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시작된 날 투모로우 Tomorrow 1
존 마스든 지음, 최소영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투모로우 : 내일 또 보고 싶은 질풍노도 소설

 

 

학창시절 책 읽기에 게으름을 피운 탓에 주옥 같은 고전소설들을 제대로 떼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마음을 어지럽힌다.

특히 "카라마조프의 형제"의 판본에 따른 평가를 이렁쿵 저렁쿵하는 커뮤니티 모 회원의 리뷰 게시물을 보면서 부러움과 질투심이 입체적으로 느껴진다면 이 또한 개인적인 콤플렉스에서 시작된 일이 아닌가 싶다.

딱 하나 늦게 책 읽기의 즐거움에 빠진 내게 축복이 있다면, 작은 일에도 감동을 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자면 웬만한 소설을 읽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특히 가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들에게 어쩌면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무한 경외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로인해 왠만한 책은 끝까지 보게 되고 기왕에 읽은 책의 평점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다소 고풍스러운 책 표지의 투모로우를 손에 들고는 이 책을 내가 읽는 게 맞을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청소년 성장기 소설.

아주 오래 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말에 내용도 모르고 집어 들었던 "파리대왕"을 아직까지 읽지 않았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슬쩍 고개를 쳐 민다.

 

"네가 파리대왕도 안 읽었으면서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는 게 맞는 일이야? "

 

다행이다.

청소년을 위한 추천도서에 뽑혔다는 이 책은 성인이 봐도 무방한 꽤나 잘 쓴 어드벤처 소설이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전개로 이야기가 흐르는 부분도 있지만, 이는 좋게 본다면 읽기에 부담 없다는 장점이기도.

청소년기의 심리묘사가 뛰어나다는 서평도 있지만, 사실 이들은 청소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의젓하다. 위기상황을 제대로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야 이야기가 진행되지 찌질이들 처럼 산 속에 틀어박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웅크리고 있으면 그건 성장소설이 아니라 道 닦는 소설이 될 것이다.)

 

, 문제는 책이 7권이나 된다는 당혹감.

2권짜리 소설로 알았지만 뒤의 근간출시예정 책날개를 보고 무릎을 접었다.

아직 국내에서 출간된 것이 1,2편 뿐이니 이거 끝까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하지만, 평화롭게 시작된 이야기가 어느 순간 책 앞표지의 숨막히는 장면 전환으로 넘어갈 때 쯤이면 꼭 7권까지 무사히 나와달라고 출판사에 간청을 하고 싶어진다.

 

그 날 그렇게 전쟁은 시작되었다. 그 끝은 아무도 모른다. 책이 출간되지 않았으니.

 

 

* 비상사태. 서평을 쓰다보니 6월에 영화개봉이 되었다네요. 영화를 왠지 먼저 보게 될 것 같은 불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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