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의 기술 - 출판을 위한 글쓰기 법은 따로 있다
터커 맥스.재크 오브론트 지음, 서나연 옮김 / 그린페이퍼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책 쓰기의 기술 : 작가가 되고 싶다면 알아야할 출판의 모든 것과 격려사
 
 
 
정말이지 글을 잘 쓰고 싶다.
많은 사람이 소망하는 일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보다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보다 더 거대한 존재들이 살아 숨쉬는 글쓰기를 바란다면 바램이 너무 클까?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책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실제 가지고 있는 실체를 넘어서는 새로운 존재가 융합되며 멋진 신세계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멋진 일이다. 혼자만의 착각일까?
 
문자를 통해 사유를 하고, 새로운 주장을 펴고 도움이 될 만한 가르침을 남긴다.
책이란 매체를 통해 독자와 공감을 하는 일련의 과정은 인류가 세상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데 제일 중요한 역할의 도구 중 하나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유럽 사회의 급진적 발전을 이룬 역사는 파괴적이었고 계몽적이었다.
 
한 해에 6만 6천권 (2020년 기준)이 신간으로 쏟아져 나온다.
여러 서점의 베스트 10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점을 방문했을 때 눈에 띄는 위치에 멋진 표지를 뽐내며 진열되어 있다면, 마케팅 비용이 얼마가 들었건 출판사 담당자의 영업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떠나 대단한 경쟁률을 뚫고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행운을 얻은 영광스러운 자리이다.
 
반면 비싼 책을 사서 신나게 집에 돌아와 첫 페이지를 펴고 읽기 시작한 지 30분 만에 굳은 얼굴로 책을 덮는 불상사가 내게 닥친다면?
나도 책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열망에 찬 물을 끼얹어 지고, 진실의 순간이라고 믿게 된다.
책을 쓰고 싶은 이들의 공통의 두려움.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글쓰기 비법들이 한가득 담긴 책 일거야, 믿음으로 작법과 출판 비책을 계산대 바코드 읽히는 바램은 행운이 따라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베스트셀러를 기획하고 출간하여 자신감 있는 저자가 책을 내는 단계를 상세하고 실질적으로 소개한 "책 쓰기의 기술"은 우리나라 출판계와는 다른 느낌과 구조를 보이기는 하지만 책 한 권이 작가의 용기와 결심에서 시작하여 고객의 손까지 흘러가는 단계별 특징과 어떤 자세와 기술들을 연마해야 할지 살아있는 실전 정보를 제공한다.
다소 딱딱한 내용도 섞여 있고, 글쓰기 교본처럼 페이지마다 감탄스러운 힌트들이 보석처럼 숨어있는 스타일의 교본은 아니지만, 굵고 큰 몸짓으로 작가의 용기와 재능을 극대화시키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담대하고 뚝심 있게 글을 써 나가라 요구한다.
 


저자는 의외로 많은 작가후보생들은 자신이 써 내려가는 글에 대해 때로는 자신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자기 의심과 부정, 내가 쓴 책이 타인들에게 비웃음을 받거나 제대로 정보나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의 실체를 알려준다.
부질없는 기우였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깨닫게 되면서 글쓰기의 내공과 번뜩이는 문장이 등장하게 되는 진행과정이다.
 
내가 쓸 책의 주제와 방향성은 독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하라는 챕터는 당연하지만 많이 간과할 수 있는 과정이다.
책을 쓰는 목적이 명성을 위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 또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목적이라도 분명히 전달하는 메시지의 도달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막연하게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싶다가 아니라, 이런 글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원고지를 채워 나갈지 계획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전략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책에 실려 있는 컨텐츠가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위해 명확한 타겟팅과 수준을 정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설계도를 그려가는 것은 바로 작가 자신의 몫 아닌가.
 
독자가 책에서 얻고자 하는 4가지 바램은 이런 과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문제해결을 도와주자
-지식.지혜.정보를 전해주자
-영감을 얻게 하라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거의 대부분의 책을 구매한 독자의 목표이자 동기다. 더이상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스토리 중심의 소설이나 에세이도 4가지 원칙 안에서 독자가 책을 고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해서 원고를 퇴고하고, 제목을 정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까지 직접 저자가 해낼 수 있는 영역은 제한적이나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고 놓치지 말아야할 포인트가 무엇인지 꿰뚫는 수준은 작가의 시작점에서 최소한 알고 있어야할 기본적인 상식이다.
일기 쓰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수록된 독자가 책을 선택하는 순서 같은 심리적인 분석 역시 편집자만 알고 있으면 곤란한 – 작가도 마스터해애 하는 -출판 마케팅의 기본이다.
" 제목 → 추천자 → 표지 → 책 소개 → 추천사 → 독자 후기 → 저자 약력과 사진 → 분량 → 가격 →책 본문"
- 많은 도서 애호가들이 책을 구매하는 진행순서다.
 
