 인구절벽 현상과 닮아있다.
 


공표 편에서는 최근 회자되는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학급에서 수업의 일환으로 모의재판이 진행되는데, 우연일까? 1년전 학업 부진으로 자살한 동급생이 사실은 타살일지도 모른다는 설정으로 재판이 진행된다.
반장, 부반장이 각각 변호사와 검사가 되고 담임선생님이 판사가 된다.
재판이 시작되자 증인으로 채택되는 사람은 바로 주인공인데, 사실 그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목격담이 하나 있었다.
평범한 이야기를 모의재판이라는 형식으로 끌고가는 발상이 좋은 단편이었다.
 
아쉬운 단편도 눈에 띈다.
2부의 첫 타자로 등장하는 단편 "목격자"는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의 카피캣이다.
살해당한 여성과 함께 벽에 갇힌 고양이이 울음소리.
 
첫번째 단편집이라 다소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가끔 눈에 띈다.
단편이다 보니 생략과 함축이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설정오류가 일부 있기도 하다.
이야기에 대해 너무 반전을 기대했던 독자인 "내" 문제도 있겠지만, 일반 장편소설에 비해 단편소설에 바라는 마음은 "작은 놀라움"이 아닐까 싶다.
이런 부분이 향후 작품활동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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