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이 병을 만든다 - 귀가 번쩍, 몸의 경고음에 집중하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치야마 요코 박사의 “만성 염증이 병을 만든다”를 읽으면서, 오랫동안 내 몸이 보내온 신호들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으로 매일 약을 먹으며 살아가는 성인병 환자에게 내 삶을 돌아보며 한번 점검하라고 충고하는 따끔함이 귓방망이를 때린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울감, 치매, 암, 심근경색, 만성 두통, 이유 없는 노곤함, 섬유 근육통, 인지 기능 저하, 무릎의 불편함 등 겉으로 보기에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다양한 증상들이 사실은 '만성 염증'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골다공증조차 칼슘 부족이 아니라 염증으로 인한 골밀도 감소에서 기인한다는 저자의 설명은 충격적이다. 우리가 흔히 증상만 보고 항우울제나 진통제를 처방받지만, 근본적인 처치 없이는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명쾌하다.
개인적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나에게, 이 두 질환이 서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는 사실은 새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고지혈증은 혈관 내막으로 콜레스테롤이 침투하여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것이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만들어 혈압을 상승시킨다. 고혈압은 다시 혈관에 미세한 상처를 내며, 이상지질혈증은 혈관에 기름때를 쌓아 염증을 유발한다. 결국 고지혈증과 고혈압은 서로를 악화시키며 만성 염증의 온상이 되는 것이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이 모든 증상들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몸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지만, 동시에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받은 것 같아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몇 달 전부터 피부에 조그마한 발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피부과에 가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의사는 그저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 노화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발진들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몸속 어딘가에서 염증이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피부의 만성 염증을 별도의 장으로 다루며, 피부의 장벽 기능이 약해지면 유해 물질이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고, 이것이 다시 전신의 염증 반응과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내 피부의 작은 발진 하나하나가 사실은 몸 전체가 보내는 경고 신호였던 것이다.
책은 만성 염증의 발생 부위를 장, 상인두와 구강, 피부, 근골격계, 뇌로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장 누수'가 '혈관 누수'와 '뇌 누수'로 이어진다는 대목이다. 장벽 기능이 약해지면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과 유해 물질이 혈액으로 유입되고, 이것이 전신에 염증을 퍼뜨린다. 결국 뇌까지 염증이 침투하여 우울증, 치매, 인지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쇄 반응을 이해하고 나니, 왜 저자가 증상만 치료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지 명확해졌다. 몸이 벌벌떨며 보내는 경고음을 잡아내는 이들만 자기 몸을 치유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요즘 나는 운동을 하기 귀찮아 그나마 나름 열심히 하던 한강 걷기나 가벼운 조깅하러 나가지도 않는다. 이 부분은 책을 읽으면서 가장 뼈저리게 반성하게 된 지점이다. 저자는 근골격계의 만성 염증을 다루면서, 근력 저하와 골격의 뒤틀림이 전신의 염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운동 부족은 단순히 체력 저하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근육과 관절의 염증을 악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다른 부위로 퍼져나가는 악순환을 만든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는 나에게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데, 그동안 게으름을 피웠던 시간들이 얼마나 내 몸을 방치한 것인지 깨달았다.
빠질 수 없는 식단 이야기도 흥미롭다.
만성 염증의 주요 원인인 영양 장애, 유해 물질, 스트레스에 대한 접근법과 몸에 맞는 식단을 다룬다. 저자는 현대의 식생활이 효소 낭비를 부추기며, 소화가 잘되는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리법은 생식, 찌기, 삶기, 굽기 순서로 권장하고, 미네랄은 수프나 물로 조금씩 섭취할 것을 추천한다. 특히 설탕과 화학 물질,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장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설명은 내 식습관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인스턴트 음식과 밀가루를 너무 많이 먹어왔다. 바쁘다는 핑계로 편의점 도시락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빵이나 면 종류를 습관처럼 먹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식습관이 장의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그것이 다시 혈관과 뇌로 퍼져나가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악화시켰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소박한 식사'가 염증을 방지한다고 말한다. 풍토와 계절에 맞는 식생활, 유전자 변환 식품의 위험성을 경계하고, 해독의 4원칙으로 유해 물질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인스턴트 음식과 밀가루는 제발 좀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책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뇌 염증과 전자파의 관계를 다룬 대목이다. 저자는 각 부위의 염증이 심해지면 뇌에도 염증이 생기며, 리키 브레인(leaky brain) 이외에도 다양한 경로로 뇌에 염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체내에서도 생성되는 프라이온이 뇌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전자파와 만성 염증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블루라이트가 뇌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뇌에 염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마트폰과 PC 사용 시간을 줄이고, 심호흡과 숙면으로 미주 신경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하루 종일 집에서는 스마트폰, 사무실에서는 컴퓨터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디지털 독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나는 힘들게 담배를 끊었지만, 아직 술은 마시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도 반성하게 되었다. 저자는 유해 물질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주변에 어떤 유해 물질이 있는지 알아두고 사소한 배려로 독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해독의 4원칙으로 유해 물질을 배제하는 것이 만성 염증 개선의 핵심이다. 술 역시 간에 부담을 주고,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며, 전신의 염증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는 나에게 술은 더욱 위험한 요인이다.
담배를 끊었을 때의 그 어려움을 생각하면, 술을 절주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만성 염증을 개선하려면 원인을 하나씩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만성 증상을 치료하는 첫 번째 주치의는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의사나 약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활 습관을 바꾸고 염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술을 완전히 끊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절주는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적은 양만 마시는 것으로 제한하고, 그마저도 점차 줄여나가야겠다.
우울감, 피로, 각종 만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증상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다. 나 역시 이제부터 한 걸음씩, 만성 염증과의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식습관을 바꾸고, 절주를 실천하며, 내 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겠다