말로 책의 내용을 구성해보는 스크라이브 과정은 글쓰기를 조금 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매우 인상적인 조언이고 누구나 시도해볼만 하다.
폴 메카트니가 악보 쓰는 법을 모르지만 세상 더 없는 멜로디를 곡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사례를 본다면,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은데 글쓰기에 자신이 없다면 하나의 단계로서 도전해 볼 만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작가 지망생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꽤나 인상적이다.
-내 책은 수만부가 팔릴 꺼야
-내 책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될 꺼야
-책 덕분에 나는 유명해질 꺼야
-이 책이 내 인생을 바꿔줄 꺼야
 
솔직해지자. 다들 이런 바램을 걸고 책쓰기의 고통 속으로 뛰어들고 있지 않은가?
현실적인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에도 희망과 기대는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해도 좋다.
 
책 쓰기가 이다지도 어려운 작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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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수면 꿀잠
니시카와 유카코 지음, 임영현 옮김 / 북스타(Bookstar)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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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수면 – 꿀잠 : 인생 1/3 알차게 잠 잘자고 잘 사는 법
 
 
눕자마자 코를 드르렁대는지?
잠자리에 누워 한시간이고 두 시간씩 뒤척이며 잠 못 드는 불면의 밤을 가끔 겪는 사람이라면 눕고 바로 꿈나라인 사람들의 기적적인 행태는 노하우를 돈 주고 사고 싶을 정도로 부럽기만 하다.
개인적으로 대입시험 전날 새벽 3시까지 잠 못 이룬 경험.
일본출장길에 같이 간 동료가 밤새도록 코를 골아 다음날 혼자 동선을 짜고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던 기억.
강렬한 잠 못 이룸의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램 수면이니 자기 전 커피는 피하라 같은 용어나 규칙들은 산발적으로 자주 들어왔지만 실질적으로 잠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잘 수 있을까 고민하고 책으로 방법을 찾는 기회를 처음 가졌다.
 
작가가 혹시나 봤더니 일본.
출판 강국 답게 다양하면서도 의외의 실용서들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부럽기만 하다.
 
잠을 푹 자야 하는 이유
우리의 숙면을 방해하는 것들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깊은 잠을 잘 수 있을까?
잠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
 
이런 내용들이 두껍지 않은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양한 도표와 그림들은 실용서로서, 건강서로서의 지루함을 용납치 않는 양념같이 존재다.
 
수면 초반부 3시간이 숙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무엇보다 기억해야할 요소다.
TV를 보다가 비몽사몽에 취해 잠자리에 든 다음날 아침, 분명히 충분한 시간의 잠자리를 가졌는데도 피곤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중간 깨는 잠도 역시 마찬가지다.
 
술 마시면 잠이 금방 스르륵 오는데도 마찬가지로 다음날 개운치 않았는데 책을 통해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내장은 끝없는 노동을 밤새도록 해야 하고, 속이 쓰려 우리는 얕은 잠을 자며 비몽사몽의 몽유병 환자 역할을 해야 하니 푹 잠을 자는 일은 애당초 틀렸다.
 


