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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 세상의 모든 변화를 결정하는 인구의 경제학
딘 스피어스.마이클 제루소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 대한민국도 비상, 전세계도 비상, 인류의 미래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 표지에 하늘을 찌를듯한 첨탑과 같은 건물 모양은 사실 인구수를 인포그래프로 표현한 것이다.
근 200여년간 전세계의 인구수는 그야말로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
우리에게는 “노말”의 상태가 실제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극단적인 “비정상”인 셈이다.
산업혁명과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단은 매번 배고픔과 추위에 생명을 위협받던 인류가 거대한 구원의 빛을 받게 만들어주었다.
SF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끊임없는 인구 증가율은 다른 식민지 별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는 설정을 그렸다.
하지만 저자들은 지금의 비정상적인 높은 그래프 상태는 이내 짧은 정점을 맞고 파국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고 보면, 비단 신생아 출산율이 전세계 최하위인 우리나라만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뉴스 기사가 떠오른다. 도대체 뭐가 잘 못된 것일까?
"내려가는 롤러코스터에서 안전벨트는 매셨습니까?"
인구 감소가 국가의 생존이나 사회의 존속을 위한 필수조건은 물론이고, 낙관적인 학자들이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던 내용들이 사실은 얼토당토 않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책에서 논의되는 몇가지 쟁점들을 되짚어 본다.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섬뜩했던 부분은 혁신과 인구의 상관관계다.
우리는 흔히 사람이 줄면 경쟁이 줄고 살기 좋아지겠지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그럴까? 저자들은 단호하게 틀리다고 지적한다. 모짜르트,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들은 확률 게임에서 나온다는 주장이다. 인구 모수가 줄어들면 천재가 태어날 확률도 줄어든다. 수학적으로 사실 당연한 결과다. 한 발 더 나가아가 끔찍한 점은 '아이디어의 교배'가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실리콘밸리가 혁신의 용광로인 이유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새로운 생각과 기술들을 베끼고, 참고하고, 협력하고, 경쟁하기 때문에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사람이 줄어든 세상은 단순히 한산한 게 아니라, 기술 발전이 멈추고 문제 해결 능력이 퇴보하는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경고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인구가 줄면 지구 환경에는 오히려 좋은 거 아니냐는 의견을 산산 조각내는 장면이다. 저자들은 니제르와 싱가포르를 비교한다. 인구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는 깨끗하지만, 인구 밀도가 낮은 니제르는 오히려 오염도가 높다. 환경을 파괴하는 건 인구수가 아니라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인구가 줄어 기술 혁신이 멈추면, 우리는 기후 위기를 해결할 탄소 포집 기술이나 청정에너지를 개발할 동력을 잃게 된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만이 해결책이라는 역발상으로 해석해도 좋다.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더 큰 가이아라는 지구 생태계 측면에서는 장구한 시간의 흐름을 감안하면 분명 지구 환경은 인간 개체수 축소로 좋아진다는 예상이 된다. 그럼에도 저자들의 기술 측면을 무시할 수 만은 없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출산장려 정책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출산 장려금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현금 지원은 출산 시기를 조금 앞당길 뿐, 평생 낳을 아이의 총량을 늘리지는 못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기회비용과 가치관의 문제리는 해석이다. 헝가리나 한국의 사례를 들며, 돈 몇 푼 쥐여주는 정책이 얼마나 공허한지 꼬집는다.
물론 돈이 부족한 것 아니었나?라고 반문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국가 자원이 무한정 투여될 수는 없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복잡하고 경쟁적인 사회에서 2세를 낳는 일은 아이에게 못할 짓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고, 아울러 자신의 삶에 100% 투자하고 싶은 변화된 가치관이 지원금 정도에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
이는 오히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북유럽의 출생율이 동아시아보다 좋다는 사례에사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신입사원 시절, 사무실은 피라미드 구조였다. 위는 좁고 아래는 넓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많은 회사의 조직도는 기형적인 '항아리' 혹은 '역피라미드'가 되어가고 있다. 팀장들은 수두룩한데, 정작 실무를 뛰며 아이디어를 낼 20대 '주니어'를 뽑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원자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쓸만한 인재 자체가 귀해졌다.
더군다나 AI의 대세는 회사에서도 젊은 인재들을 구해 교육시키고 미래의 인재로 다듬을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결혼과 육아를 책임질 세대의 절망을 부추기지 않을까?
그 어느 나라보다 먹고 살기 힘든 조건의 나라에서 교육으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대한민국. 하지만 교육과 주거 등 생활에서 남들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거두기 위해 투자해야할 부의 규모에 회의감을 느끼고, 자기만족 이라는 새로운 가치관이 엮이며 초고령화 사회로 어떤 나라보다 부지런히 뜀박질하고 있다. 많은 나라가 한국의 운명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책에서도 아쉽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삶의 점점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자각은 확실히 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