햇볕부족에 대한 충고는 요즘 하루 생활패턴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요 몇 주 다리에 통증이 조금 생겨서 점심시간에 산책 대신 사무실 의자에 앉아 인터넷 서핑으로 휴식을 취했는데, 피곤이 쌓이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짧은 시간이라도 신선한 공기를 들이켜고 햇볕은 받는 일은 단순히 정서적인 이유가 아니라 육체가 본능적으로 필요로 하는 섭리이다. 더군다나 조명의 발달은 밤에도 낮과 같은 수준의 빛을 신체가 받아들이므로 인체는 낮과 밤을 정확히 구분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저자의 관점은 타당하다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창가로 다가가 아침임을 자각하게 몸을 단련시키고, 건강한 하루를 위한 에너지 보충이라는 측면뿐 아니라 아침이라는 선언을 하게 만들어주는 아침식사의 역할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건강의 습관이 될 수 있다.
지친 날은 30분 일찍 잠자리에 들기
단란한 밤 시간 보내기
악어 포즈로 긴장풀기 같은 방식은 평온한 휴식을 위해 손쉽게 바로 오늘 밤부터 실행해 볼 수 있는 마법의 기술이라 누구든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익하다.
잠을 평온하게 들 수 있는 정신적인 안정과 이를 유도하는 방의 분위기와 소품들을 이용하는 방식은 다양한 사례를 보며 적용해 볼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어 나가며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뮌헨 크로노타입 테스트를 해볼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굉장히 해보고 싶었는데~
사이트의 URL을 표기해 놓았지만 일본사이트다 보니 벽이 생겨버렸다.
친절한 한국어 번역 페이지 하나 개발해 놓았다면 독자들에게는 더욱 큰 공감이 되었을 텐데….
구글 번역기 돌려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구차하다는 느낌이 들어 그만두었다.
물론 해당 사이트가 일본인 저자의 저작권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만 그렇다면 최소한 해당 테스트에 대한 설명이라도 번역할 때 집어넣었다면, 아쉽다.
 
잠의 질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한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고, 여러가지 책에 기술된 내용을 비교해보다도 잠으로 인한 건강의 악영향이 꽤 컸다는 느낌이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다양한 성인병의 원인에 숙면의 품질과 시간이 꽤 큰 영향이 있다는 학계의 의견은 오래전부터 신문이나 미디어를 통해 접했음에도 조금 더 놀고 싶다는 올빼미 족의 욕심으로 등한시되었던 궤적을 가지고 있다.
책을 통해 지금부터 잘못된 잠의 습관과 방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있는 압박이 밀려온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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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네시
수잔나 클라크 지음, 김해온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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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간 속, 판타지와 기록과 존재 셋. 색다른 SF판타지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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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네시
수잔나 클라크 지음, 김해온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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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네시 : 어느 공간 속, 판타지와 기록과 존재 셋. 색다른 SF판타지의 경험


2021년 11월 가장 HOT한 영화는?

“듄 dune” 아닐까?

이제 개봉한 “이터널스 Eternals”가 관객 동원수에서는 꽥 큰 격차를 보이겠지만 코로나의 발걸음 멀어진 극장가에서 일부 매니아에게 국한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나름 “듄”은 영화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정이었던 Part2,에 대한 투자승인까지 얻어냈다.

SF 소설의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그나마 영화 분야에서는 관람객들이 찾게 되는 긍정적인 시장이라 다행이다. 스타워즈에서 시작하여 에일리언 시리즈와 터미네이터, 그리고 아바타에 연계되는 흥행의 흐름이 원활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인기몰이에 한창인 환타지나 무협 소설 같은 장르 소설과 비교가 무리일지라도 SF소설 자체에 대한 관심도나 흥행은 그나마 예전보다 조금 나아지고 국내에도 역량 있는 작가들의 등장이 반갑다.

아직 많은 독자를 나누고 커뮤니티를 만들기에는 갈 길이 멀지만.

그럼에도 신작들이 제한된 작품 수 내에서 출판되는 일은 독자로서는 즐거운 동시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데뷔작으로 휴고상에 이름을 올려놓았던 작가가 몇이나 될까?

엔 레키가 “사소한 정의”로 휴고상은 물론 네뷸러, 아서 클라크 상까지 삼관왕에 올랐던 적이 있다.

아무튼 “피라네시”의 작가 수재나 클라크는 2005년 “조나단 스트레인지의 마법사 노렐”로 휴고상을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현존 작가 중에 제일 선호하는 존 스칼지가 이듬해 명작인 “노인의 전쟁”으로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할 정도이니 수재나 클라크의 수상은 꽤나 충격적이면서도 대단한 성과였다.

하지만, 그 이후 그녀는 16년간 지병으로 집 안에서만 칩거하며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1년 불쑥 신작을 꺼내 놓았고 그 책의 이름은 “피라네시”이다.

생소한 이름을 외우기 어려웠는데 주인공의 이름이며, 이탈리아의 화가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최근 등장하는 SF소설들의 트랜드가 되어가는 듯한 화려한 색채의 겉표지는 나름 고전적인 규율을 표현하거나 페이퍼 백 만화잡지 같은 B급 감성 묻어나는 과거 SF 소설 표지와는 사뭇 다르다.

그리고 반짝이가 약간은 눈에 거슬리지만 알 수 없는 미로가 가운데 놓여있다.

그리고, 이 표지의 그림은 이탈리아 작가의 과거 그림과도 유사한 모양이다.


SF판타지를 추구하는 책 앞부분에 등장하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장소가 글로만 읽어 내려가서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리기 힘들지만 표지를 눈에 익힌다면 다소 용이하게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세계관을 그려낼 수 있다.

연도를 나타내는 2021같은 숫자가 싫어서 새로운 달력을 만들어낸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주변환경을 보면 작가가 16년동안 칩거하며 만들어 낸, 또는 갇혀 있던 현실과 멀리 떨어진 세계가 겹쳐 보이게 된다.

간단명료한 배경이 아닌 복잡하면서도 신비로운 – 그리고 항상 바다가 흘러가는 홀들과 돌, 조각상들의 세계는 이질적이면서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신비로움을 드러낸다.

망망대해가 아닌 한정된 공간이지만 살아있는 존재는 주인공과 또다른 인물 하나뿐이다.

오래된 해골을 사람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존재이지만 주인공은 그들을 명확히 정의 내리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 낯선 세계에서 주인공 역시 낯설음을 느끼며 과거의 그가 걸어온 행적은 기억하지 못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실타래가 끊어졌기에 기록에 집착하며 주인공은 노트에 모든 것을 적어 놓으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16이라는 존재가 등장하며 작은 판타지 세계는 새로운 상황에 빠져든다.


N.K. 제미신의 “다섯 번째 계절”을 처음 접했을 때 기억이 난다.

우주 활극과 미스터리한 신비로움에 SF를 즐기던 내게는 환타지가 결합된 작품 도입부에서 낯설음과 당혹스러움에 “흔들”을 마음에 경험할 정도의 이질감과 묘한 쾌감을 느꼈다.

SF가 이토록 색다른 시선으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이번에 접한 “피라네시”는 가늠할 수 없는 공간적 환상 속에서 현실이 교차하는 혼돈의 흥미를 이끄는 동시에 저자가 체험한 것 같은 답답한 공간의 공포와 희망이 중간 중간 박혀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스토리에 대한 몰입보다는 저자가 표현하는 낯선 세계의 묘사와 사고방식에서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술술 넘어가는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교묘히 장치된 미로들의 트릭을 결말에 빵 터뜨릴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우리는 표지에서 보았던 미로와 같은 건축물의 의미와 상상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색다른 느낌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16년만의 신작이라는 시간의 기록을 매력포인트로 삼아 집어 들기를 권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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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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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공간은 변화하며 우리를 끌어들인다. 매력적인 도시 공간 가이드
 
 
이 글을 쓰는 오늘부터 위드 코로나의 1단계가 시작됐다.
2년여 우리를 공포와 무기력의 그늘에 몰아넣었던 팬데믹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그동안 시간제한 또는 소비자의 외면으로 처참한 상황까지 몰렸던 오프라인 공간이 새로운 활기를 띄어 가리라 기대된다.
밤 10시면 문을 닫던 카페와 술집은 손님들로 늦은 밤까지 북적이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줄 것이다.
나홀로 영화보기가 가능했던 극장에는 이터널스의 개봉으로 많은 사람들이 손에 팝콘을 들고 찾아온다.
시들었던 오프라인의 공간이 활기를 가지고 우리 곁에 다가온다.
 
하지만.
코로나는 많은 이들의 의식을 변화시켰다.
과거에 우리에게 친숙했던 공간은 더이상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집에 쳐 박혀 새로운 놀거리를 만들었으며, 혼자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의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깨달어버렸다.
기존 오프라인 공간 기획자들은 과거의 망령 속에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고객의 생각과 트랜드에 맞는 공간의 변화를 통해 기존과 다른 포지셔닝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브랜드에 열심인 기업들의 발걸음은 이미 분주해졌지만, 일반 소상공인들의 호주머니는 비어 있고 피폐해진 몸은 변화를 따라가기에는 너무 버겁다.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 상황도 아니고 그럴 예산도 녹록치 않다.
 
결국 살아남기 위한 변화를 스스로 해야 하며, 비용과 노력에 따른 고통을 짊어질 수 있는 이들만이 새로운 세계에 안착하는 힘든 시기가 새롭게 열린 셈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과거의 방정식이 아닌 새로운 공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책을 들여다보면, 공간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고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활성화시켜 감동적인 보답을 주는 놀라운 장면들을 마주한다.
기존에 가진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 그래서 돈은 벌 수 있을까? - 라는 의구심과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라는 놀라움, 그리고 기발한 생각의 전환으로 생기는 활기참이 가득하다.
많은 이들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미래의 공간역할을 재구성한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접근이지만,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런 면은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다양한 실험들은 투입자본이나 브랜드의 영향력과는 상관없는 노력과 생각의 전환으로도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앞서가는 이노베이터의 놀라운 선행결과들을 모방하고 재창조할 수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공간의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컬러풀한 사진과 비즈니스와 감성을 꿰뚫는 시선으로 써 내려가는 문장들은 공간이 주는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키며 근처를 지나면 꼭 한번 들려봐야겠다는 다짐을 듣고 싶어한다.
 
레이아웃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모듈형 테이블은 코로나 시대에 등장할 법한 아이디어다.
기존에 호프집에 단체로 가면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끌어 모아서 단체석을 만들어내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가구 자체가 모듈형으로 분리-합체가 가능하다면 공간 효율적인 면은 물론이고 사회적 거리 두기 같은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에도 유리하다. 다만 모듈형 가구들의 조잡한 외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숙제일 수도 있다.
 
제한된 인원만 모일 수 있는 거리두기 단계에서 인기를 얻은 프라이빗 공간은 기존에도 일부에서 활성화되어 있었지만, 작은 모임이 선호되는 변화된 트랜드에는 딱 들어맞는다.
블루보틀 삼청 한옥 같은 샵은 꼭 한번 들려보고 싶다. 오마카세 같은 은밀하고 친밀한 식사와 휴식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으리라 예상된다.
물론 이런 모습은 식도락의 양극화 - 프라이빗과 혼밥/혼술 - 같은 상반되는 문화의 분리된 형태의 발전이라 궁금증을 크게 한다.
 
스타벅스가 시도한 딜리버리 전문점과 테이크아웃을 분리한 공간의 역할 분담은 앞으로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드라이브 인 같은 형태의 샵이 인근 도로의 교통체증을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다양한 포맷으로 고객의 니즈를 흡수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많은 화재를 몰고 오픈한 현대백화점 더 현대 서울은 동종업계 담당자들에게 충격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던져주었던 사례이다.
점점 오프라인을 외면하는 고객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에서 시작된 고민이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서 리포지셔닝을 실현해낸 케이스다.
그 이후 백화점과 쇼핑몰들의 전략을 수정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기에는 근원적인 질문을 지울 수는 없다.
공간의 근본적인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쇼핑과 휴식이 결합된 모습들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들에게는 지루한 모습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고 그 다음 스텝을 또다시 고민해야 하는데, 어쨌거나 백화점이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매출에 대한 담보가 될 까라는 질문이다.
단기적인 이슈와 매출 상승은 이미 증명되었지만, 계속 변화하는데 수반되는 비용과 매출의 상관관계가 쉽게 조화를 이룰 수 없기에 계속 변화해야 하는 숙명의 오프라인 매장의 서글픔이 느껴 지기도 한다.
 
이런 기업들의 공간에 대한 고민들은 브랜드를 전면에서 내세운 공간 혁신인 아모레 성수, 시몬스 테라스점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피해갈 수 없는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한동안 집이라는 공간에서 살아오면 익숙해진 고객들은 나름대로의 삶의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높은 안목을 가지게 되었다.
충분히 집 안에서도 즐길 수 있기에 외부의 공간이 기대 이상의 흥분과 휴식을 주지 않는다면 굳이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쇼 그루밍은 일부 예외적인 상황이 있더라도 대세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공간에 대한 투자는 어쩌면 무제한 투자만 강요받는 하마의 모습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본질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고객제안이 멋들어진 인테리어만큼의 폭발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어떤 비즈니스도 공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소상공인들은 점점 초라 해지는 공간의 디자인 측면을 만회할 수 있는 본질의 차별화를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숙제를 부여받았다.
사실 이 영역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 재래시장 활성화에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를 보면 더더욱 시급함이 느껴진다.
 
책 한 권을 통해 대한민국 공간들이 시도하는 다양한 실험과 성과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몇 권 유사한 책들에 비해 매력적인 공간을 제대로 선정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진정으로 머물고 싶은 공간의 전형은 무엇인가 다시금 상기시키는 기회였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도시 여행가이드를 한 권 구매한 느낌도 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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